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사랑과 야망'에서 태준 태수 선희 3남매의 '엄마' 역할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탤런트 정애리가 오는 12일 종영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사랑과 야망'에서 엄마는 지난달 15일 73회 방송에서 세상을 떴다. 남편이 사망하고 세 남매를 키우며 억척스럽게 살아왔던 엄마는 며느리로서 미자를 받아들이고 남편의 산소에서 그동안의 한을 풀어낸 뒤 조용히 눈을 감았다.
"내가 죽는 그 장면을 집에서 TV로 보는데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어요. 우습게도 내 연기를 보며 내가 울었으니.."
정애리가 연기한 '엄마'는 81회까지의 대본 어디에서도 그 이름을 찾을 수 없다. 그 자식들은 '태준' '태수' '선희'라는 이름으로 불리건만, 심지어 대본에서조차 엄마는 '엄마'로 불릴 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본을 다 살펴봤지만 엄마의 이름은 없었습니다. 자신의 이름은 없고 그냥 '엄마'인 사람이 바로 너와 나의, 우리들의 엄마가 아니겠어요. 시대가 많이 변했지만, 예전의 엄마들은 다 그랬죠"
'사랑과 야망'에서 이야기의 중심축은 3남매이지만, 드라마의 주인공은 엄마와 미자(한고은 분)다. 특히 81회 마지막회까지 대본을 보고 나면 이 느낌이 더욱 분명해진다. '사랑과 야망'은 여성, 그리고 엄마의 이야기인 셈이다.
"내가 죽고 나서 '사랑과 야망'을 보고 있자니 그렇대요. 부모가 자식을 위해 깊은 사랑을 하고 인내하잖아요. 요즘 많이 이야기되는 버릇없는 며느리의 행동을 보며 '태준이 엄마가 살아있어도 그러겠느냐'는 대사가 나오는데, 아마도 그럴 수 없었겠죠. 그런 빈자리가 느껴지죠"
그렇다면 '사랑과 야망'의 엄마는 행복하게 세상을 뜬 걸까. 태준에게 "미자에게 돌아가라"로 충고하고 직전에 남편의 산소를 다녀온 어머니는 가족들도 모르는 사이 조용히 자면서 죽음을 맞았다.
"다 풀고 떠났겠죠. 남편에 대한 한과 미안함은 무덤에서 모두 풀었고, 자식들도 경제력이든 가정이든 모두 컸으니까요. 자식들이 커가고 형편이 나아지면서 엄마 역시 조금씩 풀어진 것 같아요"
잠시 해외여행으로 머리를 식히고 돌아온 정애리는 오는 12월7일 '사랑과 야망'의 두 아들 태준(조민기) 태수(이훈)와 함께 아프리카 우간다로 봉사 여행을 떠난다. 10일 여정으로 에이즈로 고통받는 아이들과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에 출연하고 있으니 오래 자리를 비우지는 못하고 열흘 동안 다녀올 예정이에요. 자극적이라고 하지만 '사랑과 야망'처럼 '부부클리닉' 역시 우리 인생을 담고 있으니 보람을 느껴요. 만 7년 됐는데도 더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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