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랍 31일 열린 ‘2004 KBS 연기대상’ 시상식을 휩쓴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KBS 2TV)의 후폭풍은 해가 바뀌어도 사그러들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히어로 소지섭이 시상식 당일까지만 무혁 노릇을 하겠다고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은 당분간 배역의 탈을 벗기 어려울 것 같다. 극중 삼채 자매의 귀염둥이 막내 민채 역의 정화영 역시 마찬가지다.
“저는 놀러 다니는 것 좋아하는데 사람들이 자꾸 알아봐요. 그래서 요즘에는 마스크 쓰고 다녀요. 식당에서 예쁘다며 서비스 음식을 주는 것은 좋지만요. 그런데 화면에 뚱뚱하고 눈 작게 나오는 게 너무 억울해요.”
이전작 ‘섬마을 선생님’에서 시커먼 시골 초등학생으로 밉게 나와 한동안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는 정화영은 ‘미사’의 이형민 PD의 특별배려에 유난히 고마워했다.
“이 감독님이 영화 ‘베사메무쵸’에 나온 절 좋게 보셨나 봐요. 원래 ‘미사’ 대본에는 제 배역 민채가 초등학생인데, 제가 극중에서 교복 입어 보는 게 소원이라니까 감독님께서 중학생으로 바꿔 주셨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연예인 기질이 다분한 조카를 아끼던 삼촌이 뒷바라지한 연기학원을 갑작스런 삼촌의 명예퇴직으로 그만둬야 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운좋게 얼마후 MBC 프로그램 ‘성공시대’에 처음으로 보조출연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행운은 계속 이어졌다. 그녀는 그뒤 바로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바보 같은 사랑’에서 김규철의 딸 고정배역을 얻을 수 있었고, 노 작가와의 인연은 ‘화려한 시절’로 이어졌다.
그러나 만사에는 빛과 그늘이 있는 법. 아직 창창한 미래가 열려 있지만 그녀 역시 슬럼프를 비껴가지 않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시트콤 ‘동물원 사람들’을 끝내고 몇 개월을 쉬었어요. 그런데 공부 재미도 잃고 일도 없으니까 고민이 많았어요. 또 촬영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인지 다른 아역들처럼 키 안 큰 게 제일 속상해요.”
귀엽고 발랄한 민채의 모습은 올 2월 개봉 예정인 영화 ‘제니 주노’의 ‘미자’에게서 또한 볼 수 있다. 그녀는 ‘미사’ 촬영장에서 드문 겹치기 출연배우였고 두 작품 스케줄 조정 때문에 이 눈치 저 눈치를 상당히 봐야 했단다.
쟁쟁한 연기파들로 가득한 ‘미사’ 출연진 중 어느 배우를 닮고 싶냐고 물었더니 “제가 특색있는 배우가 돼서 후배 아역들에게서 '저 선배처럼 되었으면…' 하는 말을 듣고 싶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성인이 된 후 인기작 ‘파리의 연인’의 태영(김정은) 같은 역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예측에 정화영은 “어떻게 아셨어요? 약간 오버하면서 편하고 자연스러운 역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감수성이 풍부해서 눈물 연기에 익숙하지만 저는 활기찬 역이 더 좋아요”라고 말했다.
“노래를 좀 하는 편이에요. 가수가 되고 싶기 보다는 ‘미사’의 (정)경호 오빠처럼 가수 배역을 한번 해봤으면 해요. 표정 연기에도 자신 있어 CF도 들어올 법한데, 광고 에이전시에서 사진만 보내달라고 하고 찍자는 얘기는 왜 안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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