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 서우진 역

배우 안효섭(25)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2017년 KBS 2TV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훈남 축구 코치로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린 그는 3년 만에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로 한석규(56), 이성경(30)과 함께 지상파 미니시리즈 주인공으로 우뚝 서며 20대 남자 배우 기근 현상을 해갈해줄 스타로 떠올랐다.
안효섭은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에서 돌담병원 GS(외과) 의사 서우진으로 열연을 펼쳤다. 돌담병원에서 김사부(한석규 분)를 만나 성장한 서우진처럼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를 통해 또 한 단계 도약했다.
지난달 25일 드라마는 막을 내렸지만, '훈남 의사'로 완벽히 변신한 그의 인상적인 연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리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드라마 종영 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안효섭을 만났다. 어느새 '믿고 보는 배우'라는 평가를 얻을 정도로 성장했지만, 정작 그는 "동의할 수 없다"며 겸손한 태도를 않지 않았다.

-종영한 지 좀 지났는데,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거의 집에서만 지내고요. 자고 먹으면서 살 좀 찌우고 있어요. 촬영 때보다 7~8kg 빠져서 다시 찌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에서 연기가 늘었다는 호평을 많이 받았는데, 비결이 있나요?
▶아직도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현장에 계신 감독님의 디렉션이나 선배들의 조언이 많이 됐어요. 정말 열심히 가르쳐 주셨고, 저 또 한 배우고 싶은 열정이 있었기에 잘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한석규 선배가 특히 많이 가르쳐주셨나요?
▶한석규 선배님은 저한테 되게 아버지 같은 존재예요. 뭐랄까. '내 배우 인생에서 만나 볼까'한 정도의 선배님이죠. 한석규 선배님이 연기적인 조언을 제일 많이 해주셨어요. 연기 뿐만 아니라 가족처럼 포근함도 있으셔서 되게 따뜻한 마음으로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극 중 러브라인을 그린 이성경 씨와 키스를 하는데 어긋났다고 원성이 자자하더라고요.
▶(이)성경 누나랑은 처음엔 서먹하긴 했거든요. 걱정이 많이 있었는데, 생각해보니까 서우진과 차은재(이성경 분)의 서사를 위해서도 그 서먹함이 오히려 도움이 될 것 같더라고요. 막바지엔 다 친해졌어요. 성경 누나랑 촬영하면 에너지가 되게 넘쳐요. 피곤하거나 힘들 때도 항상 힘을 주는 누나예요. 보기보다 되게 잘 챙겨줘서 즐겁게 촬영했습니다.
-러브라인이 계속 어긋났었는데 연기하면서 답답하진 않았나요?
▶저도 사실 개인적으로 (서)우진이란 친구가 있으면 친하게 안 지냈을 것 같아요. 하하. 저도 연기하면서 되게 답답했거든요. 물론 우진의 어릴 적 트라우마나 실연들을 고려한다면 이해가 갈만한 대처지만, 그냥 딱 겉모습만 봐서는 답답해서 연기하면서도 답답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어느 지점에서 공감대가 있어야지 연기하기 수월했을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우진의 어릴 적 사건들이 바탕이 되니까요. 우진은 쉽게 누군가한테 마음을 줄 수 없고, 쉽게 마음을 받을 수도 없는 큰 벽이 생겨버린 인물이었어요. 우진의 입장에선 인간관계가 부담스럽고 경계심이 있는 게 문제였죠. 자기로 인해 피해가 가는 걸 싫어하는, 그래서 이유야 어떻든 자신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을 최대한 피하고 싶어했던 친구 같아요. 그런 걸 생각해보니까 왜 이렇게 대처하는지 이해는 가더라고요.

-촬영 초반에는 체중을 8kg을 증량했다고 했는데, 이유가 궁금해요.
▶사실 펠로우 2년차면 최소 32살은 돼야 하거든요. 실제 제 나이와 갭이 좀 있어서 혹시 너무 마르면 애 같아 보일 것 같더라고요. '겉모습도 좀 더 듬직한 의사로 만들어 보자'고 해서 살을 찌웠어요. 그런데 막상 찌우니까 생각보다 몸이 너무 커 보여서 무의식적으로 다이어트를 조금씩 했던 것 같아요.
-의사 역할은 이번에 처음이었잖아요. 수술 집도 연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사실 이 드라마를 촬영하기 전에 부담이 많이 있었어요. 아무리 병원을 내려가거나 동영상을 보면서 공부를 한다고 해도 어쨌든 의사가 아니니까 실제 촬영할 때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는 것에 걱정이 많았어요. 다행히 현장에 항상 자문 선생님이 두 분 계셨는데 하나하나 디테일을 잡아주셔서 크게 어려운 것은 없었어요. 다만 수술 집도할 때 액션 같은 것은 어렵긴 했어요. 초반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긴 했는데, 촬영하면서 노하우가 조금씩 생겼던 것 같아요.
-시즌1이 잘 됐던 작품이니까 오는 부담감은 없었나요?
▶여러모로 촬영 전에 되게 힘들었어요. 아무래도 원작도 있는 드라마고, 딱 주요 멤버들만 바뀌는 구조라 비교가 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 때문에 부담이 많이 갔어요. 이런 부담감을 갖고 준비하다 보니까 몸도 마음도 많이 상하더라고요.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기대하는 드라마다'는 생각으로, 부담을 열정과 긍정적인 에너지로 잘 이겨냈던 것 같아요.
-시즌2 시청률도 27.1%로 너무 잘 나와서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 어느 정도 예상은 했나요?
▶정말 예상은 1도 못했어요. 사실 드라마 홍보를 하면서 라디오에서 시청률 10%대 공약을 걸었어요. 10%도 제 나름대로 높게 걸었던 거거든요. 저한테는 거짓말 같고 꿈 같았죠. 역시 한석규 선배님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고…되게 그냥 얼떨떨했어요. 마지막에 정말 좋은 시청률로 끝났는데, 제가 출연한 드라마라는 느낌보다는 뭔가 되게 남의 일 같았어요.
-시즌2 시청률에 본인의 지분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해요?
▶저한테 나눌 지분이 있을까요. 감독님, 선배님들이 잘 이끌어 주셔서 나올 수 있었던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외적인 게 부각되는 드라마는 좀 피하고 싶었어요. 다양한 장르를 도전하고 싶었고, 기존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일단 처음에 작가님, 감독님이 컨택을 먼저 해주셨어요. 1~2시간 정도 저와 대화를 하면서 제 안에 우진의 모습을 캐치하신 것 같아요. 저는 거절한 이유가 없었어요. 워낙 시즌1 애청자이기도 했고, 제 연기 인생에 있어 도전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훌륭한 선배님들과 제작진과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될까 생각도 했고요.
-시즌3 기대하는 시청자들도 많은 것 같아요.
▶드라마 촬영 막바지에 조금씩 그런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모두가 같은 마음이긴해요. '시즌3를 하면 너무 좋겠다', '꼭 출연하고 싶다', '또 좋은 얘기 들려드리고 싶다' 이런 얘기는 많이 나오는데 아직 조심스러운 부분이라서요.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너무 소망하고 있어요.
-또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아직 안 해본 장르가 너무 많아서 다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좀 더 날 것의 인물을 해보고 싶어요. 각이 덜 잡히고 자유분방한 사고를 가진 인물을 해보고 싶어요. 스릴러나 호러도 해보고 싶고, 로맨틱 코미디도 해보고 싶어요. 사실 다 해보고 싶어요.
-김민재 씨와는 연습생 시절에 알았는데, 이번에 재회해서 감회가 새로웠겠어요.
▶그렇죠. 거의 5~6년 만에 보는건데, 이렇게 현장에서 일을 같이 한 것은 처음이거든요. 초반엔 연기하기가 힘들었어요. 은탁(김민재 분)이 되게 진지한 캐릭터인데, 그 진지한 모습을 못 보겠더라고요. 하하. 하지만 어릴 때 알던 추억 때문에 그랬을 뿐, 나중에 극에 몰입하다 보니까 너무 즐겁게 작업했어요. 원래 알던 사이여서 좀 더 편하고 재밌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양세종 씨랑도 이번에 재회했는데, 특별 출연하는 건 미리 알고 있었나요?
▶(양)세종이 형이 나올 줄은 몰랐어요. 간만에 같이 연기하니까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지난번엔 조카-삼촌으로 만났고, 이번엔 2년차 선후배 사이로 적대적인 관계를 연기했는데, 어떨까 되게 설레고 좋았어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많이 붙은 수식어가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였어요. 어떻게 생각해요.
▶일단 전 동의하지 못하고요. 그런 댓글들을 보면 되게 힘이 나긴 해요. 사실이든 아니든 요즘엔 그런 좋은 글에만 눈이 가더라고요. 옛날엔 '악플'을 보면 그거에 꽂혀서 힘들어했는데, 힘이 너무 나요. 좀 더 믿고 보고 배우가 되고 싶게 동기 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이번에 촬영하면서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거라는 걸 다시금 느끼고 있어요. 제가 어렸을 때 연예인들을 보거나 제가 좋아하는 우상들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저 또한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제가 하는 감정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조심스러워지더라고요.
-댓글은 많이 찾아보는 편이에요?
▶그렇진 않고 자연스럽게 이끌려가는 것 같아요. 그냥 안 보고 싶은데, 눈이 계속 가더라고요. 하하. 전 '주접 댓글'을 좋아해요. 어떻게 그런 비상한 생각을 하는지 신기하더라
-반응들을 보면 빠지지 않는 게 외모 칭찬이잖아요. 그런 반응들을 보면 어때요?
▶외모 칭찬은 사실 질리진 않는 것 같아요. 무슨 칭찬이든 좋잖아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죠. 개인적으로는 제 외모가 그렇게 마음에 들진 않아서 '왜지?' 이런 생각도 많이 들어요. 아니라고 반박하기도 이상하니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반대로 외모가 주목받으면서 연기가 가려진다고 생각하진 않나요?
▶아니요. 제 겉모습 때문에 연기가 가려진다는 건 연기가 부족해서란 생각이 들어요. 제 얼굴을 좋게 봐주시든 안 좋게 봐주시든 저는 연기를 제일 중점을 두려고 해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더 각인시켜서 자신감이 많이 붙었을 것 같아요.
▶참 신기한 현장이었어요. 시즌1에서 했던 제작진, 연기자 분들이 똑같이 해서 그런지,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였고 따뜻했어요. 그분들이 저에게 항상 자신감도 불어 넣어주시고 넘어져도 붙잡아주셨죠. 그런 과정을 5개월 겪으니까 자연스럽게 자신감도 많이 붙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보이는 게 넓어지면서 해야 할 게 되게 많다는 걸 느꼈고요. 배우로서 갖춰야 할 자세나 지켜야 할 것들,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들을 선배들에게 많이 배웠어요. 앞으로 해야 할 게 되게 많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한석규 씨와는 실제 연기해보니 어떤 분이었나요?
▶이렇게 얘기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되게 신인 배우 같으세요. 항상 흐트러진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항상 더 연구하고 더 배우려고 하세요. 사실 선배님 정도의 나이와 경력이면 안주할 만도 한데, 항상 먼저 현장에 오셔서 밝은 모습으로 계속 고민을 하세요. 그런 모습이 후배들이나 저한테는 자극이 많이 됐고, 정말 열심히 하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됐어요. 그리고 선배님을 보면 웃음이 나요. 그런 마성 같은 게 있어요. 실제 유머러스하고, 진짜 다정한 아버지 같아요. 최고의 선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데뷔 6년차가 됐어요. 데뷔 초에 비해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평가하나요?
▶뒤돌아보니까 6년이더라고요. 되게 빨리 시간이 같다는 생각이 밖에 안 드는 것 같아요. 그땐 아무래도 20살이었으니까 성숙해진 부분들이 있는데, 아직은 성장할수록 부족함을 느껴서 계속 점점 작아지는 것 같아요.
-배우로서 지금의 목표 지점은 뭐예요?
▶뭔가 계속 배우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안주하지 않고 계속 뭔가를 고민하고 찾는, 그런 과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