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에서는 존경받는 상사이고 가정에서는 자애로운 할아버지인 '달려라 장미' 전국환이, 내친 김에 또 한 번 '사랑의 큐피드' 역할까지 자처했다.
31일 오후 방송된 SBS 일일드라마 '달려라 장미'(극본 김영인, 연출 홍창욱)에서는 회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황회장(전국환 분)이, 나연주(윤유선 분)를 짝사랑하는 장평문(이대연 분)에 힘을 실어주는 장면이 그러졌다.
이날 방송에서 황회장은 SL그룹 임원들과 회장실에서의 마지막 티타임을 가졌다.
앞서 황회장은 백장미(이영아 분)의 첫날밤 동영상 사건 경찰 수사 의뢰의 모든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황회장은 회사의 앞일을 걱정, 경찰 수사 의뢰는 만류했지만 황태자(고주원 분)가 독단적으로 일을 진행했고 결국 임시주주총회에서 황태자 본부장의 해임 건이 오르내리자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황회장은 "이렇게까지 하셔야 했냐"고 말하는 임원들에게 "그동안 부족한 날 잘 따라줘 고맙다. 노병은 좀 쉴테니 자네들이 회사를 더 키워달라. 또 부족한 황 본부장을 부탁한다"라며 손자를 걱정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였다.
잠시 뒤 회사를 떠나가는 황회장을 수많은 임직원이 현관에서 배웅하는 장면이 그러졌고, 그동안 황회장이 얼마나 존경받는 상사였는지를 가늠케 했다.

황회장은 불미스러운 일로 회장직에서 물러난 자신을 걱정하는 주변 사람들을 위해 일부러 더욱 태연한 모습을 보이는 현명함도 발휘했다.
황회장은 나연주의 집을 찾아가 "오늘부로 회사 때려치워 백수됐다. 장미 어머니 김치전이 먹고 싶어서 차 돌려 왔다. 김치전은 손으로 먹어야 제맛"이라고 말하며 소탈하게 김치전을 손으로 뜯어 먹었다.
또 "갑작스레 퇴직을 해 적적하시겠다"는 가족들의 걱정에도 "못해본 거 하면서 남은 인생 즐기려한다. 뒷방 늙은이 취급 마라. 이참에 연애나 할까"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앞서 황태자와 백장미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응원했던 황회장은, 이참에 또 한번 사랑의 큐피드가 되길 자처했다. 장평문이 나연주에 고백하도록 자리를 만든 것이다.
장평문과 바둑을 두던 황회장은 나연주가 떠준 조끼를 입고 좋아하는 장평문에게 "왜 뒤에 숨어서 좋아하나. 고백하고 연애다운 연애를 해라"라고 부추겼다. 그러나 소심한 장평문이 결국 용기를 못 낼 것임을 안 황회장은 한 가지 꾀를 냈다.
황회장은 장평문에게 "네가 고백을 안 하니 장미 어머니를 땅부자 안 사장에게 소개시킬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고, 장평문이 보는 앞에서 나연주에게 "날씨도 좋은데 바람 쐬러 나가시라. 좋은 일 있을 것 같으니 예쁜옷 입고 나오서야 한다. 차를 보내겠다"고 말해 장평문의 애간장을 태웠다.
불안한 장평문은 나연주의 뒤를 밟았고, 레스토랑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나연주를 보고는 황회장에 전화를 걸어 "왜 이러시냐"며 하소연했다.
황회장은 "나 안 사장 만나서 그쪽으로 가고 있다. 지금 결단을 내려라. 고백하겠다면 차를 돌릴 것이고, 오늘도 안 할거면 그리로 가겠다"고 통보했다. 물론 나연주를 만나러 올 안 사장 같은 건 없었고, 황회장은 집에서 전화를 받으며 안절부절 못하는 장평문의 목소리에 미소 지은 채였다.
결국 황회장 덕분에 용기를 낸 장평문은 레스트롱 안으로 들어가 나연주 앞에 앉았다. 그리고 "제가 무슨 얘기를 해도 놀라지 말라"고 예고한 후 "친구로서 아닌 남자로서 당신을 좋아한다"고 마침내 고백했다.
황회장은 힘든 사랑을 하는 주인공들의 조력자가 돼주거나 강단있는 선택으로 위기의 국면을 타개하는 등, 비록 조연이지만 '달려라 장미' 극 전개에서 비중있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31일 방송에서는 존경받는 상사이자 자애로운 할아버지, 나아가 센스 있는 사랑의 큐피드 모습까지 동시에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현명함의 아이콘 황회장이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길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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