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기 드문 '여성 누와르' 장르로 관심을 모은 '시크릿 부티크'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데오가 여제' 자리를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김선아, 장미희, 박희본 세 여자의 대결은 흥미로웠지만, 자극적 내용과 복잡다단한 전개로 수목극 왕좌에 대한 의구심을 남겼다.
지난 18일 오후 첫 방송한 SBS 새 수목드라마 '시크릿부티크'(극본 허선희, 연출 박형기, 제작 더스토리웍스)에서는 사업파트너였던 김여옥(장미희 분)과 제니장(김선아 분)의 관계가 틀어지고, 위예남(박희본 분)이 제니장과 국제도시개발이란 황금알을 사이에 두고 팽팽한 견제를 벌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먼저 김여옥은 오래전부터 자신의 집에서 살며 자신의 곁을 지키고, 데오그룹의 일을 도맡아오던 제니장과 등을 졌다.
김여옥은 제니장을 불러 차를 대접했다. 그녀는 "찻잎 만드는 스님이 나이가 많이 들어 아마 올 겨울 넘기기 힘드실 것 같다"면서 "이 찻잎이 마지막이 되겠지. 이 귀한 걸 누구랑 마실까 하다가 니가 젤 먼저 생각 났다"고 말하며 차를 찻잔에 따랐다. 이어 표정색을 돌변한 후 "우리가 가족으로서의 인연은 아닌가보다. 니 덕에 예남이도 사람 구실했다. 데오가에서의 네 몫은 이미 충분히 했다"고 말하며 작별인사를 고했다.

뒤이어 김여옥과 제니장의 과거 인연이 밝혀졌다. 집에서 김여옥은 휠체어를 탄 시아버지(데오가 전 회장)와 다퉜고, 이를 어린 제니장이 우연히 엿들었다. 김여옥은 죽은 남편에 대해 언급하며 "아버님이 죽인 것" 이라고 말했고 시아버지는 "니가 죽고 장수가 살아야했다. 이 집에서 썩 꺼져"라면서 며느리인 김여옥을 죽일 듯 노려봤다. 이에 김여옥은 휠체어를 탄 시아버지를 방 안에 가두고 자물쇠를 채웠다.
김여옥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니장을 발견하곤 "목욕탕에서 심부름 하던 애구나. 내가 널 지목했어. 내 집에 데려올 사람"이라고 말을 걸었고 "목욕탕으로 돌아가고 싶냐"고 협박을 하면서 그녀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었다. 현재 상황에서 김여옥은 제니장에게 "이제 자유롭게 살아. 큰맘 먹고 널 놔주는 것"이라고 말했고, 제니장은 "한 번도 져본적 없다"고 대응하며 그녀와 대립할 것임을 예고했다.

제니장은 김여옥의 딸인 위예남의 견제를 한몸에 받았다. 위예남은 국제도시개발을 성공시키기 위해 도준섭(김법래 분)을 포섭했고, 도준섭을 자기편으로 만드려는 건 제니장도 마찬가지였다.
위예남은 여성에게 약물을 복용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도준섭의 범죄 뒷처리를 도왔고, 이 비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경찰 박주현(장영남 분)이 죽임을 당하는 등 자극적인 전개가 펼쳐졌다.
'시크릿 부티크'는 첫 장면에서부터 파티 씬으로 고급진 인상을 전달하고, 데오가의 고급 저택을 배경으로 부유층 여성들의 세력다툼을 집중해 조명하는 등 기존 드라마와 차별화하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이를 전달하는 과정에 있어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폭행, 범죄와 같은 선정적 요소가 활용되면서 자칫 드라마의 본질을 잃진 않을지 우려도 낳은 게 사실이다. 과연 '시크릿 부티크'가 드라마 역사에 길이 남을 레이디스 누와르의 성공적 사례로 남을 수 있을 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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