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스타뉴스 2015 방송 결산]

대한민국 드라마의 소재는 다양 하지만 가족 이야기를 빼놓고 흘러가는 작품은 없다. 로맨틱 코미디에서도, 장르물에서도, 소위 '막장'이라고 불리는 드라마까지도 가족은 드라마의 단골 소재다. 드라마가 현실을 바탕으로 만드는 픽션이라는 것을 고려해 봤을 때, 가족은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세월이 흐르며 많은 것이 변하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은 1988년에도 2015년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1988년도의 가족애를 그린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88'은 2015년의 감성을 건드리며 '응팔앓이' 신드롬을 만들고 있다.

◆약하지만 강한 그 이름, 엄마
이일화(이일화 분)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존심도, 창피한 것도 모두 버릴 수 있는 전형적인 우리네 엄마다. 학생운동을 하다가 검문에 걸린 보라(류혜영 분)을 보고 발에 피가 나는지도 모르게 뛰어가 보라 앞을 막아서는 일화의 모습은 '엄마'라는 존재가 얼마나 위대한지 느낄 수 있게 했다.
라미란(라미란 분)은 심장병으로 수술을 앞둔 아들 정봉(안재홍 분) 앞에서 눈물 한 번 보이지 않는 강한 엄마였다. "간단한 수술이니 걱정할 것 하나 없다"라고 정봉을 안심시키지만, 아무도 몰래 휴게실에서 눈물을 훔치는 미란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남편 없이 혼자 선우(고경표 분)와 진주(김설 분)를 키우는 김선영(김선영 분)은 따뜻하면서도 강하다. 힘든 형편에 아이들을 남부럽지 않게 키우기 위해 목욕탕 청소도 마다 하지 않는다. 최무성(최무성 분)과 살림을 합치는 것이 어떻겠냐는 쌍문동 언니들의 성화에도 "선우 마음에 대못 박기 싫다"라고 거절하는, 아이들만 보고 사는 그런 사람이다.

◆개성 강한 아빠들..가족 위하는 마음만큼은 같다
성동일(성동일 분)은 겉으로는 고맙다는 감정표현을 잘 하지 않지만 아내와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만큼은 따뜻하다. 동일은 건강검진 후 조직검사를 받은 일화에게 "나는 하나도 걱정을 안한다"라고 일화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김성균(김성균 분) 앞에서는 "나 일화 없이는 못 산다. 일화 죽으면 나도 따라 죽을거다"라고 눈물을 흘리는,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성균은 항상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낸다. 개그 프로그램을 좋아해 "반갑구만 반가워요"라는 유행어를 하지만, 가족들이 이를 받아주지 않자 토라져 버리기도 한다. 그래도 정환(류준열 분)이 자신의 개그에 반응해주자 단번에 화가 풀리는 귀여운 아빠다. 또 미란에게 인정받는 남편이 되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며 집 안 가전제품을 고치는 모습은 성균의 매력을 더했다.
최무성은 말수가 적고 무뚝뚝하지만,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누구보다 강하다. 옆집에 강도가 들어 사람이 다쳤다는 이야기에도 눈 하나 깜짝 않지만, 택(박보검 분)이 사고가 났다는 뉴스에 맨주먹으로 자물쇠까지 부쉈다. 무성이 손을 덜덜 떨며 눈물까지 흘리는 모습은 그가 이전까지 감정표현을 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아프게 다가왔다.
류재명(유재명 분)은 쌍문고등학교 학생주임으로 동룡(이동휘 분)에게늑 특히 엄한 아빠다. 하지만 표현이 각자 다를 뿐, 엄하다고 해서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다른 것은 아닐 터다. 재명이 동룡에게 엄하게 대하는 것 역시 자식이 나쁜 길로 가지 않길 바라는 마음 때문 아닐까.

◆티격태격해도 핏줄은 핏줄이다
보라와 덕선(혜리 분)은 싸움이 그칠 날이 없이 매일 서로를 향해 으르렁댄다. 사실 으르렁댄다기 보다도 보라가 일방적으로 덕선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 어떨 때는 '저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독불장군이지만, 그래도 맏이는 맏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자신도 많이 놀랐지만 동생들이 충격받을까 무덤덤한 목소리로 할머니의 죽음을 전했다. 이런 보라의 모습에서 맏이의 의젓함을 엿볼 수 있었다.
정봉은 정환(류준열 분)에 비해 둥글둥글하고 성격이 좋다. '덕후' 기질이 있어 가끔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할 때는 정환보다도 어려보인다. 하지만 심장병으로 수술을 받은 뒤 깨어나자마자 정환에게 "코피는 괜찮아?"라고 묻는 정봉의 한 마디는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정환도 울컥하게 할 만큼 속 깊은 형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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