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공효진의 '공블리' 파워는 어디까지일까.
공효진은 지난 7일 방송을 시작한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진혁)으로 괴짜 캐릭터마저 사랑스럽게 만드는 '공블리'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주군의 태양'은 인색하고 오만한 쇼핑몰 사장 주중원(소지섭 분)이 귀신을 보는 음침한 여자 태공실(공효진 분)을 만나 펼치는 영혼 위로 콤비 플레이를 그리는 작품. 로맨스 코미디와 호러를 접목한 이색 장르로 방송 전부터 시선을 모았다.
무엇보다 다크서클을 드리우고 머리는 산발에 늘 귀신에 쫓기는 여주인공을 공효진이 어떻게 표현해 낼지 궁금증과 기대를 모았다.
공효진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녀는 무섭다가도 웃기고, 웃기다가도 슬픈 극 속 상황에선 순식간에 분위기를 바꾸며 흐름에 녹아들었다. 귀신이 보인다는 설정으로 인해 공포에 질린 표정을 연기하면서도 금방 코믹연기를 소화해내며 첫 회부터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공효진은 귀신을 쫓아내는 능력이 있는 주중원에게 다짜고짜 "귀신들 때문에 잠을 못자 피곤한데 손만 잡고 자면 안 되느냐"고 요구하는 태공실의 엉뚱한 면모도 사랑스럽게 소화해냈다. 무용수부터 개에 이르는 천연덕스러운 빙의 연기도 공효진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자연스러웠을까 싶다.
'주군의 태양' 연출자 진혁 PD는 드라마 시사회에서 "공효진은 감정몰입이 빠르고 순발력이 뛰어나다. 웃다가 울다가 무서워하다가 해야 하는데 그걸 다 한다. 다른 배우랑 하면 과연 이정도로 쉬웠을까 싶을 정도로 굉장히 잘 한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공효진은 전작인 MBC '최고의 사랑'에서 한 물 간 전직 아이돌 출신 연예인 구애정을 연기하며 국민 비호감 캐릭터로 열연했다. 구박 받고 무시당하는 상황에서도 늘 씩씩하고 밝게 헤쳐 나가는 모습을 자연스러운 연기로 소화했다.
자칫 밉상으로만 보일 수 있는 캐릭터를 현실감 있는 연기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동시에 비호감 마저 호감으로 흡입하는 강한 연기파 배우로의 면모를 보였다.
공효진은 그간 드라마 '파스타'를 비롯해 '고맙습니다', '눈사람', '네 멋대로 해라' 등의 작품에서 자신이 아니면 표현해낼 수 없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매 작품마다 과장스럽지 않고 절제된 연기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만들어왔다.
드라마 뿐 만이 아니다. 영화 '러브픽션'에서 겨털이 있는 여자 희진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도 그녀의 다양한 매력을 십분 표현해 냈다. 또 '고령화가족'에서는 툭하면 이혼하는 못난 딸이자 엄마인 미연이 얄밉지 않았던 것은 공효진의 사랑스러움이 한 몫 했다.
특히 공효진은 어떤 상대배우를 만나든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능력의 소유자. 공효진은 드라마 '파스타'에서 '붕쉐 커플'(붕어-쉐프 커플)신드롬을 낳은데 이어, '최고의 사랑'에선 독고진(차승원 분)과 실제 연인을 방불케 하는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했다.
'주군의 태양'에서도 '소공커플'(소지섭-공효진 커플)이 본격적인 로맨스에 돌입, 사랑인지 단순히 무서움을 막으려 함께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처럼 공효진 식의 리얼리티 연기가 '주군의 태양'을 통해 또 한 번 진가를 발휘했다.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듯한 진정성이 묻어나는 '공효진식 연기'를 선보여 시청자들을 열광시키기고 있다.
한편 지난 28일 방송된 '주군의 태양'에서는 주중원이 자신을 이성으로 대하지 않는 태공실의 모습에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주중원은 자신의 뺨을 어루만지며 "제가 이렇게 해도 아무렇지 않죠?"라는 태공실의 손을 두근대는 심장 가까이 옮기며 "그럴 리 없잖아"라고 말해 본격적인 러브라인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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