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태풍과 집중호우가 몰아쳐 전국이 물난리를 겪는 동안, 각 방송사 기상캐스터들도 마음을 졸이며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보통 장마가 시작되는 6월부터 태풍이 물러가는 9월까지 약 4개월은 기상캐스터들은 휴가는 커녕, 개인적인 스케줄도 9월 이후로 미루기 마련이다. 그러나 올해같이 국가위기경보 '경계(오렌지)'가 발령될 정도의 수해가 일 정도면 그야말로 비상사태다.
한연수 한희경 박시준 이설아 이정옥 신민정 등 6명의 기상캐스터가 근무하고 있는 KBS는 재난방송 주관방송사로, 뉴스특보가 매시간 연이어 있어 숨돌릴 새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9일 3호태풍 에위니아가 한반도를 덮친 이래, '세상의 아침'에 고정출연하는 이정옥을 제외한 다섯명의 기상캐스터들은 24시간 1, 2TV 뉴스와 뉴스특보에 돌아가면서 출연하고 있다.
저녁뉴스를 담당하는 한희경은 일반적으로 오후 5시경 시작해 자정께 방송이 끝나지만, 이러한 비상상황에서는 새벽3시까지 근무가 이어진다. 아침뉴스를 담당하는 박시준은 평소보다 훨씬 이른 오전 3시30분부터 방송에 임하는 식이다.
현인아 박신영 이재승 박은지 배수연 이문정 등 6명의 기상캐스터가 일하고 있는 MBC 또한 사정이 다르지 않다. 평상시에는 자신이 담당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한편, 두 명씩 짝을 이루어 세 팀이 3일에 한번씩 정상 출퇴근을 하며 대기근무를 해왔지만, 이렇게 기상특보가 발령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지난 9, 10일 태풍 에위니아가 지나가는 동안과 14일 집중호우가 쏟아진 이래 현재까지 이 세 팀이 24시간 3교대로 일하며 돌아가며 철야근무를 하고 있다.
아무리 재해방송 매뉴얼에 따라 일한다고 해도, 긴장한 상태에서 변화하는 기상상태를 계속 살펴보며 대기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 아무리 단련된 기상캐스터라도 갑작스럽게 바뀌는 기상정보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고도의 순발력과 집중력이 필요하다.
프롬프터도 없이 기억한 기상정보를 즉시 풀어내야할 뿐만 아니라, 인력이 없는 야간에는 배경에 그래픽처리되는 기상정보를 직접 그려서 의뢰를 하는 등 방송밖에서 보이지 않는 일도 많다.
KBS 기상캐스터인 박시준은 "지난 9일 새벽부터 새벽 2시경 출근해 오전 11시 30분경 퇴근을 했다. 하루에 10번 이상 방송에 출연했고, 퇴근한 후에도 전화연결로 라디오에 출연해 날씨를 알리고 있다"며 "나흘간 채 10시간도 자지 못해 잠이 부족하니 피곤해 팔다리가 떨릴 정도지만 모두들 프로페셔널의 정신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위 사진= (왼쪽부터)박은지, 이문정, 배수연, 이재승 MBC 기상캐스터, 아래 사진= 박시준 KBS 기상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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