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바 '크로스 로맨스'가 전하는 묘미가 심상치 않다.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네 이웃의 아내'(극본 유원 이준영 강지연 민선 연출 이태곤 제작 DRM미디어 드라마하우스)는 평범한 두 부부가 같은 아파트에 함께 살면서 펼치는 비밀스러운 로맨스를 다루고 있다.
두 부부의 엇갈린 로맨스는 사실상 불륜이라는 구조와 다름없다. 하지만 '네 이웃의 아내'는 이를 복수에 복수를 낳는 '막장' 구조가 아닌, 서로에 대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현실적인 위치에 서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과정에 더 초점을 맞춰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극중 네 인물은 대한민국 속 각박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평범한 유부남, 유부녀에 지나지 않다.
먼저 김유석이 연기하고 있는 안선규는 대학 병원의 의사다. 나름대로 똑똑한 머리를 갖고 의사까지 됐지만 치열한 경쟁 사회 무대는 그와 어울리지 않았고 권력, 돈에 대한 욕심을 전혀 가지지 않고 있다.
안선규가 가진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바로 아내 채송하(염정아 분)와의 부부관계. 이른바 '마누라성 발기부전'이라고 지칭된 안선규의 문제는 이른바 섹스리스로 고민하는 남자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 야동(야한 동영상)을 보다 채송하에게 들키고, 바니 걸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 등 채송하의 적극적인 부부관계 개선 노력에도 안선규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워킹맘 채송하는 잘 나가는 광고회사 팀장이다. 자연스럽게 집안일에 소홀할 수밖에 없지만 특유의 책임감 있는 삶으로 살고 있다. 하지만 무기력한 남편과 변화 없이 살고 있는 삶에 그녀도 결국 지쳐버린 상태다.
이 두 남녀가 만난 또 다른 두 남녀와의 이야기는 지긋지긋했던 삶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게 했다.
채송하가 만난 대기업 제약사업부 부장 민상식(정준호 분)은 채송하 못지않은 책임감 있는 남자다. 스스로 완벽한 남편이자 회사원으로 생각하고 있는 민상식은 회사 광고 계약과 관련해 만나게 된 채송하와 티격태격 부딪히며 색다른 느낌을 받았고 이후 채송하만의 여러 사연을 알아가면서 개인적인 감정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또한 안선규가 만난 민상식의 아내 홍경주(신은경 분)는 성실하고 차분한 성격에 집안일도 싹싹하다. 하지만 철저히 성과주의를 지향하는 민상식에겐 그저 답답한 아내일 뿐이었다. 하지만 홍경주가 안선규에겐 가장 이상적인 아내였다.
지난 28일 방송된 '네 이웃의 아내' 5회에서는 네 남녀의 엇갈린 로맨스가 점차 확대되는 모습을 그렸다. 먼저 민상식은 채송하가 자신의 회사에 건네진 제안서가 거절될 위기에 처하자 안쓰러운 마음을 가졌고 이후 오붓한 시간을 보냈고, 안선규는 친정어머니가 쓰러져 병원에 간 홍경주를 찾아가 안부를 전하며 서로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물론 이들이 스스로 감정 선이 변화하는 과정에 대해선 스스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각자 자신 앞에 놓인 권태기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보여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향후 네 남녀의 '크로스 로맨스'를 이어갈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태곤 PD는 "'네 이웃의 아내'가 권태기 부부의 갈등에 대한 해법을 직접 제시할 수는 없겠지만 여러 방법론적 해답을 내놓을 것"이라며 "분명 네 인물 모두 각자의 해답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네 이웃의 아내'가 불륜 드라마의 구조를 띄고 있지만 네 인물의 마음의 흐름이 그리는 스토리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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