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자도 울고 박나래도 울었다. 그리고 모두가 울었다. '2018 MBC 방송연예대상'은 '눈물의 파티'였다.
지난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2018 MBC 방송연예대상'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은 유독 눈물의 장이었다. 수상의 기쁨을 넘어선 뜨거운 벅참과 감동이 전해졌다. 각 팀의 동료는 물론, 뒤에서 묵묵히 일한 매니저, 프로그램을 넘어 대상을 수상한 한 사람의 인생까지 함께 응원하고 눈물 흘렸다. 각자의 고생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터다.

가장 많이 눈물을 흘린 건 이영자였다. 최근 '2018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해 다소 무뎌지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이날 오히려 더 울컥한 순간이 많아 보였다. 처음 '올해의 예능인상'에 호명되자 MBC에서 1992년 신인상을 수상한 이후 26년 만에 수상한다는 감격에 눈물을 글썽였다.
이영자에게는 '26년'이 그저 수치상의 긴 세월만을 의미한 게 아니었다. 이영자는 그 시간 속에서 한 인간이자 여자로서 크나큰 아픔과 인생의 굴곡을 겪어왔다. 한 때 비호감 연예인으로 전락한 후 방송가에서는 그를 찾는 일이 적어졌고, 드문 드문 방송을 해왔지만 신인시절만큼 뜨거운 인기는 얻지 못했다.
그러다 올해 3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이 그에게 제2의 전성기를 안겨줬다. 매니저 송성호 팀장과 선보인 '먹교수'와 '먹바타' 케미는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고, 과거 자신이 그토록 떨쳐내려 했던 식욕을 오히려 당당히 드러내며 전국민에게 '영자 맛집'을 전파했다. 이영자에게는 다시 찾아올 것 같지 않았던 전성기가 '전참시'를 통해 기적적으로 일어났다. 그리고 MBC에서 영광의 순간을 맞이하는 순간 감정이 북받쳤다.

그런 이영자의 모습을 보고 박나래도 눈시울을 붉혔고, 박나래가 올해의 예능인상을 받자 이영자 또한 함께 대상 후보에 오르기까지 고생한 후배의 마음을 알고 눈물을 훔쳤다. 여성 예능인이 대상 후보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았기에 이영자와 박나래는 서로의 수상에 공감하고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었다.
이영자가 대상을 수상했을 때는 '전참시'의 모든 멤버들이 자기 일인 것처럼 눈물을 보였다. 이영자와 절친한 송은이, 매니저 송성호 팀장, 후배 박성광, 양세형, 유병재는 오랜 한을 풀었다는 듯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이영자의 "대상에서 내 이름을 불러주시는데 인생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구나 생각했다. 나를 보면서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에서 적잖이 마음고생을 하고 지내온 시간이 전해졌다.
이영자를 비롯해 이날 MBC 연예대상에서는 유독 '전참시' 팀에서 눈물이 많이 보였다. 인기상을 수상한 매니저 송성호, 유규선, 임송, 강현석은 수상 소감을 말하다 담당 연예인과 함께 고생한 시간을 떠올리곤 눈시울을 적셨다. 이에 이영자, 유병재, 이승윤도 울컥했다.
인기상 수상 당시 "제가 받아 죄송하다"며 박성광에 미안함을 드러낸 임송 매니저는 박성광이 버라이어티 부문 남자 우수상을 수상하자 오열했다. 이영자의 대상 수상 땐, 이전까지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던 송성호 매니저가 눈물을 쏟았다. 이날의 눈물들은 '서로 잘 버텨왔다'는 암묵적인 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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