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빛과 그림자'를 외면한 MBC 연기대상 시상식 결과에 네티즌들 사이에서 음모론까지 제기됐다.
30일 오후 8시40분부터 서울 여의도 MBC D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2012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마의'의 조승우가 최고상인 대상을 차지했다. 김수현을 앞세운 '해를 품은 달'은 올해의 드라마상을 비롯해 남녀 최우수 연기상, 작가상 등 무려 8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화려한 잔치에서 도리어 눈길을 끈 것은 마지막 순간 소외된 드라마 '빛과 그림자'였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지난 7월 초까지 무려 7개월 넘게 64부작으로 방송되며 사랑받은 '빛과 그림자'는 이날 시상식에서 단 2개의 트로피를 가져가는 데 그쳤다. MC던 손담비가 특별기획 부문 여자 우수상을, 전광렬이 남자 황금연기상을 수상한 것이다.

무엇보다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간 쇼비지니스의 풍운아 강기태 역을 맡아 7개월 내내 극을 이끈 안재욱의 무관이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안재욱은 특별기획 부문 남자 최우수상 후보에 올랐으나 '마의'의 조승우에게 밀려 수상하지 못했고, 각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들이 자동으로 대상 후보에 오르는 이번 시상식 방식에서는 대상 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했다. 김수현, 조승우와 함께 유력한 대상 후보로 점쳐졌던 시상식 전 관측과는 동떨어진 결과였다.
이에 네티즌들은 음모론까지 내놓으며 열띤 설전을 펼쳤다. 무엇보다 '빛과 그림자'가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격동의 현대사를 조명하면서 과거 유신정권 등 정권을 비판적으로 묘사했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요지의 네티즌 음모론까지 나왔다.
이 같은 음모론을 차치하고서라도 MBC 연기대상의 '빛과 그림자' 홀대, 안재욱의 '무관'은 아쉬움이 남는다.
안재욱은 '빛과 그림자'를 내내 홀로 이끌다시피 하는 주인공으로 64부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1990년대 오빠의 부활을 알렸다. 안재욱이 드라마 안팎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큰 형님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사실도 널리 알려져 있다. 중장년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으며 1년의 절반 이상을 방송한 '빛과 그림자' 역시 올해 MBC를 대표하는 드라마로 모자람이 없었다.
대상을 수상한 조승우는 수상 소감에서 "다른 대상 후보도 계시지만 안재욱 선배님에게 가장 죄송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안재욱은 사람좋게 웃었지만 그래서 그 순간이 더 안타까웠다. 그의 무관은 음모론이 나올 만큼 충격적인 결과임에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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