
인간계 최강으로 군림해 온 바둑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10년 만에 성사된 인공지능(AI)과 맞대결 첫판에서 끝내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신진서 9단은 17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 3번기 1국에서 AI 프로그램 카타고(KataGo)를 상대로 245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이번 대국은 신진서 9단이 흑을 잡고 두 점을 먼저 깔고 시작하는 2점 접바둑(덤 0.5집)으로 진행됐지만, 완벽에 가까운 AI의 연산 능력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국이 끝난 후 신진서 9단은 한참 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며 진한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 기원에 따르면 그는 "많이 아쉽다. 처음 보는 백의 두 번째 수에 당황해 준비했던 계획이 사실상 다 날아갔고 심리적으로 흔들렸다"고 밝혔다.
이어 신진서 9단은 "실전에는 내가 중앙 대마를 충분히 공격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카타고는 절대 위험한 돌이 아니라고 판단하더라. 그 부분에서 이미 졌던 것 같다"며 "결과와 관계없이 오늘 내용은 개인적으로 많이 부끄럽다"고 자책했다.
첫판을 내준 신진서 9단은 하루 동안 전열을 가다듬은 뒤 오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국에서 반격의 첫 승 사냥에 나선다. 신진서 9단은 "AI와 대국은 심리적인 면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초·중반에 집 차이가 조금씩 좁혀지더라도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대국을 이어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춰 최대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대결은 지난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이세돌 1승 4패) 이후 정확히 10년 만에 성사된 인간과 AI의 공식 맞대결이었다.
승부는 중앙 전투에서 갈렸다. 신진서 9단은 흑 70수와 76수로 승률이 99%대 까지 급락했고, 이어 우하귀에서 결정적인 실수(흑 90)까지 겹쳤다. 결국 102수 만에 형세가 완전히 뒤집히며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신진서 9단은 카타고의 중앙 대마를 거칠게 몰아치며 후반 승부수를 던졌지만, 카타고는 집 차이를 오히려 더 벌려 나갔다. 신진서 9단은 이미 벌어진 격차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이번 대전은 승패와 무관하게 3국까지 진행된다. 신진서 9단은 판당 5000만 원씩 총 1억 5000만 원의 기본 대국료를 받는다. 1승당 5000만 원의 승리 수당이 추가된다. 2승 이상 거둘 시 부상으로 고급 세단 제네시스 G90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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