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편 애니메이션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의 개봉이 연출자인 고(故) 허범욱 감독의 별세로 잠정 연기됐다.
배급사 겸 제작사 인디스토리는 28일 공식 입장을 통해 "장편 애니메이션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를 연출한 허범욱 감독이 지난 23일 불의의 화재 사고로 치료를 받던 중, 이날 새벽 별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8월 5일로 예정됐던 영화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의 개봉은 잠정 연기됐다.
인디스토리는 "추후 개봉 및 관련 일정은 유가족과 제작진이 마음을 추스른 뒤 다시 안내드리겠다"며 "관객과 언론 관계자 여러분의 깊은 이해와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애니메이션을 위해 열정을 바친 고 허범욱 감독을 깊이 애도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영화계의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회는 "고인은 매 작품을 통해 한국 독립애니메이션의 불굴의 의지와 도전을 선보여왔다. 그토록 염원하던 두번째 장편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의 8월 5일 개봉을 앞두고 우리 곁을 떠나셔서 더욱 안타깝고 황망하다"라고 추모했다.
주성철 씨네플레이 편집장은 SNS를 통해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 개봉이 채 열흘도 남지 않았는데 너무나도 안타깝고 화가 난다. 정말 힘들게 개봉 코앞까지 왔는데, 영화계의 엄청난 재능을 잃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를 표했다.
한편 허범욱 감독은 2009년 단편 애니메이션 '평범한 식사' 제작을 시작으로, 2010년 한국영화아카데미 애니메이션 전공으로 입학하면서 본격적인 감독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2015년 '창백한 얼굴들'이라는 단편을 통해 제18회 홀랜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인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는 인간이 되려는 '돼지'와 짐승이 되려는 '인간'이 뒤엉킨 하드보일드 지옥동화로, 거대한 '시스템의 통제'에서 벗어나려는 '돼지 H'와 인간 '정석'의 생존 투쟁을 통해 현대사회의 폭력성과 인간성의 본질을 보여주는 작품. 안시, 시체스, 부천 등 전 세계 35개 영화제에 초청받았으며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작품성과 독창성을 두루 인정받았다.
고인의 빈소는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 특3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0일 오전 8시다.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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