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김범수가 자신이 진행하는 MBC 라디오 FM4U '꿈꾸는 라디오'에서의 발언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범수는 지난 13일 방송에서 자신이 어렸을 적 했던 놀이라며 이른바 '치한놀이'를 소개했다.
김범수는 당시 방송에서 "밤늦게 괜찮은 처자가 가면 일부러 속도를 조금 더 빨리 한다. 탁탁탁탁. 이렇게 가면 그 여자분 속도가 더 빨라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 재미있다. 내가 더 빨리가면 여자분 어깨가 들썩들썩한다. 내가 점점 이렇게 빠른 걸음으로 가다 뛰기 시작한다. 그럼 이분이 악~하면서 갑자기 막 도망간다. 너무 재미있더라"라며 웃었다.
김범수는 이날 방송 직후부터, 발언의 부적절 논란에 휩싸이며 네티즌들과 청취자들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김범수와 제작진은 15일 방송은 물론 '꿈꾸는 라디오'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 사과 했다. 하지만 한 번 상처받은 네티즌들, 특히 여성 네티즌들의 분노와 서운함은 쉽게 가라앉고 있지 않다.
여기서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설화(舌禍)의 창구 역시 라디오였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연예 스타들의 말과 관련한 논란은 TV 보다는 라디오에서 유독 많았다. 그렇기에 김범수도 이른바 '라디오 설화'를 피해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디오를 통해 빚어진 발언 논란을 수없이 많다.
대표적 사례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SBS 라디오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고 있던 최화정이 4강전에서 한국팀을 꺾은 독일팀과 관련, "독일팀의 약물 중독으로 우리 대표팀이 결승에 올라가게 됐다"고 말한 것을 꼽을 수 있다. 결국 오보로 밝혀진 이 발언 때문에 최화정과 SBS 라디오의 해당 프로그램은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2007년 8월 가수 윤종신도 라디오 설화에 휩싸였다. 당시 MBC 라디오 '2시의 데이트' DJ를 담당했던 윤종신은 유쾌한 분위기 속에 게스트와 라디오를 진행하다 여성을 '회'에 비유, 여성 청취자들과 네티즌들의 원성을 샀다.
아이돌스타 DJ들도 라디오 설화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소녀시대의 태연은 지난 2009년 1월 MBC 라디오 '친한 친구' 진행 도중 했던 말 때문에 간호사 비하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청취자들에 사과했다.
라디오 설화는 최근까지도 계속됐다. 이혁재는 지난해 11월 KBS 라디오 '화려한 인생' 진행을 맡고 있을 당시 게스트로 아이돌그룹 비스트가 나오자 "너네 그러다 배틀 된다"라며 "배틀 활동 안 하잖아"라고 말해 배틀 팬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혁재도 결국 해당 방송을 통해 사과했다.
이렇듯 라디오에서 스타들의 말과 관련한 논란이 유독 자주 발생하는 원인은 과연 무엇 때문일까? 여러 방송 관계자는 다음 2가지 이유를 그 배경으로 꼽고 있다.
먼저 라디오란 매체 자체가 주는 편안함이 오히려 설화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DJ의 경우, 라디오 부스 안에서 편안한 분위기 속에 친한 게스트 및 반가운 청취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기분이 이른바 '업'(up)될 때도 많다. 여기에 방송을 재미있게 보다 하려는 욕심까지 더해질 때 진행자들은 말실수를 하게 된다고, 방송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라디오가 TV 예능 프로그램과는 달리 생방송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점도, 진행자들이 설화에 자주 휩싸이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진행자가 적절치 못한 발언을 했을 때도 이를 편집할 시간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라디오 설화 방지를 위해서는 진행자들 스스로가 먼저 주의를 기울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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