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엄정화가 작품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엄정화는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지니TV 드라마 '금쪽같은 내 스타'(극본 박지하, 연출 최영훈, 약칭 '금스타')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금쪽같은 내 스타'는 대한민국 최고의 톱스타가 하루아침에 평범한 중년 여성이 된 후 펼쳐지는 로맨틱 코미디로, 엄정화는 극 중 25년의 세월을 단숨에 뛰어넘은 경력 단절 톱스타 봉청자이자 임세라 역을 맡아 열연했다.
엄정화는 최고 시청률 18%를 돌파한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에 이어 '금쪽같은 내 스타'로 두 작품 연속 사랑받은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다"며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다들 유쾌하게 봐 주셔서 기분이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중년 로코(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에서, 아무래도 푸릇푸릇한 느낌은 아니라 걱정했는데 오히려 중년 로코라는 부분을 많이 좋아해 주셔서 다행이고 감사한 마음"이라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 엄정화가 빚은 임세라 그리고 봉청자
엄정화는 극 중 과거의 톱스타 임세라 그리고 25년이 흐른 후 평범한 중년 여성 봉청자를 연기했다. 한 인물이지만 색깔이 전혀 다른 임세라와 봉청자를 연기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은 무엇일까.
엄정화는 "20대 임세라와 50대 봉청자의 성격 차이가 많이 보이는데, (봉청자가) 어린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25년 동안 쌓여있던 것들이 자기도 모르게 툭툭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사람이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그날의 무드가 결정되지 않나. 봉청자도 그러지 않았을까. 그날의 분위기가 자기를 이끌 때도 있듯이 말이다.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봉청자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속절 없이 나이 오십이 된 사람인데, 거의 은둔을 하다시피 살았던 그 세월동안 자기 관리도 거의 안 했지 않나. 그래서 저도 봉청자를 연기할 때는 최대한 거울을 안 보고, 미모 체크보다 못생김 체크를 먼저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임세라와 봉청자를 오가며 외적인 모습에도 변화를 준 엄정화. 체중 증·감량 관련 질문에 그는 "(살을) 막 찌운 건 아니다. 그냥 먹는 거 조심하지 않고 떡볶이도 먹었다. 그렇게 편하게 몇 달은 산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인상적이었던 대목도 밝혔다. 엄정화는 "처음 대본을 봤을 때 '기억을 잃었다, 스타였다, 다시 하나부터 시작한다'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도 나를 못 알아본다면 저도 다시 시작할 수 있고, 시작하고 싶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많이 공감도 되고 즐기면서 촬영했다"고 말했다.
'닥터 차정숙'에 이어 '금쪽같은 내 새끼'까지, 최근 작품들을 통해 현실과 한계의 벽을 깨고 꿈을 좇는 인물을 연기해 온 엄정화. 그는 이같은 작품에 참여한 것과 관련 "요즘 필요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또한 "저 역시 배우로서 변하지 않는 건 작품에 대한 갈망"이라며 "작품을 사이사이에 두고 앞으로를 생각할 때 불안하고 괴로워했던 마음들이 조금씩 옅어진다. 그 대신 (미래를) 기대를 하게 된다"고 전했다.

◆ 송승헌·지진희와 재회..수다 끊이지 않는 현장
엄정화는 이번 드라마로 송승헌과 영화 '미쓰 와이프' 이후 10년 만에 재회한 것에 대해 "변하지 않은 건 송승헌의 외모"라며 "10년 전과 거의 똑같더라. 독고철(극 중 송승헌 역할명) 상의 탈의 장면이 있는데, 매너상 최대한 안 보려고 했는데 저도 모르게 눈이 갔다"고 밝혔다.
이어 "변한 건, 송승헌의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넓어졌다는 걸 많이 느꼈다. 더 푸근해진 느낌이다. 사람 놀리는 거 좋아하고 그러더라. '미쓰 와이프' 때는 그렇게 재미있는 캐릭터인 줄 몰랐는데 이번에 드라마 촬영하며 길게 보니까 성격도 더 많이 알게 된 것 같다"고 송승헌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송승헌 역시 엄정화에게 "여전하다"는 재회 후기를 남겼다고. 엄정화는 "(송승헌이) 저보고 '선배님은 왜 이렇게 안 달라졌냐'고 하길래 제가 '(송)승헌 씨는 어떻게 그렇게 똑같냐'고 말했다. 아마 옆에서 듣는 사람들은 괴로웠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금쪽같은 내 스타'를 통해 배우 지진희와도 반갑게 재회했다. 엄정화는 "(지진희와) 거의 15년 만에 다시 만났는데 변한 게 없더라. 저희 첫 인사가 '운동은 하시죠?'였다. 반갑고 수다가 끊이지 않았던 현장"이라며 미소 지었다.

◆ 엄정화 "음악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전할 것"
엄정화가 지난 2017년 12월 발표한 '엔딩 크레딧'(Ending Credit)은 아픔을 딛고 9년 만에 선보인 앨범의 수록곡이다. 2008년 발매한 '디스코' 활동 이후 갑작스럽게 갑상선 암 수술을 하다가 목 신경을 다쳤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후유증을 겪었기 때문.
엄정화는 가수 활동에 대해 "예전에는 1년에 앨범 한 개씩 꼭 내던 시절이 있었고, 그때는 그런 시스템이었다. 지금은 누군가가 제 앨범을 기다리는 시기는 아니라서 제가 만들고 싶을 때 만든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이전 앨범은 제가 회복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 만든 앨범이었고, 그 앨범 만들기까지 9년이 걸렸다"며 "극복한 이후의 앨범은 저도 지금 생각 중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고 싶은 얘기가 바뀌니 최종적으로 어떤 음악이 될지는 저도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엄정화는 지난 1993년 정규 1집 '소로우풀 시크릿'(Sorrowful Secret)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후 무대, 브라운관, 스크린을 오가며 대체불가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가수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얘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예전에는 음악 스타일에 더 많은 관심을 뒀는데 이제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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