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달콤한 스파이'. 눈에 익은 배우가 교도소 문을 나서며 얼굴을 찡그린다. 겉모습과 표정 자체가 건달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바로 중견배우 최불암이다. 그의 뒤편에서는 같은 시간 출소한 이계인이 보인다. 온갖 건달 폼을 잡으며 최불암을 쏘아보는 그의 모습이 '달콤한 스파이'에 수많은 복선을 암시한다.
최불암과 이계인. 인기 장수드라마 '전원일기'(사진)의 김회장과 귀동이다. '전원일기'는 지금도 드라마와 영화 곳곳에 살아있는 것 같다. 무려 22년 2개월 동안 방송된 '전원일기'의 잔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시청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일까. 아니면 역시 연기 잘하는 배우들은 끝까지 제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반증일까.
올해 영화 '까불지마'와 '잠복근무'에도 출연한 최불암은 '달콤한 스파이'에 이어 윤은혜 주지훈 김정훈 주연으로 화제를 모은 MBC 드라마 '궁'에도 황제 역으로 출연할 예정.
눈길을 끄는 것은 황인뢰 PD가 연출, 내년 초 방송 예정인 이 '궁'에 '전원일기'의 영원한 어머니 김혜자가 황태후 역으로 나온다는 사실. 두 대한민국 대표 배우가 또한번 부부의 연을 이어가는 셈이다.
여기에 '일용엄니' 김수미를 빼놓을 수 없다. 영화 '가문의 위기'와 '마파도'로 영화판에서도 입지를 굳힌 흥행배우 김수미는 현재 MBC 주간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프란체스카(심혜진)의 동갑내기 흡혈귀 이사벨로 열연중. 또한 '전원일기'에서 종기네로 나왔던 이수나도 이 시트콤에 나오고 있다.
'전원일기' 배우들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영원한 맏며느리 고두심은 현재 부활한 KBS 역사다큐 'HD 역사스페셜'의 진행을 맡고 있다. 또한 MBC 일일드라마 '맨발의 청춘'에서는 김갑수를 좋아하는 미용실 주인으로 나와 장차 하유미와 3각관계를 이룰 예정이며, 이에 앞서 구성주 감독의 영화 '엄마'에서는 차만 타면 어지럼을 토로하는 어머니로 열연을 펼쳤다.
듬직한 큰아들 김용건은 MBC 주말드라마 '결혼합시다'에서 여주인공 나영(강성연)의 아버지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김용건은 이에 앞서 '제5공화국'에서 김영삼 역을 맡아 열연했으며, 상영중인 방은진 감독의 '오로라공주'에서는 속물적인 아저씨로 결국 엄정화에게 죽는 예식장 주인으로 변신,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어디 이런 드라마가 '전원일기' 뿐이랴. MBC 92년작 '아들과 딸'의 귀남이 최수종, 후남이 김희애. 두 사람 모두 최근까지 '해신'과 '부모님 전상서'로 시청자들을 만났지만, 최수종과 김희애는 특히 지금의 30~50대 시청자에게는 영원한 귀남이 후남이다. 최민수가 대발이, 이순재가 대발이 아버지이듯('사랑이 뭐길래').
최불암 김수미 최수종 최민수..앞으로 어느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해도, 이들은 영원한 김회장, 일용엄니, 귀남이, 대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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