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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암극복' 여대생, '풀빵엄마' 이어 안방 적신다

'4번 암극복' 여대생, '풀빵엄마' 이어 안방 적신다

발행 :

최보란 기자
ⓒ사진=MBC
ⓒ사진=MBC


"제니를 처음 만났을 때, '풀빵엄마' 최정미씨를 만났을 때 느꼈던 아우라가 느껴졌습니다 ."


지난해 한국 방송사상 처음으로 국제에미상을 수상한 MBC 유해진PD가 이번엔 미국의 교포 여대생 제니를 통해 또 한 번 안방극장에 '폭풍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오는 16일 방송될 MBC 스페셜 '제니의 꿈'에서는 22년의 삶 동안 네 번의 암을 견뎌낸 재미교포 제니 양(한국이름 양진아)을 만나, 그녀의 해맑은 웃음의 비결이 무엇인지를 카메라에 담았다.


하이힐 대신 기다란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발걸음을 내딛는 제니는 그간 받았던 화학 및 방사선 치료가 200회를 웃돌고 대수술만 하더라도 열 손가락이 부족할 정도. 담당의마저 고개를 저었던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고비를 넘겨 왔다. 22살 어린 나이에 결코 쉽지 않았을 삶이지만, 제니는 스스로의 삶을 축복이라고 말한다.


방송을 앞두고 편집실에서 기자와 만난 유해진PD는 "처음 제니의 사연을 알게 된 것은 교포를 대상으로 발간하는 한 신문에 실린 기사를 통해서"라고 밝혔다. 신문에서 본 제니의 이야기에서 감동을 느낀 유PD는 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녀를 만났을 때는 큰 아우라를 느꼈다고. 그는 "'풀빵엄마' 최정미씨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그녀에게서 아름다운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사진=MBC
ⓒ사진=MBC

미국에서 오래 산 제니의 부모님은 사생활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했다. 더욱이 아픈 딸에게 몇 달씩 카메라가 따라 다닌다는 것에 처음엔 거부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평소 학교에서 미디어학을 전공하는 친구들을 자주 봐왔던 제니는 이를 편하게 받아들였고, "나만의 다큐멘터리를 갖는 것이 얼마 나 자랑스러운 일이냐"라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딸이 원하자 부모님도 생각을 바꾸면서 약 8개월에 걸친 다큐멘터리 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다.


제니가 처음 암을 발견한 것은 생후 6개월. 기저귀를 갈다가 허벅지 안쪽에 응어리가 발견 돼 검사를 받으니 암이라는 충격적인 진단이 나왔다. 수술을 받은 뒤 건강하게 자라던 제니는 16살 골반 양쪽에서 다시 암이 발견됐다. 수술 후 지팡이를 짚고 다니게 되면서, 배구부 활동을 포기해야 했다.


두 번째 암을 극복한 제니는 우수한 성적으로 미국의 명문 남가주대학교에 입학했다. 꿈같던 대학시절, 이전보다 심각한 뇌종양이 발병했고 골육종도 재발했다.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느낄 만큼 힘겨운 싸움이었다. 계속해서 암에 걸리는 제니는 검사 결과 리-프라우메니 증후군 판정을 받았다. 이는 유전성 돌연변이로 평생에 걸쳐 잠복기와 활성기를 반복 하며 종양을 만들어내는 무서운 병이다.


비극적인 진단을 받고 다시 네 번째 암이 찾아 왔다. 그러나 제니는 오히려 자신이 축복받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보통 사람 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죽음의 순간을 지나왔다. 이런 시간을 지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지금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라며 미소 지었다.


무려 네 번의 암을 겪고도 제니는 정확히 4년 만에 대학을 졸업했다. 친구들과 환하게 웃으며 졸업식 사진을 찍는 그녀를 보며 어머니는 "너무나 아팠는데, 졸업 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라며 하염없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생물학을 전공한 제니는 현재 의대 진학을 목표로 다시 공부를 하고 있다. 암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조차 모르는 해맑은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할 수 있는 소아암 전문의가 되는 것이 그녀의 꿈. 친구들은 졸업 후 바로 메디컬 스쿨에 진학했지만, 네 번에 걸친 암투병 과 대수술로 몸이 약해진 제니는 자신의 꿈에 조금 천천히 다가가기로 했다. 그러나 그녀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를 돌보기에도 벅찰텐데, 제니는 자신의 시간을 쪼개 다른 사람들에 희망을 전달한다. 대학 재학 중에는 '릴레이 포 라이프'라는 캠페인의 남가주대 지부장을 맡았으며, 현재는 난치병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메이크어위시재단'을 통해 끊임없이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소아암 의사를 꿈꿀 정도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그녀는 어린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봉 사활동도 하고 있다.


그녀는 암에 걸렸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암에 걸렸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단지 생활이 바뀌는 것뿐이다. 모든 걸 포기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래선 안 된다. 끝까지 꿈을 놓지 말아야 한다. 내가 의대를 무사히 졸업해서 좋은 의사가 돼 암에 걸 린 아이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고 싶다."


그간 '너는 내 운명', '풀빵 엄마', '안녕 아빠', '엄지공주, 엄마가 되고 싶어요 1,2,3' 등 주인공들의 애환을 깊이 있게 다루면서 삶을 성찰하게 만든 휴먼 다큐 전문 유해진PD는 "이번에도 암이라는 고난을 이겨내고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제니를 통해 사람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유PD는 "다큐의 주인공을 찾을 때 아무래도 감동적인 인생 스토리를 찾게 된다. 그런 경우 대부분이 어려운 조건 속에서 고난을 극복해 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다. 휴먼다큐라는 장르자체가 감동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희망과 감동을 전달하려다 보면 이 같은 어려움 을 바탕으로 한 경우가 많다"라며 제니의 이야기를 전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그는 "제니의 이야기는 삶을 살면서 겪는 수많은 위기와 고민에 어떻게 대처하고 이겨내야 할지를 보여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다큐멘터리의 내레이터로는 MBC 방현주 아나운서가 나서 눈길을 끈다. 갑상선 암을 이겨낸 방 아나운서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제니의 이야기를 전해 감동을 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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