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오윤아(39)가 '신과의 약속'으로 결이 다른 악녀 연기에 도전했다. 이전에도 악녀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이번엔 '모성애'와 '인정욕구'가 결합된 아픔 있는 악녀다.
오윤아는 2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MBC 주말드라마 '신과의 약속'(극본 홍영희, 연출 윤재문) 종영 전 인터뷰를 가졌다.
'신과의 약속'은 죽어가는 자식을 살리기 위해 세상의 윤리와 도덕을 뛰어넘는 선택을 한 두 쌍의 부부 이야기를 그린 휴먼 멜로드라마.
오윤아는 극 중 흙수저 출신 변호사 우나경으로 분했다. 우나경은 사생아에 흙수저 출신이지만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성공가도를 달리기 위해 김재욱(배수빈 분)을 서지영(한채영 분)과 이혼시킨 후 자신의 남편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임신의 기쁨도 잠시, 우나경은 유산과 조기 폐경을 겪고 지영의 아이를 키우면서 병적인 집착을 드러냈다.

-'신과의 약속' 우나경의 감정 연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특히 최근 회차에선 굉장히 왔다갔다 하는 감정이다. 우나경이 초반엔 계속 쏘아보면서 연기를 했는데, 이젠 양심을 느끼고 눈도 깔면서 연기를 했다.
-이번 악녀가 그간의 악녀와 다른 점은?
▶이번 우나경은 이전 캐릭터들보다 확실히 더 악역인 것 같다. 하지만 이 여자의 사연도 있다. 작품 들어가고 처음엔 부담감이 없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역시 드라마는 진실함을 잘 보여주면 캐릭터가 살아나는 것 같다. 이 여자의 아픔을 가지고 연기하면서 나중에 좋은 신들이 나올 때가 있는 것 같았다. 나빠보이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진실되게 연기를 하려고 한다. 지금은 우나경에게 조금씩 연민이 보이고 있다.
-우나경의 뒤틀린 모성애,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작품을 선택한 계기가 되기도 했는데, 내 자식이 아니어도 끔찍함을 가질 수 있을까가 문제였다. 우나경은 어릴 때도 사소한 사랑을 받지 못한 사생아로 혼자 커왔던 여자였다.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갖고 싶어서 재욱을 만나고 임신하지만 유산을 하고 폐경까지 왔다. 자기 자식도 아닌데 남편의 아이를 키우는 데서 오는 감정이 복잡할 것 같았다. 그 와중에 아이에게 집착을 했다. 우나경의 정신적인 결핍이 집착과 애증으로 나타난 것 같다.

-SNS를 통해 촬영장 모습과 함께 "힘들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는데.
▶저희가 녹화날에는 한 번에 2회를 몰아서 찍는다. 감정이 격한 신을 연달아 찍으면 집에 갈 땐 목이 아프고 다음날 아침에 눈이 안 떠질 정도로 붓기도 했다. 우나경의 입장을 이해 해달란 것도 있었다. 처음부터 우나경은 모든 인물의 공격에 대응해야 했다.
-우나경에 대한 주변 반응은?
▶봐주신 분들이 주변에서 얘기를 해주신다. 아무래도 우리 엄마 주변 분들의 얘기를 많이 듣게 된다. 컨디션이 안 좋은 날 감정적으로 놓치는 신도 있기도 했는데, 그걸 보면서 스스로 속상해하기도 했다. 조금 더 생각했으면 이걸 놓치지 않고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엄마가 친구들에게 좋은 연락을 많이 받았다고 얘기를 전해주면 그런 반응이 너무 고마웠다.
-시청률이 계속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26일 36회 시청률은 15.7%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아무래도 작품을 하면서 시청률을 신경 쓰게는 되더라. 시청률이 안 나오면 충격을 받기도 했다. 열심히 한만큼 좋게 봐주시니 연기하는 입장에선 좋다. 20%대는 찍고 끝났으면 좋겠다.(웃음)

-지난 기자간담회 때는 극 중 오현경에게 따귀를 맞았을 때 많이 아팠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따귀 신 이후에 되게 아프긴했는데, 스태프들이 소리 때문에 놀랐다고 했다. 그 때 무엇인가에 찍힌 느낌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오현경 선배님의 의상 단추가 손바닥까지 길게 나와 있어서 그걸로 광대를 맞았던 것이었다. 연기도 연기였지만 순간적으로 욱했다. 언니와 사이가 좋았으니 망정이지.(웃음)
-'신과의 약속'이 종영까지 6회 남았다. 관전 포인트는?
▶마지막에 굉장히 상황이 고조된다. 정리가 되려면 뭔가 큰 게 한 방이 나올 텐데, 그게 우나경으로 인해 일어나겠다. 어떻게 그려질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잘 살려봐야겠다. 만약 나에게 같은 일이 닥쳤더라도 우나경처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여자가 행복을 갈구하다가 병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억지로 행복을 쫓다가 모든 게 무너지고 나서 어떠한 것을 찾지 않을까 싶다.

-최근 '진짜사나이300'과 '신과의 약속' 출연을 병행하며 '열일'했다. 이후의 계획은?
▶지금은 일단 좀 쉬고 싶다. 몸 회복을 좀 해야하겠다. 최근에 감정소모도 많았고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 재정비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아이와도 시간을 가지려 한다.
-자신이 원하는 배우로서의 이미지는?
▶사람 냄새나는 작품에서 누구나 공감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편안하게 대중들에게 다가서고 싶다.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서 어릴 때부터 노력을 했다. 언제 그런 역을 할 지는 모르겠지만 기다리고 있다. 나는 아직도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모든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긴장을 푸는 습관, 좋은 발성도 가져야 할 텐데 이번 작품을 통해 차근차근 공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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