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계인과 여배우의 사랑을 그리는 '별에서 온 그대'는 시청자들의 자세도 남다르다.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장태유 제작 HB엔터테인먼트, 이하 '별그대')가 지난달 18일 뜨거운 관심 속에 첫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해 드라마를 200% 즐기고 있다.
주인공 도민준(김수현 분)에 대해 시청자들은 외계에서 왔다는 설정과 놀라운 초능력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슈퍼맨'을 떠올렸다. 슈퍼맨처럼 위기에 빠진 미녀 천송이(전지현 분)를 구해내는 도민준의 모습이 슈퍼맨과 어딘지 닮았다.
이에 애청자들은 '별그대' 홈페이지 'UCC 포스터 콘테스트' 코너에 슈퍼맨과 도민준을 합성한 패러디 포스터를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슈퍼맨의 상징인 쫄쫄이 수트를 입고 빨간 망토를 두른 도민준의 모습이 절묘하게 어울려 웃음을 자아냈다.
악역 이재경(신성록 분)도 시청자들의 날카로운 눈길을 피해가지 못했다. 소시오패스 설정의 이재경은 연쇄살인마로 등장하며 '별그대'에 스릴러 장르를 더하고 있는 인물이다. 드라마의 갈등 축으로서 시청자들에게 아슬아슬한 긴장감과 때로는 소름끼치는 공포까지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재경의 차가운 눈빛에서 모바일 SNS 앱 캐릭터의 귀여운 매력을 발견해 냈다. 신성록의 가늘게 뜬 눈이 일명 '카톡개'로 통하는 프로도와 닮았다며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 심지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신성록의 연관검색어로 프로도(카톡개)로 등장할 정도다.
그런가하면 일부 네티즌은 신성록의 표정이 '사슴', '여우난곬족' 등으로 유명한 시인 백석과 닮았다고 주장해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별그대' 이재경을 연기하는 신성록의 눈매와 얼굴형 등 전반적인 이미지가 백석과 비슷해 네티즌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런가하면 과거와 묘하게 연결돼 있는 현재의 인물 관계가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이화(아역 김현수)가 천송이의 전생으로 의심되는 가운데, 시청자들은 송이를 짝사랑하고 있는 재벌 2세 이휘경(박해진 분)이 전생에 그의 남편이 아니었나 의심했다.
이화는 400년전 조선시대에 태어나 어린 나이에 시집을 갔지만 얼굴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 채 마당과부가 됐다. 이 때문에 죽은 남편은 등장하지 않았지만 송이를 향한 순애보를 보여주고 있는 휘경을 본 시청자들이 남다른 인연이 숨겨져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 것.
'별그대'는 SF 판타지에 로맨틱 코미디, 스릴러, 액션 등 다양한 장르가 뒤섞여 예측 불가능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다. 남자주인공이 외계인이라는 과감한 설정에 과연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을까 의심됐지만 '별그대'는 첫 방송 이후 줄곧 동시간대 1위를 지키며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시청자들 역시 이처럼 즐겁고 유쾌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별그대' 속 캐릭터와 이야기를 제대로 흡수하고 있다. 지구에 400년 머문 외계인의 기상천외한 사랑은 어떻게 결말을 맺을지 상상력을 자극한다.
최보란 기자r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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