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쟁이로 불리고 싶어요. 음악 쟁이, 연기 쟁이요. 쟁이라는 게 전문가라는 거잖아요. 그러면서도 일을 즐기는 사람 느낌이잖아요. 그냥 코 반듯하고 입술 도톰한 예쁘기만 한 스타는 싫어요."
첫 작품을 찍었다는 '초짜' 신인이 참 당차다. 맹랑하게까지 보일 법하지만 어쩐지 풋풋한 웃음이 귀엽게 느껴진다. 이 친구, 첫 등장부터 제대로 이름 도장을 찍는다. "안녕하세요. 현쥬니입니다. 하하." 인사도 명랑하게 건넨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천재 풀루트 연주자 현쥬니를 만났다.
◆ 꺄아! 록커 현쥬니, 무대에 서다
꺄아! 현쥬니는 '벨라마피아'라는 여성 4인조 록 그룹의 멤버다. 작은 체구에도 무대 위에서 강렬한 에너지를 쏟아내는 현쥬니는 그룹에서 보컬과 세컨드 기타를 맡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였어요. 예정대로라면 플루트를 꾸준히 해서 유학을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록 음악에 꽂혔어요. 그냥 그전까지 하던 음악이 하기 싫더라고요. 모험이 하고 싶어 학교도 그만뒀죠,"
현쥬니의 소신 있는 선택에 부모님이 왈칵 뒤집어졌을 법한데. 현쥬니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모님은 6살 때부터 늘 말하셨죠. 어떤 걸해도 상관없다. 거기서 최고가 되어라."
드디어 비밀이 풀린다. 아직 무명에 첫 작품 달랑 올린 '초짜' 배우가 도대체 무얼 믿고 이런 자신감이 넘치나 했더니. 부모님의 믿음이 현쥬니의 든든한 백이었나 보다.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통기타와 하모니 연주를 들려주곤 했어요. 그 음악을 들을 때 마다 전 포근함을 느꼈고요. 가족들이 모두 음악을 좋아해서 그런지 저희 집에는 아직도 LP판이 쌓여있죠."
다섯 살도 안된 꼬마 시절에 웸(WHAM)의 '라스트 크리스마스'가 마음에 들어 테이프가 늘어날 때까지 계속 들었다는 현쥬니. 정말 그에게 음악은 밥만큼 중요한가보다.

◆ 짜잔~ 배우 현쥬니, 순재 선생님과 다투다
쨔잔~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모두가 강마에(김명민)의 기에 눌러있을 때 현쥬니만은 당당하게 태클을 건다. 꽤 통쾌하다. '강마에만큼 연기 좀 하는데~'라는 소리를 듣는 현쥬니.
현쥬니는 이 드라마에서 열일곱 살의 천재 음악도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삐뚤어진 마음을 가진 하이든 역을 연기 중이다.
특히 현쥬니는 치매 걸린 노인인 65세의 김갑용 역의 이순재와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는 등 나이차를 초월한 우정을 보여주고 있어 시청자들에게 감동 바이러스를 전파 중이다.
"이든이는요, 17살이면서도 플루트를 밥 먹는 거만큼 좋아하는데 예고에 다니다가요, 돈이 없어서 자취를 하는데 돈을 벌기위해 오케스트라에 들어가서 치매 걸린 할아버지를 만난 아이예요. 오지랖이 넓어서 자기 밥벌이도 고민하고 음대 갈 일도 고민 하면서도 할아버지 아픈 걸 고민하는 아이예요."
현쥬니는 이든이를 친한 친구 말하듯 시시콜콜하게 말하며 그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인 양 고민하고 있었다. 드라마 속에 드러나지 않는 이든이의 속마음까지 일일이 헤아리는 현쥬니의 진지함이 놀랍다.
"할아버지가 치매 때문에 79년도에 죽은 자기 딸로 저를 생각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계속 눈물이 흘러서 촬영하기가 힘들었어요." 이 말을 하는 순간에도 현쥬니의 큰 눈이 촉촉해진다. 씩씩한 척 하지만 이 친구 눈물도 많네. 속은 참 여린가보다.
"이든이 저랑 참 비슷한 구석이 많은 아이예요. 저도 좋은 사람한테 괜히 툴툴거리고 센 척하지만 맘속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거든요. 그래서 전 이든이가 참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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