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과 부딪친 결혼 생활, 네 여자의 행복에 대한 결론은 가지각색이었다.
SBS 주말드라마 '결혼의 여신'(극본 조정선 연출 오진석 제작 삼화네트웍스)이 지난 27일 막을 내렸다. '결혼의 여신'은 제목처럼 결혼의 여신이 되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많은 등장인물의 모습을 담아냈다.
'결혼의 여신' 속 극중 인물들은 시부모와 자녀, 남편을 함께 이끌고 살아가는 워킹맘과 재벌가 며느리, 불륜 남편을 둔 평범한 주부,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남자관계로 고민을 하고 있는 직장인 여성 등 다양한 위치에 서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삶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이 과정에서 불륜, 시월드 등 '막장' 요소 역시 '결혼의 여신'은 자극적이거나 과장된 흐름을 보이지 않은 선에서 버무려지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마지막 회의 모습이 어느 한 장면을 통해 끝맺음을 짓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상상을 유도했다는 점은 드라마가 전하는 현실적인 이야기에 무게를 더 실었다.
주인공 송지혜(남상미 분)는 제주도에서 우연히 만난 김현우(이상우 분)와 오랜 시간이 지난 이후 다시 만났지만, 그것이 두 사람의 연인 발전을 의미하진 않았다. 또한 자신과 이혼한 강태욱(김지훈 분)이 송지혜에 대해 못내 아쉬움을 표하고, 시어머니였던 이정숙(윤소정 분)은 송지혜가 쓴 책을 보며 으름장을 놓고 협박하는 등 앞으로의 삶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그의 언니 송지선(조민수 분)은 워킹맘으로서 개인의 성공의 발판인 뉴욕 출장을 떠나며 자신의 행복 찾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시부모는 이에 대해 못내 섭섭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또한 재벌가 며느리 홍혜정(이태란 분)은 재벌가 '시월드'를 견디지 못해 5000억 원대 이혼소송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결국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시 '시월드'로 돌아왔다. 물론 남편 강태진(김정태 분)은 아직도 감옥에서 생활하면서 석방될 궁리만 하고 있었고 시어머니는 꾀병을 부리며 겨우 풀려나왔다. 재벌가 시월드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는 뜻이었다.
권은희(장영남 분) 커플 역시 과거 이혼 공방에서 겨우 벗어나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는 데 성공했다. 다만 남편 노승수(장현성 분)가 중국어로 회사 관계자와 통화를 하는 모습은 예전의 신시아 정(클라라 분)과 유창하게 영어로 대화를 나누던 모습을 떠올리게 할 만큼 의심스러워보였다.
네 주인공의 결말은 확실한 해피엔딩도, 충격적인 반전의 결과도 아니었다. 그저 물 흐르듯 새로운 이야기를 이어가는 과정 속에 마무리됐다. '결혼의 여신'이 그려낸 대한민국 현실을 살아가는 3,40대 여성들의 삶 역시 현실이었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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