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를 모르는 분들, 저점매수하세요!"
배우 무진성이 사뭇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2013년 데뷔 후 꽤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해 연기를 그만둘까도 고민했다. 그런 그가 최후의 수단으로 활동명을 바꿔봤는데, 이후에 신기하게 작품이 잘 들어오고 일이 잘 풀렸다고 한다. 그의 본명은 '여의주'였다.
무진성은 특히 이번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극본 김은희, 연출 윤종호, 김지훈)에서 기영도란 역으로 대중에 얼굴을 더 알릴 수 있었다. 천재 해커와 삼각 로맨스, 그 속에 허당미가 있는 영도는 다각적인 매력을 자랑했다. 무진성은 이번 작품으로 8년 만에 로맨스 연기를 하며 시청자의 관심을 끌어냈다. 첫인상은 차갑고 시크할 수 있지만, 알고 보면 다정하고 로맨틱한 반전미를 갖고 있는 이 배우가 맡을 향후 역할들이 기대된다.
'유부녀 킬러'는 세상에서 가장 살벌한 직업을 가진 어느 워킹맘의 고군분투 워라밸 사수기를 그린 드라마. 지난 12일 14회가 10.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한채린은 극 중 '두루미전자' 영업3팀 대리이자 천재 해커 기영도 역을 맡았다. 기영도는 킹피셔 유보나(공효진 분)의 작전을 지원하며 사건 해결에 힘을 보태는 핵심 인물로, 뛰어난 해킹 실력과 빠른 판단력을 바탕으로 각종 정보를 찾아내며 팀의 든든한 브레인으로 활약했다.
기영도는 뛰어난 해킹 실력과 냉철한 판단력으로 팀에 힘을 보태는 한편, 동료들과 있을 때는 의외의 허당미로 웃음을 안겼다. 또한 오랫동안 유보나를 마음에 품었던 그는 권세아(이은샘 분)를 만나면서 사랑 앞에서 서툰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범성훈(최우성 분)과 삼각관계를 그리며 질투하는가 하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마주하며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으로 캐릭터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2013년 MBC 드라마 '투윅스'로 데뷔한 무진성은 영화 '장르만 로맨스'에서는 풋풋한 청춘의 모습을 보여줬고,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폭군'에서는 기술자 연모용 역으로 능청스러운 매력을 더했다. tvN 드라마 '태풍상사'에서는 날 선 분위기의 빌런 표현준으로 변신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들쥐'를 통해 회계사 손수현 역을 맡아 '유부녀 킬러' 기영도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인물을 그려냈다.

-'유부녀 킬러' 종영 소감은?
▶8개월 정도 오래 촬영했는데 저희 드라마가 여러 사건을 다루면서 중요한 메시지를 준 것 같다. 저희 모두 진심을 다해서 촬영했는데 좋은 기록을 거둬서 너무 뿌듯하다.
-'유부녀 킬러'가 10% 이상의 좋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인기 드라마에 출연한 만큼 인지도 상승을 실감하는지.
▶요즘 인지도를 실감하고 있다. 바로 다음 작품을 촬영하느라 몰랐는데, 며칠 전에 영화 시사회를 갔다가 관객분들이 '기영도다', '무진성이다'라고 불러주시더라.
-이번에 기영도 역을 통해 천재 해커로서의 모습부터 삼각관계 로맨스, 의외의 허당미 등 다양한 매력을 보여줬다. 영도 역은 어떻게 준비했는지.
▶천재 해커란 직업을 가진 인물이었는데, 전형적으로 연기하고 싶지 않았다.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들고 싶어서 해커로서의 모습보다는 내면을 표현하고 싶었다. 보나 선배를 향한 존경심과 프로페셔널한 느낌, 컴퓨터를 많이 써서 몸을 많이 못 쓰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사랑 앞에서는 과부하가 걸리고 빈틈이 있어 보이려고도 했다. 시청자분들은 저의 렉 걸린 것 같은 모습을 재미있게 보신 것 같다. 영도가 모니터를 보고 촬영할 때 아무것도 뜨지 않은 상태에서 상상하며 연기하느라 쉽지 않긴 했다. 인이어를 듣는 연기도 스태프분이 합을 맞춰준 것이었다.(웃음)
-실제 무진성 배우는 영도와 어떤 점이 닮았고, 어떤 점이 다른가.
▶보나 선배를 향한 마음처럼 누군가에 대한 진중한 마음, 사회적으로 불의를 못 보는 성격이 캐릭터와 닮은 것 같다. 제 MBTI가 INTJ인데 계획적인 부분이 크다. 여행 스타일은 모든 계획을 다 짜놓는 건 아니고 잘 곳 정도는 정하고 가려 한다.

-세아를 사이에 두고 성훈과 삼각관계 로맨스를 그렸다. 이은샘, 최우성 배우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젊음이 좋더라. 20대 배우들의 에너지를 듬뿍 받아서 저도 시너지가 나면서 즐겁게 촬영했다. 두 분도 저를 편하게 대해주셔서 좋았다.
-지난달 14일 '유부녀 킬러' 쫑파티가 진행됐는데, 서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꽤 오래 찍었고 방영이 먼저 됐던 상황이었다. 첫 방송 반응이 너무 좋아서 화기애애했다. 팀이 나뉘어서 못 본 분들도 많았는데, 서로 TV에서 보던 얼굴을 현장에서 봐서 신기했다.
-극 중 공효진 선배를 짝사랑하는 연기를 했다. 현장에서 만난 공효진 배우는 어떤 느낌이었는지.
▶저는 진심으로 공효진 선배와 연기하는 순간을 꿈꿔왔는데 이번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서 기뻤다. 첫 촬영 하는 날 기쁘고 설렜는데, 첫 촬영 때가 마침 영도가 보나 선배에게 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저와 효진 선배의 첫 만남 상황과 맞았다. 효진 선배는 시크해 보이면서도 '고생했다', '파이팅', '잘하더라'라고 응원을 많이 해주시는 모습이 보나 선배 같았다. 선배는 눈만 봐도 러블리하다. 괜히 '공블리'가 아니더라. 덕분에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유부녀 킬러'가 원작에 이어 드라마도 성공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사회적 이슈를 다뤄서인 것 같다. 우리가 상상하는 걸 속 시원하게 해결해줬다.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과 기억나는 수식어가 있다면?
▶저는 다 찾아보는 편이다. 지켜보고 있었다.(웃음) 많은 관심을 주셔서 그만큼 제 연기에 대한 책임감도 컸다. '웹툰 원작과 싱크로율이 가장 높았던 배우'란 반응을 보고 힘이 많이 났다. 인정받는 느낌이기도 해서 좋았다.

-'유부녀 킬러'는 무진성 배우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무진성이란 이름과 저라는 사람을 좀 더 많은 분들께 알려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동안 의미심장한 역할을 많이 했다면, 이번엔 제가 해온 역할과 다른 결의 모습을 보여줬다. 로맨스 역할을 진짜 오랜만인 8년 만에 했는데 '무진성표 로맨스'를 다음에 또 보여드리고 싶다.
-그간 우여곡절이 많고 순탄치 않은 역할이 많았다. 사실 '유부녀 킬러'에서도 로맨스가 성사되진 않았는데.
▶제 얼굴에 선한 결도 있고 다른 결도 있다는 얘길 들었다. 진중하면서 장난기가 있기도 해 보이고 오묘하단 얘길 들었다. 그래서 그런 역을 많이 한 것 같다.
-본명 '여의주'로 활동하다가 활동명을 '무진성'으로 개명했더라. 여의주란 이름이 더 독특해서 그냥 쓰지 그랬냐는 반응도 꽤 있는 것 같은데. 개명한 효과가 있는 것 같은지.
▶2017년쯤 활동명을 바꿨다. 제가 공교롭게 그때 쉬는 타임이어서 많은 생각을 했고, 배우를 할지 고민했다. 그러던 차에 지인분의 권유로 새출발하는 마음으로 개명을 했다. 그 이후부터 일들이 잘 들어왔던 것 같다. 본명을 개명한 건 아니어서 집에서나 친한 친구들은 여전히 저를 본명으로 불러준다. 처음 본명을 지어주셨던 아버님이 활동명을 바꾼 것에 대해 섭섭해하진 않으시고 새 이름으로 잘 되기를 응원해 주신다.
-개명의 효과를 본 것인지, 지난 1월 홍석천의 '보석함'에 출연하며 '활동이 기대되는 스타'로 주목받기도 했다.
▶석천이 형은 원래 알고 지내던 형이다. 당시 드라마 '태풍상사'가 잘 되다 보니 그때 초대를 해주셨다. 석천이 형이 '묵묵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많은 분들이 너를 알아봐 주실 거다. 내가 너를 픽했으니 시기의 차이인 거지 나의 보는 눈은 틀린 적이 없다'라고 말해주셨다. 유튜브 출연 때 긴장은 딱히 안 했다. 제가 초중학교 때 전교 회장, 부회장을 했기 때문인지 사람들 앞에서 뭘 하는 것이 익숙했던 것 같다.
-슬럼프 때는 어떻게 극복하려고 노력했는지.
▶정신적으로 힘드니까 몸을 더 힘들게 하고 싶어서 매일 등산하고 운동을 했다. 1년 동안 하루도 안 빠지고 등산을 했다. 그러다 보니 몸이 건강해지고 정신도 건강해지더라. 이후에 잘 되는 것 같았다. 이전엔 저 자신을 채찍질만 했다가 내가 뭘 원하는 사람인지, 저를 돌아보다 보니 주변이 보이면서 감사함이 느껴지더라. 작품을 쉬지 않고 안정적으로 일하고 싶었는데 매일이 불안정했다. 그러니 지치고 불안해지더라.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고등학교 2학년 때 진로를 정하면서 연극 한 편을 봤는데 커튼콜을 보고서 '배우는 불특정 다수에게 박수받고 눈물을 끌어낼 수 있구나' 싶었다. 많은 박수를 받는 멋진 직업이구나 싶었고 연기학원을 다녔다. 한 달을 먼저 다녔는데 더 연기가 하고 싶어졌다. 요즘 많이들 알아봐 주시는데 한편으론 배우로서 더 많은 걸 보여주고 싶다. 이 좋은 기운이 영원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에 불안하기도 하지만 감사함을 느낀다.
-무진성 배우를 대중에 소개한다면?
▶매해 마음의 깊이를 쌓고 있는 배우다. 저를 모르시는 분들은 다음 작품을 통해 저라는 존재를 알려드리고 싶다. 저를 모르는 분들, 저점매수하세요!
-무진성 배우의 취미나 개인적인 관심사는?
▶매일 뉴스를 틀었을 때 행복한 기사만 나왔으면 좋겠다. '킹피셔'가 필요 없는 세상. 댓글에도 '킹피셔'를 소환하더라.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니 지금은 '연기'에 더 빠져있는 것 같다.
-데뷔 후 13년 동안 활동했는데, 앞으로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은지.
▶요즘 가상캐스팅을 많이 해주시던데, '무진성 아니면 안 된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기대되는 배우, 궁금해지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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