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친애하는 X' 백아진 역 배우 김유정 인터뷰

배우 김유정이 파격 변신에 나섰다. 카타르시스와 스트레스를 오가며 완성한 '친애하는 X'를 통해서다.
김유정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친애하는 X'(극본 최자원, 반지운/연출 이응복, 박소현)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해당 인터뷰는 당초 계획됐던 25일 예정대로 진행됐으나 같은 날 별세한 고(故) 이순재 추모에 동참하기 위해 인터뷰 공개를 28일로 늦췄다.
'친애하는 X'는 지옥에서 벗어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가면을 쓴 여자 백아진 그리고 그녀에게 잔혹하게 짓밟힌 X들의 이야기를 드린 드라마로, 김유정은 주인공 백아진 역을 맡았다.
백아진은 위태로운 어린 시절의 상처를 딛고 대한민국 최고의 톱배우로 거듭난 인물이다. 김유정은 감정의 동요 없이 상황을 파악하고 주도권을 쥐는 악녀 백아진의 모습을 차분한 말투, 미세한 시선 변화로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있다.
김유정은 '친애하는 X'가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에 대해 "티저 공개 반응부터 이렇게 좋을지 몰랐다. 배우들끼리는 걱정도 되면서 (본편이) 공개되면 티저 때와 마찬가지로 반응이 잘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 극 중 백아진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촬영 임해

그는 "팬들도 좋아해 주셔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원작을 사랑해 준 팬들이 계시지 않나. 원작 팬들도 재미있게 봐 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기분이 좋았다"고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유정은 '친애하는 X'를 통해 2014년 영화 '우아한 거짓말'(감독 이한) 이후 약 10년 만에 악역으로 변신했다. 당시 김유정은 학교 폭력 가해자 화연 역으로 악역에 처음 도전했다.
김유정은 "(화연 역은) 어린 캐릭터이기도 하고 백아진과 색깔이 많이 다른 편"이라며 "백아진이라는 인물 자체가 원작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이 있고 대본에서도 그렇게 그려져서 걱정을 많이 했다. 어떻게 표현할지, 악을 가진 캐릭터가 주인공이 됐을 때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그 아슬아슬한 선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백아진을 연기하며) 약간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 캐릭터"라고 털어놨다.
이어 "한 번도 접하지 못한 성향의 인물이라 그 부분에 많이 끌리기도 했다. 작품에서 극적인 인물, 상황이 나오면서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최대치의 감정이 많이 표현됐는데, 그 부분을 흥미롭게 생각했다.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잘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유정은 극 중 심성희(김이경 분)나 아버지와 대립하는 구도에서 카타르시스를, 또한 같은 지점에서 스트레스를 동시에 받았다고.
그는 "심성희한테 막 쏟아내면서 반격할 때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었고, 아버지와 옥탑방 시퀀스에서 대결하는 신에서도 평소 느끼기 힘든 감정들이 극한으로 치달았다. 그때 카타르시스를 강하게 느꼈다. 또한 같은 부분에서 똑같이 스트레스도 있었다. 연기를 할 때는 인물로서 그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스트레스가 있어야 했다. 표정이나 행동들을 짜임새 있게 하기 위해 스트레스가 공존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간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김유정. 이번 드라마에서 파격 변신을 한 탓에 주변에서는 "무섭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김유정은 "다들 무섭다고 하시더라. 장난으로 피하는 척하는 분들도 있었고, 가족이나 친구들이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얘기해 주셔서 뿌듯했다. 무엇보다 원작 팬들이 백아진 자체가 보인다고 하셨을 때 가장 안심이 됐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김유정이 백아진에게 느끼는 감정은 어땠을까. 그는 "백아진을 응원하고 싶진 않았다"며 "'내가 이 아이를 응원할수 있는가, 이 아이한테 돌을 던질 수 있는가'라고 상반되는 질문을 계속해서 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큰 틀에서 봤을 때는 앞으로 우리가 같이 살아가면서 서로와 더 어떻게 교감할지, 어떻게 친절하고 다정하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가지길 바랐다"고 자신이 생각한 캐릭터와 작품에 대한 방향성을 설명했다.
◆ 작품서 호흡 맞춘 김도훈과 열애설 해프닝

김유정은 '친애하는 X'로 호흡을 맞춘 김영대, 김도훈, 황인엽 등에 대해 "워낙 회의도 많이 하고 대화하는 자리도 많이 가져서 촬영 전부터 친해진 상태였다. 가족처럼 지낸 것 같다. 연기할 때 불편함이 하나도 없이 캐릭터 자체가 돼서 즐겁게 연기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김영대와 김도훈을 떠올리며 "두 분 다 순수하고 맑고 밝은 배우"라며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서로 배려를 많이 하는 배우들이라 고마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 (극 중) 백아진이 스스로 고립되는 인물이라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다른 배우들이 나와 호흡을 못 한다고 느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미리 양해를 구하기도 했지만 고민이 무색하게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워낙 친하게 지낸 탓에 김유정과 김도훈은 뜻밖의 열애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두 사람이 베트남 나트랑 여행을 떠난 사진이 게재된 것. 그러나 이는 둘만의 여행이 아닌 '친애하는 X' 단체 여행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열애설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김유정은 열애설에 대해 "저희끼리는 (열애설을) 계기로 작품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농담을 했다"며 "제 휴대전화에 저희 둘만의 사진이 아니라 감독님이나 다른 분들 사진도 많다"고 밝히며 유쾌하게 웃었다.
이어 "(주변 사람들에게) 친근함으로 다가가려고 한다. 그간 현장에서 보고 배운 게 많기 때문에 '나중에 나도 잘 이끄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자연스럽게 현장에서 그런 마음가짐이 생기는 것 같다. 물론 다 되는 건 아니고 어려움이 있지만 제가 다가갔을 때 흔쾌히 받아주는 분들 덕분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 아역 배우에 심리 상담사 붙여야 한다고 말한 이유

'친애하는 X'는 19세 판정을 받을 만큼 잔혹한 사건, 심리 묘사들이 포함된 드라마다. 이에 김유정은 아역 배우들을 위해 제작진에게 심리 상담사 섭외를 제안하는 등 배려심 있는 모습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같은 미담에 대해 김유정은 "감독님과 상의를 하다가 아역 배우들이 그 부분을 도움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저도 필요하면 요청을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감독님이 당연히 그렇게 하시려고 했다더라"고 밝혔다.
그는 "어렸을 때는 못 느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남은 잔상, 무의식적으로 쌓인 상처, 자극적인 감정들이 있긴 하더라. 그런 걸 현장에서 바로 풀어줄 수 있는 장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감정을 많이 쓰는 직업으로서 꼭 필요하다는 걸 깨달은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요청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03년 광고 모델로 연예계 데뷔한 김유정은 그간 영화 'DMZ, 비무장지대', '친절한 금자씨', '각설탕', '추격자', 드라마 '일지매', '동이', '구미호 : 여우누이뎐', '해를 품은 달', '메이퀸', '황금무지개', '그르미 그린 달빛',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홍천기', '마이 데몬', 영화 '제8일의 밤', '20세기 소녀' 등에 출연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벌써 데뷔 약 22년 차인 김유정에게 멘털 관리 비법을 묻자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그 부분이 숙제인 것 같다. 작품을 촬영하며 쌓인 감정들이 제대로 풀렸을까에 대한 의문도 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저도 여전히 가끔 혼란스러울 때도 있고 쫓기는 기분이 들 때도 있다"면서 "그런 감정들을 느낄 때 응원의 말을 들으면 힘이 된다. 지금까지 차곡차곡 잘 해왔으니 또 잘할 수 있을 거라는 마음, 감정을 갖고 가려고 한다"고 담담히 속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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