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겁니다."
꼭 4년의 시간이 흘렀다.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남편이 분명 일어나 자신과 딸의 손을 잡고 웃어줄 것이라 믿는다.
배우 황치훈(40)이 뇌출혈로 쓰러진지 4년째다.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그는 그러나 지난 2007년 6월 수입자동차 판매사원으로 일하던 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며 세상의 관심도 희미해졌지만 가족들만은 그의 곁을 지키며 가장이자 남편, 아빠가 일어나길 기다리고 있다.
황치훈의 아내 남윤씨는 27일 스타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별다른 차도는 없지만 그래도 기다리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지난 2005년 황치훈과 결혼한 아내는 딸 연우가 갓 6개월이 됐을 때 이 일을 겪고, 그 끝을 알 수 없는 기나긴 병간호를 시작했다.
아내는 "다행히 산재로 처리돼 병원비는 어느 정도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산재 처리지만 황치훈은 영업사원이었기에 기본급이 적어 아내가 온전히 병간호만 하기에는 부족하다. 아내는 황치훈이 쓰러진 후 결혼식 때 마련했던 집을 처분하고 병원 근처 작은 월세집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작은 일이지만 제가 돈을 벌어 병원비에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의식불명 환자는 기약 없는 투병에 그 가족들이 지치기 쉽다. 환자와 말 한마디 나눌 수 없는 것도 간병을 힘들 게 한다.
남윤씨는 "곁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면 꼭 알아듣는 것 같다"며 "항상 좋은 말만 하려고 하지만, 얘기하다보면 투정도 많이 부리고 그런다"고 웃으며 말했다.
"포기 하지 마시라"는 기자의 말에 그는 "당연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애 아빠가 죽은 것도 아니고, 살아 있는 것만 해도 고맙다. 살아 있는 사람을 어찌 포기하겠나.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딸과 함께 열심히 살 것"이라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한편 1971년생인 황치훈은 3살 때인 74년 KBS 사극 '황의정승'으로 데뷔했다. 이후 1982년 MBC '호랑이 선생님'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모았다. 그러다 90년 말 MBC 창사특집극 '타오르는 강' 이후 연기활동을 중단했다.
그는 89년부터 가수활동을 시작해 '추억 속의 그대' 등 히트곡을 남겼으며 94년에는 KBS 드라마 '첫사랑'의 OST 중 '내가 너만을'을 불러 화제가 됐다. 2004년에는 MBC '영웅시대'에 주인공 천태산(차인표 분)의 동생 천태일로 캐스팅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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