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금토드라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 배우 강태오 인터뷰

배우 강태오가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 명연기 짤에 대한 비화를 밝혔다.
강태오는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MBC 금토드라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극본 조승희, 연출 이동현, 이하 '이강달')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는 웃음을 잃은 세자와 기억을 잃은 부보상의 영혼 체인지 역지사지(易地四肢) 로맨스 판타지 사극으로, 강태오는 극 중 대리청정 중인 조선의 세자 이강 역을 맡았다.
강태오는 복수를 준비하는 진지하고 카리스마 있는 면모부터 절절한 로맨스, 유쾌한 영혼 체인지 연기까지 폭넓은 연기 변주를 선보였다. 특히 빈궁과 똑 닮은 박달이(김세정 분)를 만나면 흔들리는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해 호평받았다.
강태오는 "2025년을 '이강달'로 하얗게 불태웠다. 사계절, 올 한 해는 '이강달'과 함께 했다. 긴 프로젝트가 끝나니 아쉽고 섭섭한 마음이 있지만 아쉬운 만큼 좋은 추억이라 감사한 마음도 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강태오는 지난 2019년 KBS 2TV 드라마 '조선로코 녹두전'(이하 '녹두전') 이후 약 6년 만에 사극에 임했다. 이에 대해 그는 "처음에는 걱정이 됐다"며 "팬분들이 '녹두전' 때 모습을 아직도 좋아해 주시는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까 걱정이 컸다. '이강달' 촬영 전 '녹두전' 모음집을 다시 한번 봤다. 그때와 완전히 똑같이 하려고 하진 않았지만 기본적인 사극 톤을 되새기기도 하고 마음가짐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사극 명가'로 불리는 MBC에서 사극을 촬영한 것에 대해서는 "저도 익히 그 명성을 들었다. 작품 들어가기 전 기대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 부담이 컸던 것도, 큰 숙제라고 생각한 것도 사실"이라고 그간 느낀 부담감을 털어놨다.
이어 "'MBC 사극의 전통이 나로 인해서 무너지면 어떡하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저와 김세정, 감독님 셋이 머리를 맞대고 많은 대화를 나누며 잘 마무리한 것 같다. 정말 작품이 잘 나오길 바랐다. 시청자 반응 같은 건 일부러 잘 안 보는 편인데, 많은 칭찬 중 가슴 아픈 멘트를 보면 쿨하게 넘기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관리를 위해 피부과도 열심히 다니고 식단도 했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극 중 이강이 일몰의 바다를 배경 삼아 말을 타고 달리며 우는 3화 엔딩신은 '이강달'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방송에서는 강태오가 말을 타고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장면이 실제로는 그가 말이 아닌 '인간 가마'를 타고 연기한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이들의 '웃음벨'로 작용했다.
'강태오 명연기' 짤에 대해 강태오는 "그 영상 제가 올린 거다"고 당당하게 밝힌 뒤 "매니저가 찍어준 영상을 홍보차 올린 건데 어머니가 그걸 보셨는지 '이게 뭐냐. 고생 많이 한다'고 하시더라"고 밝혀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그는 "정말 중요한 신인데 해는 지고 있고, 렉카 바퀴는 모래에 빠지고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결국 스태프들에게 업힌 채로 연기했다. 일몰 때라 생각할 새도 없이 무조건 집중만 했다. 당시엔 저도 '감독님, 이게 맞아요?'라고 물으며 걱정했는데 나중에 보니 댓글창에 키읔(ㅋ)이 엄청 많더라. 감독님이 워낙 유쾌한 분이라 '홍보해줘서 고맙다'고 하셨다"고 회상했다.
강태오는 극 중 빈궁을 잃고 싶지 않은 간절함과 애절함을 선명하게 각인시키는 동시에 알콩달콩한 로맨스와 코믹한 순간들로 깨알 같은 재미까지 선사했다. 그는 "감정 라인을 빌드업한다기보다 감독님, 작가님과 서사 분석한 것을 기억으로만 갖고 연기에 임했다. 신 바이 신(scene by scene)으로 해나간 것 같고, 그 안에서 개연성을 만들었다"고 연기에 임한 과정을 설명했다.
이강을 연기하는 강태오의 오열 연기도 화제를 모았다. 강태오는 "대본 지문에 '눈물을 흘리며'라고 적혀 있을 때 '눈물'에 꽂히면 오히려 눈물이 안 난다. 저는 부담을 갖는 스타일이고 강박증을 많이 갖는 스타일인데 강이가 워낙 많이 울어서 나중에는 알아서 눈물이 나오더라"고 눈물 연기 비결을 고백했다.

이어 "복수심에 울 때는 디테일한 부분을 생각하고 싶어서 조명 세팅할 때 눈을 안 감고 있었다. 그 상태로 최대한 참아 눈을 벌겋게 만들고 연기했다. 또, 강이가 연월과 달이 대할 때 다른 지점을 만들고 싶었다. 달이에게 울분을 토할 때는 좀 더 남자다운 모습을, 연월이 앞에서는 한없이 무너지는, 모성애를 자극시킬 만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눈물 연기 차별점에 대해 말했다.
강태오와 지난 1년을 함께 보낸 '이강달'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강태오는 "제가 자연을 좋아해서 그런지 '강', '달', '흐른다'는 표현이 기분을 묘하게 만들더라. 그런 느낌이 결과적으로 여운 짙은 작품이 되도록 한 것 같다. 지금 가진 이 여운이 너무 좋아서 쭉 이어졌으면 한다. 2025년도를 '이강달'로 불태웠으니 내년에는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며 '이강달'만큼 좋은 작품, 새로운 장르를 가슴에 품고 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강달'은 이강과 달이의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이같은 결말에 대해서 강태오는 "왕도 되고 애도 낳고 잘 살고, 마음에 든다"며 "인물이 다 각자 다르게 엔딩을 맺었지만 연모의 마음에서 비롯된 거라 대단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여운을 시청자들도 끝까지 갖고 계셨으면 좋겠다.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크리스마스도 잘 보내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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