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경기 만에 후반기 첫 승을 거두고 곧바로 2연승을 달렸지만 관심은 온통 경기 직후 발표된 트레이드로 쏠렸다. 한화 이글스가 약점으로 꼽힌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원클럽맨과 작별을 택했다.
한화는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시즌 12차전에서 9-3 승리 직후 "KIA 타이거즈와 내야수 하주석을 내주고 우완 투수 이형범(32)을 받는 1대1 트레이드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3연전 기간 중 이미 양 팀이 필요한 카드를 맞췄고 합의에 이르렀지만 시리즈가 종료된 뒤 공개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그 때문에 경기 뒤 결과는 까맣게 잊혀졌다.
갑작스러운 결과에 당사자는 물론이고 양 팀 선수들, 팬들 모두 당혹스러운 반응이지만 이미 3연전 기간 중 나온 양 팀 감독들의 발언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과 김선빈의 체력 관리에 대한 고민을 시리즈 내내 나타냈다. 유격수와 2루수 모두 소화가 가능한 하주석의 영입을 통해 내야진 운영에 한층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평소 선수들의 부진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아끼는 김 감독이지만 최근 불펜이 크게 흔들렸고 그러한 고민을 자연스레 들어볼 수 있었다.

김경문(68) 감독은 지난 21일 시리즈 첫 경기를 앞두고 "후반기 시작하자마자 불펜에 불이 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하더니 이날도 전날 오웬 화이트의 7이닝 호투를 칭찬하며 "지금 불펜에서 어려운 일이 많이 생기는데 이닝을 길게 끌어줘 고맙다"고 뒷문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고민이 결국 트레이드로 이어졌다. 2012 신인 드래프트에서 계약금 3억원을 주고 전체 1순위로 영입한 원클럽맨 하주석을 카드로 썼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부침도 있었지만 한화의 힘든 시간을 같이 했던 선수였다. 지난 두 시즌 맹활약하며 내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선수였지만 불펜의 문제가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승리 후 수훈 선수들에 대해 칭찬한 김 감독은 이어 "하주석 선수가 KIA로 팀을 옮겼는데 앞으로 좋은 활약하길 바란다"며 "경험 많은 고참 선수인 이형범 선수가 오는 만큼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 분위기에 많은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손혁 한화 단장도 "이형범은 마무리 경험이 있는 베테랑 투수"라며 "또한 최근 데이터를 통해 구속과 투심의 움직임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확인했다. 이형범의 가세가 불펜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형범은 2012년 특별 지명으로 신생팀 NC 다이노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는데 당시 사령탑이 김경문 감독이었다. 일찌감치 병역 문제를 해결하고 팀에 복귀한 이형범은 2017년과 2018년 6월 김 감독이 사임하기 전까지도 지도를 받았다.

이듬해 두산 베어스에서 NC로 이적한 양의지의 보상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형범은 그해 2019년 6승 3패 19세이브 19홀드로 불펜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1군에선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2024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고향팀으로 적을 옮겼다.
지난 두 시즌 1군에선 힘을 쓰지 못한 이형범은 절치부심했고 올 시즌 19경기 24이닝을 소화하며 ERA 3.00으로 반등했다.
갑작스런 트레이드 소식에 아쉬운 마음을 나타내기도 한 이형범은 "한화도 좋은 팀이고 이렇게 가게 됐기에 마음을 더 크게 먹고 잘해보겠다"며 "좋은 기회로 가는 것이기에 가서 한화를 위해 던지려고 한다. 올해는 욕심 부릴 생각은 없었고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게 목표였다. 그 목표는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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