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박2일'은 바뀌어야 합니다. 두려움도 있지만 언젠가는 관찰예능으로 가는 게 목표에요."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이 드디어 닻을 올린다. 시즌3은 지난 22~23일 강원도 인제에서 첫 촬영을 마쳤다(첫 방송 12월 1일). 기존 김종민, 차태현에 더해 배우 김주혁, 가수 정준영, 데프콘, 개그맨 김준호가 새 멤버로 참여했다. 낯선 이 조합에 익숙한 인물이 하나 있으니 바로 연출자 유호진PD다. 시즌1 때 '막내PD'로 얼굴을 비추기도 했던 유PD는 이제 어엿한 메인 연출자로 시즌3로 돌아왔다. '금의환향'이랄 수도 있지만 예전과 같지 않은 '1박2일'을 다시금 부활시켜야 한다는 막중한 책무를 지게 됐다.
첫 촬영 소감에 대해 유PD는 "'아, 옛날에 이랬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이 느낌, 오랜만이다', '맞다, 이런 게 있었지'하는 거요. 아침에 일어날 때도 '아, 기상의 느낌이 이런 거였지'하고 옛날 일들이 많이 떠올랐어요."
하지만 마냥 '옛날'을 떠올리기도 힘들다. '막중한 책임'이 그를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유PD는 "난 직업인이다. 회사에서 책임을 주셨으니 당연히 책임감을 느낀다. '1박2일' 연출자가 힘든 책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막내PD'의 경험이 있어 그런지 저한테 많은 것을 안겨준 프로그램이고, 그래서 애착이 많이 간다"고 말했다.
'1박2일'은 KBS 예능 중 PD의 참여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이명한, 나영석, 최재형, 이세희PD 등 전임 연출자들은 각종 미션과 퀴즈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유PD는 "전 나영석PD나 최재형PD처럼 순발력이 좋지는 않다"고 운을 뗀 뒤 "어쨌든 이 프로그램은 제작진이 미션을 부여하거나 퀴즈를 내니 연출자의 얼굴이 노출되겠지만 최소한 필요한 부분에 한정하려고 한다. 차차 연출자의 개입을 줄이기는 게 목표"라고 했다.

"사실 제가 TV에 얼굴이 나오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어릴 때는 선배들이 제가 나오면 웃기니까 나가라고 했고, 그래서 나간 건데 이제는 제가 책임을 지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됐으니 그런 부분은 줄이려고 해요."
유PD는 궁극적으로 '1박2일'에서 멤버들을 제외한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 '관찰예능'으로 가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1박'은 바뀌어야한다는 것은 틀림없다"라며 "이는 모든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PD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두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어떤 속도로 바꿔야 할지 아직은 감이 잘 안 오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시즌1 이나 2의 모습을 많이 보실 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바꾸기는 힘들지 않나. 그래도 바꿔야 하고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마침내는 '1박2일'이 관찰예능으로 가게 할 겁니다. '진짜사나이'나 '정글의 법칙' 수준은 안될지도 몰라요. 하지만 진짜 리얼한 예능으로 만드는 게 제 목표에요. 출연자들의 능력이나 제작진의 능력이 초반에는 부족할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지켜봐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조금만 지켜봐주시면 '1박2일'은 진정한 관찰예능으로 거듭날 겁니다."
문완식 기자 munwansi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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