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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박하선·윤계상, '착한' 맹추들의 역습

정유미·박하선·윤계상, '착한' 맹추들의 역습

발행 :

김현록 기자
사진 왼쪽부터 '천일의 약속'의 정유미, '하이킥3'의 윤계상, 박하선
사진 왼쪽부터 '천일의 약속'의 정유미, '하이킥3'의 윤계상, 박하선


너무 착해서, 너무 심성이 고와서, 너무 올곧은 사람이어서… 세상 살기 어려운 캐릭터들이 안방극장에 나타났다. 한 번 보면 뭐냐 싶고, 두 번 보면 안타까워 세 번 네 번을 더 보게 만드는 고도의 전략인 걸까? 이른바 맹추들의 역습!


김수현 파워를 입증하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천일의 약속'의 '오빠 바보' 정유미는 대표적 맹추 캐릭터다. 약혼자 지형(김래원 분)은 몸도 마음도 딴 데 간 지 오래지만 오빠가 너무 좋아 그 흔들림조차 못 깨닫는 말 그대로 '오빠바보'. 심지어 그 오빠가 딴 여자가 있다며 파혼을 선언하는데도 오빠에게 해가 될까 집에선 "내가 하지 말자고 했다"고 우기는, 해도해도 너무한 일편단심 순종형 여인이다.


"시대착오적이다, 비현실적이다"는 지적이 쏟아져도 그녀의 딱한 순정이 어찌나 애틋한지, 아니면 '나쁜남자'에 대한 반감 탓인지 그녀를 지지하는 시청자들도 만만찮다. 덕분에 정유미는 스타덤에 오르며 수애 김래원 못잖은 존재감으로 극을 이끌기에 이르렀다.


MBC 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도 너무 착하기만 해 답답한 바보들이 있다. 결코 'No'라고 말 못하는 심약한 국어 선생님 박하선은 보기만 해도 속이 터진다. 아내가 아프다고 하소연하는 사기꾼에 속아 동료 선생 전세자금을 날리는가 하면, 물에 빠진 자신을 구해준 고시생 고영욱과는 분위기에 휩쓸려 연애에 돌입할 태세다.


답답함 덕에 반전의 묘미는 더 크다. 얌전한 사람이 화나면 더 무서운 법. '수면제 선생님'을 벗어나겠다며 머리에 해바라기 꽃을 꽂을 때, 광견병에 걸린 줄 알고 세상 멍멍이들을 향해 저주를 퍼부을 때는 폭소가 터졌다.


'정석' 윤계상 선생 또한 둘째가라면 서럽다. 웃는 얼굴로 꼬박꼬박 바른 말을 하는 데 모자라, 잘 나가던 대학병원 선생 자리를 박차고 나와 보건소를 다니며 르완다 봉사활동을 준비하는 그는 살아있는 '천사' 자체지만 그만큼 현실세계에서 보기 어려운 인간형. 윤계상의 캐릭터는 여기서 한 발을 더 나간다. 인간사 자잘하고 고민과는 동떨어져 사는 인물인지라 '글로 배운' 처세술 덕에 상처도 여러 번 안긴다. 백진희의 동안을 칭찬하다 "중학생같다"고 말하는 식이다.


'하이킥3'은 그를 향해 불곰의 하이킥을 더했다. 지난 방송에서는 불곰에게 얼굴을 맞은 '황당'사고가 하필 그에게 벌어졌다. 저승사자를 본 계상이 "건전한 상식만이 세상 전부가 아니란 걸" 안 그 순간의 묘미란 역시 '하이킥3'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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