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철규 감독이 '악의 꽃'으로 탄탄한 연출력을 자랑할 수 있던 이유를 밝혔다.
김철규 감독은 6일 스타뉴스에 tvN 수목드라마 '악의 꽃' 종영 소감을 서면 인터뷰로 전했다.
'악의 꽃'은 사랑마저 연기한 남자 백희성(이준기 분)과 그의 실체를 의심하기 시작한 아내 차지원(문채원 분), 외면하고 싶은 진실 앞에 마주 선 두 사람의 고밀도 감성 추적극.
이 드라마는 도현수(이준기 분)가 아버지인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 도민석(최병모 분)의 죽음 후 15년 동안 백희성의 이름으로 살던 중, 강력계 형사인 아내에게 도현수란 정체를 들키게 되는 과정을 서스펜스로 그렸다. 도민석의 살인 공범인 진짜 백희성(김지훈 분)이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나면서, 도현수는 자신의 살인 누명을 벗고 가족을 지키기 위한 사투를 벌였다.

김 감독은 '악의 꽃'이 '서스펜스 멜로' 장르를 선보일 수 있던 이유로 "이 드라마에는 수많은 '대비'(contrast)의 코드들이 숨어있다. 대표적으로 선과 악의 대비, 거짓과 진실의 대비, 사랑과 미움의 대비, 그리고 (조금 다른 차원의 이야기지만) 멜로와 스릴러의 대비. 이렇게 서로 상반되는 요소들이 격렬하게 충돌하면서 파생되는 긴장감이 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악의 꽃'은 여타 서스펜스와 달리 따스한 멜로로 귀결되는 스토리가 인상적이었다. '악의 꽃'이 강조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김 감독은 "사람에게는 누구나 다 악의 씨앗이 있다. 그리고 그 씨앗을 어떤 방식으로, 어떤 색으로 틔워내는 가에 따라서 그 사람이 악인이 될 수도, 선인이 될 수도 있다"며 "도현수의 아버지는 악의 화신같은 인물인데, 도현수 안에 있는 악의 씨앗을 제대로 악으로 꽃피우게 하려는 욕망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의도와 달리 차지원이란 인물을 만나면서 그 악의 씨앗이 악이 아닌 선으로, 사랑이자 희망으로 꽃피우게 되는 이야기를 보여드리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 드라마는 과거 연쇄살인사건 공범이 도현수인지, 백희성인지 혼란을 갖게 만들어 쫀쫀한 추리극을 만들기도 했다. 김 감독은 "공범의 정체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의도적으로 백희성(김지훈 분)은 약해보이게, 반대로 백만우(손종학 분)은 강해보이게 표현했고 인신매매범과의 연락수단인 2G폰을 만우가 지니게 한 것도 그런 혼란을 주기 위한 장치였다"고 말했다.
또한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악의 꽃'이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건 두말할 것도 없이 유정희 작가의 훌륭한 대본이다. 독특한 이야기 설정, 강렬한 캐릭터, 예측불허의 전개, 절절한 감정선을 설득력있게 그려내 줬다"며 "특히 이런 장르적인 드라마는 중반을 넘어서면서 완성도가 급격히 무너지기 쉬운데 마지막까지 긴장감과 몰입도을 잃지않고 전체적으로 대단히 밀도 높은 서사를 완성해 준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그래서 유정희 작가의 차기작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고 작가의 역량에도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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