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2TV '드라마스페셜 방학특선 4부작 사춘기 메들리'(이하 '사춘기 메들리')가 지난달 31일 종영했다. 풋풋했던 학창시절 만난 첫사랑은 이뤄질 수 없다는 공식을 깨고 열린 결말로 끝맺었다.
최정우(곽동연 분)의 어이없는 입방정으로 시작한 이 모든 에피소드는 마지막 미션이었던 KBS 1TV '전국 노래 자랑'에서 인기상을 수상하면서 마무리 됐다. 멋도 모르고 저질렀던 양아영(이세영 분)과 사귀기, 이역호(최태준 분)와 맞붙는 것도 끝냈다. 17세 남고생의 치기모르고 저지른 일들이었지만 한 뼘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양아영이 전학가게 되면서 헤어지게 됐다. 다시 배경은 1회에서 등장했던 10년 후로 바뀌었다. 최정우는 우연히 과거 양아영이 보낸 이 메일을 확인했다. 이어 두 사람은 한 학교에서 우연히 재회했지만 이후의 과정은 나오지 않았다.
두 사람이 과거의 인연처럼 행복한 연인이 됐을지, 추억으로만 간직하고 남남이 됐을지는 알 수 없었다. 제작진은 최종 결말을 시청자들의 상상에 맡겼다. '사춘기 메들리'가 풋풋했던 학창시절을 담아낸 작품이기에 시청자들은 자연히 행복한 결말을 연상하게 됐다.
'사춘기 메들리'를 끝으로 연작시리즈 4부작이 종료됐다. 곽인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단막으로 담아내기엔 풀어갈 스토리가 많고 미니보다 압축적으로 녹여냈다. 100% 사전제작 돼 고 퀄리티의 영상을 감상할 수 있었다.
다만 동시간대 MBC '황금어장 라디오 스타', SBS '짝'의 견고한 틀 안에서도 한 걸음씩 나아갔다. 1회가 3.0%로 출발, 마지막 회는 2.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최저를 기록했지만 남긴 것은 20%를 뛰어넘었다.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방학 시즌에 걸 맞춰 학생 뿐 만 아니라 어른들도 첫사랑에 대한 풋풋함을 떠올릴 수 있었다.
4부작 내내 상큼하면서도 감각적인 영상은 '드라마스페셜'에서만 볼 수 있는 매력이었다. 등장인물들이 매번 당하고, 치고 박고 싸우고, 갖은 모략이 난무하는 드라마와는 확연히 달랐다. 적재적소의 배경음, 상황연출은 심야시간에 유쾌함을 선사했다.
앞서 연출을 맡았던 김성윤PD가 ""주인공 뿐 만 아니라 7명의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4부작 동안 이들이 성장할 모습을 지켜봐 달라"며 "전학 갈 소녀와 전학 온 소년의 얘기를 중점으로 회를 거듭할수록 감정변화에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 예고대로 10대 청춘들은 성장해 갔다.
작품은 2000년대 초반 고등학생들의 꿈, 사랑, 우정을 담은 작품이다. 송전소에 다니는 아버지로 인해 전학만 수십 번 옮겨 다닌 최정우(곽동연 분)가 시골의 한 학교에서 일생일대의 시련을 겪으면서 성장해 가는 모습이 시청 포인트였다.
곽동연(최정우 역), 이세영(양아영 역), 곽정욱(임덕원 역), 최태준(이역호 역), 박정민(신영복 역), 배누리(장현진 역), 이원일(윤박 역)까지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의 청춘배우들이 총출동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지금의 교복 입은 모습이 아닌 다음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한편 '드라마 스페셜'은 다시 단막으로 돌아가며 배우 기태영이 출연하는 '불침번을 서라'(연출 이덕건)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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