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블랙독'의 서현진이 아이들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참스승의 면모를 보였다.
7일 오후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블랙독'(극본 박주연, 연출 황준혁)에서는 시험 문제 오류로 인해 고군분투하는 고하늘(서현진 분)의 모습이 담겼다.
이날 대치고에서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에도 두고두고 회자 될 '바나나' 사건이었다.
이는 국어 시험 문제로부터 비롯됐다. '성순이가 바나나와 수박 두 개를 샀다'가 몇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였다. 대치고 최상위권 학생들이 모여있는 동아리인 이카로스에서 이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
이 문제는 바나나 두 개와 수박 두 개, 바나나 한 개와 수박 두 개, 바나나 한 개 와 수박 한 개로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카로스는 다른 해석도 가능하지 않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바나나가 사람 이름일 수도 있다는 것. 고로 성순이가 바나나라는 친구와 함께 수박을 사러 갔다고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대치고 국어과 선생님들이 전부 모여 회의를 진행했다. 이 이의제기는 지해원(유민규 분)이 받았고, 이에 다른 선생님들은 "선생님 선에서 커트를 해줬어야 됐다", "아이들도 다 견적 내보고 만만한 선생님 찾아가는 거 아닙니까"라며 비난했다.
하지만 박성순(라미란 분)은 "이게 웃을 일이 아닌 것 같은데요? 이카로스 애들이 얘기했다잖아요. 걔들은 우리 학교 문, 이과 최상위권 애들입니다. 걔들이 단체로 와서 얘기했다는데, 난 듣기만 해도 심장 떨리는데 선생님은 아니신가봐요?"라고 반박했다.
이어 박성순은 "물리과 전체 성적 정정했던 거 기억 안 나세요? 혹시나 애들이 시험지 가져가서 문의하고 또 출제 오류 판정나면 다들 감당되시겠어요?"라고 물었다.
이에 3학년 담당이 아닌 국어과 선생님 한 명이 "이거 맞게 해주면 답 쓴 다른 애들이 가만있겠어요? 4점짜리인데"라며 한숨을 내뱉었다.
결국 해당 문제는 복수 정답 처리를 하지 않기로 했다.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맞을 수도 있지만,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이 아니었기 때문. 문법이라는 게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끝도 없는데, 이런 식이면 복수 정답으로 해야 되는 게 넘쳐나기 때문에 나온 결론이었다.
하지만 의문이 많이 남았다. 고하늘이 이에 대해 고민하자 박성순은 "뭔가 찝찝하죠? 왜 찝찝한지 내가 말해볼까요? 경험상 애들이 이렇게까지 나올 때는 애들 말이 맞는 거거든요"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후 고하늘은 다시 한 먼 국어과 회의를 진행하고자 했다. 이에 도연우는 "문제에 오류가 있고, 성적도 정정해야 된다는 얘기니까 시말서까지 쓸 각오는 해야 되는 거죠. 그러니까 선생님 스스로도 확실하지 않으면 더 나서지 마세요"라고 만류했다.
그러나 지해원으로부터 하수현(허태희 분)이 이카로스 반 학생들에게 어휘적 중의성을 가르쳤다는 것을 전해 듣고는 고하늘은 다시 한 번 용기를 냈다. 그의 옆에는 도연우(하준 분), 박성순, 지해원, 김이분(조선주 분)도 함께였다.
그렇게 다시 열린 회의 끝에 해당 문제는 정정하기로 했다. 복수 정답 처리를 하기로. 선생님들이 자신들의 권위와 귀찮음,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학생들의 불신으로 이루어질 학교 생활과 마주하고 싶지 않았기에 외면했던 것을 고하늘과 동료 선생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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