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2TV 드라마스페셜 방학특선 4부작 '사춘기 메들리'(원작 곽인근 극본 김보연 연출 김성윤)가 청정 학원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지난 10일 방송된 '사춘기 메들리'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 한적한 시골동네에 위치한 남일고등학교가 주 무대로 등장했다. 최정우(곽동연 분)는 총 13번의 전학이력이 있었는데 교내 문제아라서가 아니라 송신소에 근무 중인 아버지의 발령문제로 자주 옮겨야 했다.
극 초반 카메라에는 동네의 아름다운 풍경이 담겨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시간만 10년 전일뿐 학교와 학생들은 그대로였다. 지난해 화제를 모은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과는 또 달랐다.
최정우는 잦은 전학으로 인해 친구사이에서 튀거나, 유별나면 정을 떼기가 어렵다는 것을 경험했다. 그는 아버지가 승진으로 서울에 이사 가게 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세 가지 일들을 과감하게 행동으로 옮긴다. 최정우의 허세마저 귀엽게 전달됐다.
이판사판 공사판 마인드로 짝꿍 임덕원(곽정욱 분)을 괴롭히는 신영복(박정민 분)을 비롯한 일진세력들에게 대항했다. 두 번째로 그는 학급반장인 양아영(이세영 분)에게 창피함을 주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고백했다. 예상과 달리 양아영은 흔쾌히 동의했다.
세 번째로 최정우는 양아영을 곤란하게 하려고 KBS 1TV 전국노래자랑 경북 남일군편에 교내대표로 나가겠다고 했다. 이 행동들은 오로지 그가 서울로 전학가면 이 모든 것이 무효가 될 것임을 상상했다.
그러나 최정우에게 제대로 된 역경이 나타났으니, 바로 서울전학취소였다. 부모님이 외동아들의 외로움을 고려해 결정을 뒤 엎은 것. 최정우는 그 후로 다크서클과 가시방석에 시달리며 정면 돌파를 해야 했다.

1회는 그야말로 코믹의 결정타였다. 심야 시간 부담 없이 웃으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깨알 연출과 배경음이 한 몫 했다.
최정우가 교내 인기남으로 기세등등했을 때는 KBS 2TV '꽃보다 남자'의 OST, 전학이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는 SBS '모래시계'의 OST가 등장했다. 적재적소의 음악이 시각적 효과를 살려냈다.
또한 그가 전학취소로 신영복, 이역호(최태준 분)에게 당할까봐 전전긍긍할 때는 마음이 불편할 때를 의미하는 가시방석이 나와 결정타를 안겼다.
내용도 참신했지만 극 배경인 2003년의 과거를 추억할 수 있었다. 남일고등학교 점심시간에는 방송부 학생들이 인기 가요를 트는데 장나라의 'Sweet Dream'이 흘러나왔다. 장나라는 이때 배우, 가수 등 만능엔터테이너로서 최고 주가를 달렸다.

또한 지금은 사라진 프리챌 커뮤니티, '가로본능'으로 유명한 휴대전화기도 등장했다. 당시에는 파격적인 광고와 디자인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금 교실에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모두가 스마트 폰을 쓰는 것과 반대였다. 어른들에게는 그 때 그 시절을 느끼게 했고, 지금의 10대들에게는 비슷하지만 묘하게 다른 환경을 접할 수 있었다.
김성윤PD가 "4부작 동안 이들이 성장할 모습을 지켜봐 달라"며 "전학 갈 소녀와 전학 온 소년의 얘기를 중점으로 초반에는 코믹할 것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이들의 감정변화에 주안점을 뒀다"고 예고한 것처럼 맑은 느낌의 드라마임은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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