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 416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이자 전직 웹툰작가 침착맨(본명 이병건)이 만화가로서의 완전한 은퇴를 공식 선언하며, 만화계의 거장 허영만 화백에게 영상편지를 전했다.
20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는 '안침착맨' 특집으로 꾸며져 바둑기사 이세돌, 가수 김희철, 유튜버 침착맨, 그리고 유튜버 나폴리 맛피아가 출연해 솔직한 입담을 뽐냈다.
이날 방송에서 김국진은 침착맨에게 "다시 만화를 그릴 생각은 없냐"라고 물었다. 이에 침착맨은 단호하게 "만화는 중단했고, 계획도 없다"라고 답하며 사실상 은퇴를 확정지었다.
이어 그는 자신의 필명 '이말년'에 얽힌 비화도 전했다. 침착맨은 "이말년이란 필명으로 활동했다. 말년 병장이 그날 할 일이 정해져 있지 않은 삶이 좋았다. 살아갈 때 항상 미션이 필요한데 말년 병장은 없지 않냐"라며 특유의 여유로운 성향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웹툰을 그리면 말년 병장 생활이 불가능하다"라고 덧붙이며 만화가로서 느낀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웹툰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제 만화는 사실 아마추어 만화 게시판에 올리다가 반응이 좋아서 야후 웹툰에서 제의를 받고 시작했다. 그때 당시 고료가 세지 않아서 월 50만 원이라 알바와 병행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표현이 부족하다. 표현을 하려면 부단히 노력하고 단련을 해야 하는데, 단련할 시기에 인터넷 방송의 맛을 알아버렸다"라며 전업 유튜버로 방향을 바꾸게 된 배경을 밝혔다. 또 "그림과 달리 방송에선 말로 표현이 잘 돼서 인터넷 방송으로 빠졌다"라며 현재의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런가하면 팬들의 기대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전했다. "기다리는 분들이 계셔서 확실하게 만화는 그만뒀다고 말해서 인지가 된 상태다. 저를 전 웹툰작가, 현 유튜버로 소개하고 있다"라며 만화가 은퇴를 다시금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허영만 화백의 이름이 언급됐다. 김구라는 과거 방송에서 허영만이 침착맨의 필명 '이말년'에 대해 "새로운 스타가 나오는 것 같았다. 그런데 만화 실력이 점점 떨어진다. 이말년 씨, 술값 들고 나한테 전화해요"라고 남겼던 영상편지를 언급했다.

이에 침착맨은 "봤다. 영상편지를 보고 감사하면서도 제가 그만둔 이유를 정확하게 짚으셨구나. 대가는 다르다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방송 말미, 침착맨은 이날 방송에서 직접 허영만 화백에게 영상편지를 남겼다. 그는 "안녕하십니까 선생님, 말씀 너무 감사하고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데 인터넷 방송이라는 사파에 빠져서 정파의 길을 걷지 못해 죄송합니다. 관심 보여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인터넷 방송도 창작의 한 길이니까 제가 할 수 있는 창작을 하겠다. 선생님 만화의 독자로서 감사히 감상하겠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이어 그는 "제가 만화협회 소속이 아니다. 사실 정식 만화가가 아니다. 너무 큰 기대는 안 하시는 게…"라며 특유의 너스레를 떨었고, 마지막으로 "허영만 선생님은 만화계의 전설이다. 거론된 것만으로도 엄청 영광이다"라고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만화계의 신성으로 떠올랐다가 이제는 총 구독자 416만의 유튜버로 자리매김한 침착맨이, 대선배 허영만에게 남긴 영상편지는 웃음과 동시에 묵직한 여운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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