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 한 때는 '우상'이었다. 1990년대 4인 걸그룹 핑클은, 남자들에게는 그야말로 '4명의 천사'였다. 지금이야 수많은 걸그룹들이 각양각색 스타일로 '남심'(男心)을 흔들고 있지만 당시에는 핑클, SES '뿐'이었다.
그리고 2000년대, 그녀들은 각자의 길을 찾아 나섰다. 이효리는 가수를, 옥주현은 뮤지컬을 그리고 성유리와 이진은 연기로 방향을 틀었다. 이중 이진은 다른 멤버들에 비해서는 어쩌면, 두각이 두드러지지 않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만은 '평생 연기자'를 꿈 꿀만큼 뜨겁다. '연기자 이진'을 23일 오후 만났다.
이진(31)은 요즘 KBS 2TV 수목극 '영광의 재인'(극본 강은경 연출 이정섭)에 출연 중이다. 극중 차홍주 대리 역을 맡아 '차도녀' 연기로 눈길을 끌고 있다. 영광(천정명 분)에 대한 구애고 적극적이다. 기존 이진의 모습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이다. 맘먹고 연기 변신에 나서고 있는 것.
'영광의 재인'서 적극적인 캐릭터.."사실 연애에는 소극적이에요"
"처음 해보는 캐릭터라 처음에는 부담도 됐어요. 하다 보니 재밌고,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이에요. 차홍주가 실제 저랑 다른 점이 많거든요. 저는 연애에도 소극적인데, 차홍주는 적극적이잖아요. 재밌게, 만족스럽게 하고 있어요."
'적극적인 연애'에 대한 경험이 없어, 이정섭PD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대본에 충실하게 하고 있다"라며 "PD님이 도움을 많이 주신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극중 그의 사랑의 대상인 천정명도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
"여배우에게 배려를 많이 해줘요. 유일하게 동갑내기라 편하게 연기하고 있어요. 아, 유일하게 촬영장에서 반말을 하는 배우에요. 오히려 함께 하는 장면이 적은 이장우씨에게는 깍듯이 존대하고 있습니다.(웃음)"
이진은 2002년 시트콤 '논스톱3'를 통해 연기 데뷔했다. 이제 연기 10년차다.
"사실 중간에 공백기도 있어서, '10년차'라고 하기도 좀 그래요(웃음). 제가 조급증이 있어요. 성격이 좀 급한 편이거든요. 빨리 빨리하는 게 몸에 배었어요. 예전에는 연기에 있어서도 조급증이 있었어요. 빨리 자리 잡고 싶었거든요. 지금도 조급증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많이 편해진 게 사실이에요. 10년 가까이 연기를 하면서 스스로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거죠. 마음을 많이 비우니 편하고, 오히려 집중이 잘 돼요."

"핑클 멤버들과 자주 만나..누가 먼저 결혼할까요?"
핑클 멤버들은 그의 고마운 조력자들이다. 그룹은 해체했지만, 자주 만나 서로의 근황을 묻고는 한단다. '수다'가 이어지면 시간 가는지도 모른다고.
"예전에는 '핑클의 이진'으로 거론되는 게 조금 부담스러웠어요. 벗어나고 싶은 이미지였기도 했고요. 하지만 지금은 별로 개의치 않아요. 오히려 좋은 이미지로 생각해주시니 감사하죠. 멤버들끼리도 만나서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이들의 요즘 화두는 '결혼'이다.
"사실 누가 가장 먼저 결혼할지 궁금해요. 근데 예상을 못하겠어요. 하하. 순서상으로는 언니(이효리, 32)가 제일 먼저 가야죠. 근데 또 보통 막내(성유리, 30)가 먼저 가기도 하잖아요. 서로 궁금하게 생각해요. 저희끼리 꼽아보기도 했지만, 그건 비밀이에요. 하하."
이진은 "저는 저를 잘 이해해주고 지혜로운 사람이 이상형"이라며 "친구 같으면서도오빠 같은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물론 지금은 사귀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노래, 연기 병행하는 요즘 아이돌 부러워..'평생 연기자'로 남고 싶다"
걸그룹 출신 가수에서 연기자로 전향한 이진은 노래와 연기를 병행하는 후배 아이돌그룹들이 부럽다.
"너무 부러워요. 예전에 저를 비롯해 아이돌 출신이 연기를 하면 선입견이라는 게 있었거든요. 가수가 무슨 연기냐면서요. 하지만 요즘은 그런 게 없잖아요. 노래도 연기도 하고, 좋은 환경에서 활동하는 것 같아 부러워요."
30대에 접어든 이진은 "30대에는 연기자로 확실히 자리 잡고 싶다"라며 "욕심 부리고 싶지는 않다. 하고 싶은 연기를 하면서, 즐기면서 하고 싶다"고 했다.
"예전부터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하게 살자가 목표였어요. '변함없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나중에 시간이 지난 다음 '연기자 이진'으로 대중에게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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