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지원, 박하선 그리고 특별출연한 박시연을 비롯한 여러 배우들의 활약과 작가의 경험담을 맛깔나게 버무려져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산후조리원'. 연출을 맡은 박수원 PD의 연출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1월 24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산후조리원'(극본 김지수, 연출 박수원, 제작 tvN·래몽래인, 8부작)은 '산후조리원'은 회사에서는 최연소 임원, 병원에서는 최고령 산모 현진(엄지원 분)이 재난 같은 출산과 조난급 산후조리원 적응기를 거치며 조리원 동기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격정 출산 느와르다.
'산후조리원'은 엄지원, 박하선, 윤박 등 주연 배우들이 극 초반 망가짐 불사한 연기와 감동과 웃음이 조화를 이뤄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또 김지수 작가의 경험담이 오롯이 담겼다고 해 '리얼 드라마'로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 박수원 PD가 8부작이란 짧은 회차에 아기자기하면서도 인물들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화면에 담아내면서 '산후조리원'의 본방 사수를 부추겼다. 8회 방송 동안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은 일등 공신 중 한 명인 박수원 PD가 서면을 통해 그간 못다 한 '산후조리원'의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먼저 시청자들의 관심 속에 '산후조리원'을 마친 소감은 어떤가요.
▶ 재밌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큰 관심을 받아서 놀랍기도 했습니다. 넘치는 사랑을 주셔서 방송하면서 행복했습니다.
-8부작 드라마, 시청자들의 관심이 한창 오르는 단계에서 종영을 했어요. 아쉬움은 없었나요.
▶ 처음부터 이유 있었던 8부작이었습니다. 산후조리원 생활을 리얼하고, 공감가게 그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보통 2주 정도 머무는 산후조리원 생활을 기존 드라마처럼 길게 만들려면, 공감 스토리보다는 다소 극적인 설정이 더 많이 필요한데 그런 점이 과연 우리의 원래 의도에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을 했었죠. 물론 비교적 빨리 끝난다는 점은 살짝 아쉽기도 하지만, 완성도를 생각하면 후회는 없습니다.

-'산후조리원'은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였죠. 혹시, PD가 생각하는 배우의 명장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정말 많은 명장면이 있지만, 저는 엄지원 배우가 3부에서 치킨 모자를 쓰고 딱풀이를 보며 처음 자신의 진심을 이야기하는 신이 참 좋았어요. 치킨모자를 쓴 코믹한 그림 속에서 진정성 있는 엄마의 마음을 처음 고백하는 신이었는데, 촬영하면서도 그렇고 편집하면서도 '배우는 배우다'라고 생각되더라고요. 감정 연기를 몰입하기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 이렇게 찡하게 감정연기를 하지'라고 생각했어요. 심지어 촬영 땐 치킨다리가 계속 멈춰서 엄지원 배우가 연기도 하면서 모자에 치킨 다리도 작동시켜야 했거든요. 감정 연기를 방해하는 악조건만 있었는데도 정말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줘서 빛났던 명장면이라고 생각해요.
-엄지원, 박하선, 최리, 임화영, 장혜진, 그리고 윤박 등 여러 배우들의 호흡은 얼마나 만족하나요.
▶ 모든 배우들에 200퍼센트 만족합니다. 각 캐릭터들을 훨씬 더 매력적이고 사랑스럽게 표현해줘서 제작진으로서 정말 감사했어요.

-제작발표회 당시 박하선이 사비까지 털어서 '산후조리원'에서 사용할 의상, 물품을 구비했다고 했어요. 어떻게 제작비 절감 효과는 있었는지, 그리고 박하선의 이런 열정에 PD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 (산후)조리원 고수라는 은정이의 캐릭터 디테일을 잘 살려준 배우의 열정이 연출자로서 정말 고마웠어요. 제작비 절감 효과는 잘 모르겠지만요. 하하하. 그리고 박하선 배우의 많은 아이디어와 준비 덕분에 볼거리 풍성한 은정이가 만들어진 건 사실입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신이 있나요? 특히 아기 등장신은 쉽지 않았을 듯 하네요.
▶ 아기 등장신은 연출자 입장에서도 많이 부담이 되었던 신들이기도 했어요. 아기의 안전이 최우선이었기 때문에 아기 신을 찍을 때는 더욱 철저히 방역하고, 구급차도 상주하고 아기 컨디션에 최대한 맞춰서 촬영을 했죠.
또 아기 전담 연출부가 있어서 딱풀이(오현진의 아들) 옆에 같이 있다가 "딱풀이 지금 기분 좋습니다" 혹은 "안 좋습니다" 하고 무전으로 전달해주면 현장에선 그거 듣고 딱풀이 촬영을 진행하거나 혹은 기다렸다가 했죠.
하지만 힘들진 않았던 게, 딱풀이가 연기를 정말 잘했거든요. 마치 대본을 읽고 온 아기처럼 딱딱 필요한 표정을 지어줄 때가 있었어요. 정말 신기하게도요. 간혹 저에게 '아기의 저런 표정은 어떻게 연출한 거냐'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저도 모르겠어요. 어떻게 된 건지. 딱풀이가 그때 그 표정을 지었어요.

-주연 배우들 못지 않게 많은 여러 카메오 출연 배우들도 화제를 모았죠. 이들과 한 번 작품으로 호흡을 맞춰 보고 싶다고 생각한 배우가 있나요?
▶ 카메오로 출연해주신 모든 배우 분들이 다 감사했고, 다들 짧게만 스쳐지나갔기 때문에 다음번엔 작품으로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는 생각들이 다 들었어요. 그 중에서도 특히 박시연 배우는 특수분장으로 정말 많은 고생을 했고, 한 회의 주인공으로 분량도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효린이란 캐릭터에 정말 큰 애정을 갖고 촬영에 임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했어요. 다음 번엔 특수분장 없이, 배우 분이 마음도 몸도 편한 환경에서 한 번 같이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생각이 들었어요.
-시즌제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이 제법 있어요. 시즌2를 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요.
▶ 결말은 꼭 시즌2를 염두에 두었다기보다는, 산후조리원은 잠깐의 천국이 맞았고 이제 더 큰 세계가 열린다는 공감대를 반영한 결말이었어요.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역시나 '산후조리원'의 DNA를 유지한 리얼 코믹의 새로운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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