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양각색의 드라마도 사실 따지고 보면 일정한 패턴이 있다. 갈등타개책이나 극적전환을 위해 교통사고를 등장시킨다든지, 사극이나 시대극의 경우 거의 어김없이 아역시절이 나온다든지..드라마에는 조금만 유심히 보면 결말을 예측할 수 있는 '공식'이 있다. 열혈 드라마 시청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결말을 알아맞힐 수 있는 드라마 공식 몇가지.
극초반 티격태격 싸우는 남녀주인공은 해피엔딩!
어차피 갈등 없는 남녀관계는 현실에서 거의 불가능한 법. 요즘 드라마에서 극 초반 티격태격 싸운 커플은 십중팔구 막판 가서 연인이 되거나 결혼을 하거나 화해를 한다.
SBS '프라하의 연인'의 상현(김주혁)과 재희(전도연). 20일 마지막 방송에서 결혼으로 해피엔딩을 하는 두 사람이지만, 첫회 방송에서는 그야말로 견원지간이었다. 상현은 프라하에서 처음 본 재희에게 예의 반발투로 대했고, 이에 재희는 그 자리에서 비싼 숙소를 알려줘 즉각 분풀이를 해댔다.
최근 들어 내색은 안하지만 정표(이규한)를 좋아하게 된 봉심(김원희)의 SBS 수목드라마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도 마찬가지. 초반 둘은 그야말로 앙숙이었다. 서울시내를 헉헉대며 대추격전을 벌이지 않나, 빗자루로 뒤통수를 후려치지 않나..첫회 처음 맞선자리에서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싸운 게 정표-봉심 커플이었다.
초반 대판 싸운 커플로 진헌(현빈)-삼순(김선아) 커플을 빼놓을 수 없다.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1회 방송에서 삼순은 자신의 자존심을 건드린 진헌에게 보기좋게 케이크를 면전을 향해 날렸다. 하긴 두 배역 모두 결코 처음 본 남들에게 친절하지 않을 그런 첫인상이었다.
약간 경우는 다르지만 최근 종영한 KBS '장밋빛인생'의 반성문(손현주)-맹순이(최진실) 부부도 극 초반 싸우는 게 일이었다. 맹순이는 급기야 인터넷 캡처화면으로도 유명한 '이단옆차기'까지 반성문에게 날렸다. 그런데 결국 두 사람은? 특히 반성문은 시청자들을 펑펑 울게 했을 정도로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아내에게 지극정성의 순애보를 다 했다.
그러면 KBS 일일드라마 '별난여자 별난남자'는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 공식으로만 보면 장래의 커플은 종남(김아중)-석현(고주원)이 될 게 거의 확실하다. 극 초반 술 취해서 모텔로 데려가준 고마움도 모르고 석현이 종남을 꽃뱀 취급하는 등 서로 목불인견 사이였으니까. 실제로 요즘 석현을 보면 어느정도 마음이 종남에게 기울어 있다.

MBC 주말드라마 '결혼합시다'에는 요즘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커플이 나온다. 바로 나영(강성연)-재원(윤다훈) 커플. 두 사람은 그 심각한 나이차이와 속되고 속된 빈부차이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앞두고 있다. 19일 방송분에서 나영의 표현을 빌리자면 "오빠, 우리가 한 달만 있으면 부부가 되는 거야!"
그러나 처음부터 재원-나영 커플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재원은 노총각에 자동차영업사원. 대기업 간부(김용건) 집안인 나영네쪽에서만 본다면, 특히 한때 나영에게 병원장 아들들이 줄을 섰던 나영의 어머니 박정수 입장에서는 성에 차지 않는 게 재원이다.
KBS 주말드라마 '슬픔이여, 안녕'의 정우(김동완)-서영(박선영) 커플도 마찬가지. 서영의 어머니 윤여정은 지금은 누구보다도 정우를 갸륵하게 생각하지만, 처음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서영이 밑진다"고 극구 반대했다. 서울 강남에 빌딩 몇 채를 거느린 재력가인 서영네 입장에서 정우는 건실하지만 '가진 게 너무 없는' 청년이었던 것.
이밖에 MBC '굳세어라 금순아' 재희(강지환)-금순(한혜진) 커플, '내 이름은 김삼순' 진헌(현빈)-삼순(김선아) 커플, SBS '프라하의 연인' 상현(김주혁)-재희(전도연) 커플도 속된 빈부 차-신분 차를 극복하고 해피엔딩을 맞은 대표 커플들이다.
연기파 중견배우가 맡은 악역은 반드시 망한다!
중견배우 정동환이 소름끼치는 아버지 역을 펼친 SBS '프라하의 연인'. 재벌 총수인 지경환 역을 맡은 정동환은 자신의 아들 영우(김민준)가 자기가 줄을 대기 싫은 대통령후보(이정길)의 딸 재희(전도연)와 만나는 게 싫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아들의 인생을 망쳤고, 결국은 자신도 뇌물공여 혐의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드라마 폐인을 만들었던 MBC '변호사들'의 중견배우 박영지도 빼놓을 수 없다. 과거 권력자의 은닉자금 관리자 홍인기 역을 맡아 온갖 못된 짓은 다 했다. 알고보면 그 불쌍한 윤석기(김성수)를 망치게 한 것도 다 이 홍인기 때문이었다. 마지막회 윤석기 표현을 빌리자면 "나를 짐승으로 만들었던" 놈이 바로 홍인기였다. 그러다 결국 특검 중간단계로 홍인기를 사회적으로 매장시킬 특별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운명을 맞고 말았다.
이렇게 보면 요즘 최고의 악역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KBS '슬픔이여 안녕'의 박일호(한진희)도 언젠가는 굵은 눈물 흘릴 게 거의 100%다. 깡패까지 동원해 정우(김동완)네 국수전문 포장마차를 박살내고, 급기야 이 와중에서 자신의 친딸(오연수)까지 다치게 한 박일호의 운명은 드라마 공식대로라면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사진설명=위부터 전도연 김주혁 주연의 '프라하의 연인', 윤다훈 강성연 주연의 '결혼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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