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수목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극본 김영현 박상연·연출 장태유)가 CSI 시리즈 등 범죄수사극을 방불케 하는 탄탄하고 파격적인 스토리로 퓨전사극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특히 보통 드라마에선 한 번도 나오기 힘든 '반전'을 이미 수차례 선보이며, 감정과 관계 중심의 드라마에 염증을 느낀 시청자들을 '사건' 중심의 드라마로 끌어당기고 있다.
최종회만을 남겨놓은 현재, '뿌리 깊은 나무'가 시청자를 뒤흔든 반전의 순간을 꼽아봤다.
◆ 정기준이 가리온이었다니… '유주얼 서스펙트' 저리 비켜!
정기준. 한 나라의 왕을, 그것도 세종을 위협하고 있는 밀본의 중심에 선 자.
방송 초반 초미의 관심사는 바로 정기준이 누구냐는 것이었다. 이를 밝히기 위해 강채윤(장혁 분)은 수사를 펼쳐나갔고 그 끝에 백정 가리온(윤제문 분)이 있었다.
가리온은 반촌의 백정으로, 강채윤의 협박을 받으면서도 끝내 밀본의 실체를 모른다고 부정해 왔으나 그가 정기준으로 밝혀지며 충격을 전했다.
지난달 3일 방송분에서 이신적(안석환 분)은 가리온의 목에 칼을 들이대며 밀본 하수인이지 않느냐고 추궁했고, 가리온은 이신적의 말에 반문하며 자신이 정기준 임을 암시해 이신적을 당황케 했다.
시청자들 역시 "깜짝 놀랐다. 침대에서 보다가 벌떡 일어났다" "최고의 반전, 적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다"라며 감탄을 자아냈다.
반전 영화의 최고봉이라 일컫는 '유주얼 서스펙트'와 그 주인공 '카이저 소제'에 빗대 '뿌주얼 서스펙트', '가리온 소제'라는 용어가 등장할 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 해례본이 책이 아니라 사람이었다고? 그것도 신세경?!
한글을 사용하는 현대인도 한번은 들어봄직한 말 해례본. 훈민정음의 이본 중 원본으로 추정되는 필사본을 뜻하나 현재 존재하지 않는 것이 학계의 입장이다.
이 해례본의 정체가 책이 아닌 사람으로 밝혀져 충격을 전했다. 지난 14일 방송에서 훈민정음을 반포시키려는 나인들과 이를 찾아 없애기 위한 밀본 세력의 추적과정이 그려졌다.
명나라쪽 세력이 나인에게 매연제를 흡입케 해 추궁하자 나인은 "해례는 애초에 없다. 소이는 장암골에 있다"라고 말해 추적을 미궁에 빠뜨렸다.
이어 강채윤에게 "명나라 사람들이 해례를 잡으러 갔다. 장암골로 가서 해례를 지켜라"라고 말해 혼란케 했다.
강채윤은 "소이가 해례를 갖고 있었다는 거냐. 무슨 말이냐"라고 되묻자 나인은 "소이가 해례다. 해례는 책이 아니라 처음부터 사람이었다"라고 고백해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했다.
역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해례본의 정체를 사람으로 설정하고 그를 세종의 세력인 소이(신세경 분)으로 설정한 점은 '뿌리깊은 나무'의 역사성과 창의력이 빛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 밀본과의 두뇌싸움, 밀본만 몰랐던 거짓 연기
이도(한석규 분)의 역습이 시작됐다. 정기준에게 훈민정음을 창제에 관여된 무리를 감추기 위해 나인들에게 거짓 고신(고문)을 거행했다. 소이 역시 고신을 감수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해 밀본을 속이는 데 일조했다.
조말생(이재용 분)도 이에 협력해 밀본의 수사는 미궁에 빠지게 됐다. 명나라 세력까지 동원해 공격적인 추적을 펼치던 밀본은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됐다.
제작진은 "감탄을 자아낼만한 '뿌리깊은 나무'다운 결말을 준비 중"이라고 결말에 대한 기대를 더했다. '뿌리깊은 나무'가 어떤 반전이 담긴 결말로 시청자들을 열광케 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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