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지 입은 여자들의 반란?
2010 안방극장은 그 어느 해보다 '바지 입은 여성들'이 돋보이는 한 해였다. 이는 물론 사극에서 두드러진다.
KBS 2TV '추노'의 이다해, SBS '제중원'의 한혜진, KBS 2TV '성균관 스캔들'의 박민영 그리고 방송 중인 KBS 1TV '근초고왕'의 이세은까지. 사극 속 여성들은 바지, 즉 남성의 복장을 함으로써 자신에게 옭아매진 세상의 굴레를 벗어나려 애썼다.
올 한해 바지 입은 여성들의 안방극장 반란을 살펴봤다.
'성균관 스캔들' 박민영, 김윤희나 김윤식이냐
지난 11월 초 종영한 '성균관 스캔들'에서 박민영은 극중 어려운 집안을 돕고자 어릴 때부터 남장을 하고 살아간다.
세상에 그가 내놓은 이름은 김윤식. 본명 김윤희를 남장에 맞게 변형한 것이다. 김윤희는 남자로 위장, 과거까지 보고 조선 최고의 교육기관인 성균관에 입성하기에 이른다.
박민영이 연기한 김윤희는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실상 별로 남자 같지 않았다. 앞서 지난 2008년 방송한 SBS '바람의 화원'에서 문근영이 연기한 신윤복과도 사뭇 달랐다.
당시 문근영은 일부러 남성의 목소리를 흉내, 다소 중성적인 목소리로 연기했으나 박민영은 여성성은 거의 그대로 살리면서 복장에서만 남성의 이미지를 안겨 차이를 보였다.
이에 예쁜 남자 김윤희와 박유천의 알듯 모를 듯 로맨스를 시청자들에게 더욱 설렘을 안겼다.
옷만으로 되나요..'근초고왕' 이세은, 덥수룩한 수염으로 거친 이미지 '업'
지난 18일 방송분부터 '근초고왕'에서 부여의 재건을 꿈꾸는 단범회의 일원 위홍란으로 등장하고 있는 이세은.
남장여인으로서 그의 등장은 지금까지 드라마 속 남장을 한 여성들과는 사뭇 달랐다.
이세은은 짙은 수염까지 붙이고 작정을 하고 남자 흉내를 냈다. 큰 눈과 흰 피부의 이세은이 붙인 수염은 그래서 더욱 묘한 매력을 발산했다.
이세은은 특히 19일 방송에서는 남자의 옷을 벗고 반라에 가까운 목욕신으로 시청자들에 신선한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구한말 남녀차별에 맞섰던 '제중원'의 한혜진
올 초 방영된 '제중원'의 한혜진도 사실 수염을 붙이기는 했다.
이 드라마에서 신여성 유석란 역을 맡았던 그는 극중 신의학교육기관인 제중원에 들어가기 위해 남자로 위장해 시험에 응시한다. 하지만 장원을 한 직후 여자인 사실이 발각돼 정식으로 입학하지는 못한다.
한혜진은 극중 남장을 위해 갓을 쓰고, 수염을 붙였다. 여기에 얼굴을 가리기 위해 안경이라는 소품을 사용하기도 했다.
한혜진의 남장모습은 남성보다는 소년에 가까워, '해피포터' 같다는 평을 얻기도 했다.
그는 당시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수염 느낌이 굉장히 좋았다"고 말하기도.
'추노'의 이다해, 뽀얀 얼굴의 도련님
올해 상반기 최고의 히트작 '추노'에 몰락 양반의 딸 김혜원 역을 맡았던 이다해는 자신을 쫓는 자들을 피하기 위해 남자로 위장한다.
하지만 이내 발각, 산적들에게 겁탈 당할 위기에 처하지만 송태하(오지호 분)의 등장으로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다.
당시 이다해는 남장임에도 불구, 예쁘게 화장을 해 극의 사실감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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