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色다르니 ★없이도 통하네! 콘셉트 시대①

요즘 뜨는 예능에는 '유강'으로 대표되던 스타 예능인들이 없다.

최근 안방극장에서 뜨거운 예능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는 MBC '일밤', '나 혼자 산다' , KBS 2TV '인간의 조건', 케이블 채널 tvN '꽃보다 할배' 등의 특징은 스타 출연진 보다는 색다른 포맷이나 콘셉트로 승부수를 띄웠다는 점이다.

◆ 스타 예능인 없이도 되네!

코너 신설과 폐지를 반복하며 암흑기를 걷던 MBC '일밤'의 부활은 방송가에 스타 예능인 없이 참신한 포맷으로 승부하려는 프로그램들이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일밤'은 두 코너인 '진짜 사나이'와 '아빠 어디가' 모두 새로운 콘셉트와 출연진으로 시선을 모았다. 예능에서 익히 보던 얼굴들 대신 신선한 출연자들을 캐스팅했고, 군대와 가족 여행이라는 새로운 포맷, 제작진의 관여를 최소화 한 관찰 예능 형식으로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아빠 어디가'에 출연한 다섯 아이들은 광고 모델로 각광받고 있으며, 윤민수 이종혁 등 출연진들은 팬들에게 이름보다 오히려 '후아빠' '준수아빠' 등의 애칭으로 불릴 정도다.

예능에서 주목받는 스타 없이 신선한 출연진으로 라인업을 채운 '진짜 사나이'는 오히려 샘 해밍턴과 장혁, 박형식 등 감춰졌던 예능 새싹을 발굴해 내며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MBC '나 혼자 산다'도 기러기 아빠 이성재, 김태원과 노총각 김광규를 비롯해 미혼남인 데프콘, 강타에 이어 최근엔 '독거 대부'로 불리는 김용건까지 영입했다.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면모를 예능적 웃음으로 승화하면서 스타 예능인 없이 성공했음은 물론, 예능 늦둥이도 대거 발굴해 냈다.

KBS 2TV '인간의 조건'도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개그맨들만으로 꾸려진 캐스팅이 신선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인들의 삶에 필수적으로 여겨지는 요소들 없이 생활한다는 독특한 콘셉트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었다.

◆ 파일럿으로 확인된 변화의 바람

개편 시기를 앞두고 이 같은 경향은 더욱 짙어졌다.

KBS 2TV는 '스타 베이비시터 날 보러 와요', '리얼 스포츠 투혼', '슈퍼맨이 돌아왔다', '바라던 바다' 등을 방송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모두 눈에 띄는 스타 예능인은 없었지만, 저마다 새로운 콘셉트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리얼 스포츠 투혼'은 연예인 1명과 일반인 1명이 팀을 이뤄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자녀에게 소홀했던 아빠들의 제자리 찾기 프로젝트를 그려 호평을 얻었다. '바라던 바다' 국내 예능 최초로 바다를 배경으로 삼아, 남자들의 가출 프로젝트란 신선한 설정으로 시선을 모았다.

SBS가 선보인 파일럿 프로그램 '슈퍼매치', '우리가 간다', '심장이 뛴다', '이장과 군수', '멋진 녀석들', '송포유' 등도 마찬가지다.

'심장이 뛴다'는 연예인들이 소방관으로 변신해 실제 현장에 뛰어드는 모습을 그려내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장과 군수'도 시골 마을의 명예 이장을 뽑는다는 독특한 콘셉트가 인상 깊었으며, '멋진 녀석들'은 멀티 캐릭터 쇼로 김수로, 김민종, 임창정의 각양각색 분장과 풍자가 더해진 콩트가 색달랐다.

MBC '위인전 주문제작소'도 새로운 포맷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위인전 주문 제작소'는 스타의 의뢰를 받아 맞춤형 영상 위인전을 제작해주는 프로그램. 스타가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일반적인 토크쇼와 달리, 지인의 인터뷰와 증언을 통해 스타의 인생을 볼 수 있는 재미를 전했다.

◆ 케이블 예능, 참신함으로 채널 한계 넘는다

지상파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청자 확보가 어려웠던 케이블도 이 같은 포맷 전략으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tvN '꽃보다 할배'과 '섬마을쌤'. 두 예능은 노년의 배우들의 배낭여행과 섬마을로 간 외국인 선생님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꽃보다 할배'는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등 70세가 넘은 중견연기자들이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난다는 새로운 기획으로 시청자와 통했다. 특히 이서진을 짐꾼으로 출연시킨 '신의 한 수'는 이 여행에 안정감을 더했으며 시청자들에겐 웃음을 선사했다.

제2의 '꽃보다 할배'로 주목받고 있는 '섬마을쌤'도 '호주형' 샘 해밍턴(호주), 버스커버스커의 브래드(미국), '개그콘서트'의 샘 오취리(가나), 방송인 아비가일(파라과이) 등 네 명의 외국인이 방과 후 원어민 선생님과 섬마을의 가족이 되어 지내는 4박5일간의 일정을 담는다는 새로운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지난 25일 첫 방송된 '섬마을쌤'은 이들이 마을 주민들과 가까워지는 과정을 진정성 있게 그려내며 호응을 얻어, 또 하나의 '대세 예능' 탄생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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