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가 '공영방송 50주년 기념식'에서 'KBS를 빛낸 50인', '2040 비전'을 발표했다.
2일 오전 KBS 아트홀에서 '공영방송 50주년 기념식'이 개최됐다. '함께한 50년, 여러분의 KBS'를 슬로건으로 한 '공영방송 50주년 기념식'은 시청자에 대한 감사와 공영미디어로서의 다짐을 공표했다.
이날 김의철 KBS 사장은 공영방송 50주년을 맞이한 KBS의 대표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와 함께 KBS가 공영방송으로 나아갈 미래를 언급했다. 이와 함께 김의철 사장은 KBS의 2040 비전을 발표했다. 그는 "앞으로 인터넷이 더욱 지배적인 소통 공간이 되더라도 공영미디어의 역할은 변함이 없어야 한다"며 "KBS는 상업 미디어가 추구하기 어려운 보편성·독립성·다양성의 가치를 토대로 민주주의 사회 소통의 근간이 되는 동시에 미디어 환경을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새롭고 우수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한국 문화를 굳건하게 지키는 보루의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 같은 역할 수행을 위해 KBS가 '3Re 전략'을 세웠다고 알렸다. 해당 전략은 '현실에 부합하지 않은 낡은 법과 규제를 현대화(Re-vising)'하고 '온라인 중심 미디어 환경에 적합하도록 콘텐츠 제작 방향을 정립'(Re-vitalizing)하며 'KBS의 지역 거점을 단계적으로 재편(Re-structuring)'해 지역 공동체를 위한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김의철 사장은 'KBS 법 제도 현대화(Re-vising)'와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KBS를 둘러싼 방송법 조항이 1987년에 개정된 한국방송공사법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김 사장은 OTT 등 온라인으로 미디어 이용의 축이 이동하는 가운데, 온라인 서비스와 관련된 내용이 법에 들어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영미디어 KBS가 지켜야 할 공적 책임, 이를 구현하기 위한 서비스의 범위, 해당 서비스를 수행하기 위한 재원 조성의 관계가 법에 명확히 포함 돼야 한다"라고 했다.
또한 KBS가 국민들에게 공공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1980년대의 관점에서 유지되고 있는 불필요한 규제나 자산 활용 등에 대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고, 번번이 국회에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못하고 폐기돼 온 수신료 승인 절차도 개선 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의철 사장은 콘텐츠 제작방식이 달라질 것을 예고했다. 기존 방송 편성표에 따라 프로그램을 채워가던 '채널 중심'의 제작방식에서 '장르와 타깃 중심' 제작방식으로 내부 시스템을 전환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제작방식 재정립을 통한 콘텐츠 활성화(Re-vitalizing)'다. 그는 ""장르와 타깃 중심' 제작방식을 통해 상업 미디어가 관심 갖지 않는 우리 사회의 실제 이야기를 전하고, 공동체 유지에 필요한 담론을 이끌며, 재난으로부터 우리 사회를 지키는 역할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변화된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실현해 KBS의 멀티플랫폼 도달률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김의철 사장은 'KBS 지역 거점 단계적 재편(Re-structuring)'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현재 9개 방송총국, 9개 방송국으로 구성되어 있는 KBS의 지역방송과 관련해 변화를 예고했다. 이어 " 앞으로 KBS는 해외 공영방송사들의 사례를 비교·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본사, 그리고 광역지방자치단체 행정구역당 하나의 지역거점을 두는 것'을 원칙으로 정립하고 향후 단계적으로 재편해나갈 것"이라면서 "해외 공영미디어들과 마찬가지로 행정구역과 연계한 지역방송 거점화를 기반으로 지방자치에서 공영미디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 지자체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김의철 사장은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을 강조하는 한편, 앞으로 달라질 KBS 그리고 비전을 제시하면서 '글로벌 공영미디어'로의 발돋움할 것을 언급해 이목을 끌었다.
한편, 이번 '공영방송 50주년 기념식'에서는 'KBS를 빛낸 50인'도 발표됐다. BTS(방탄소년단), 강하늘(이하 가나다순), 강형욱, 강호동, 고두심, 공효진, 김강섭, 김동건, 김병만, 김수현(작가), 김숙, 김신영, 김영철, 김은숙, 김종민, 김혜수, 김혜자, 나문희, 나영석 ,나훈아, 노희경, 문세윤, 박명수, 배용준, 소녀시대, 손범수, 송은이, 송중기, 송해, 송혜교, 신구, 신동엽, 아이유, 안국정, 유동근, 유재석, 윤석호, 이경규, 이금희, 이병헌, 이순재, 이영자, 임성훈, 전현무, 조용필, 최경영, 최불암, 최수종, 허참, 황수경 등이 선정됐다.

'KBS를 빛낸 50인' 중 대표 5명으로 최불암, 김동건, 유동근, 김신영 그리고 윤석호 PD가 선정돼 기념식에서 기념 트로피를 받았다. 이들은 각자 수상 소감을 전했다.
먼저, 1973년부터 KBS와 함께 한 김동건은 "어제 3월 1일이 제가 아나운서 된지 60년이 되는 날이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제 아침에 감개가 무량했다. 저는 며칠 안된 것 같은데, 아나운서 60년이 됐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김동건 아나운서는 KBS에서 50년 동안 근무했다고 하면서, "제가 60년 동안 아나운서를 하고 50년 동안 방송공사에서 일한 거는, 그 분들과 같이 KBS 직원으로 방송에 뒷바라지 해주신, 현재에도 5천여명의 직원이 있는데, 수만 명은 거쳐갔을 거다"라면서 "그 분들 덕에 저희가 방송하고, 시청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영광의 자리가 있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그동안 사랑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KBS가 영국의 BBC를 능가하는 한국의 공영방송으로, 국민 사랑 받는 그런 방송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최불암은 공영방송 50주년을 축하하며서 "김동건 아나운서님 얘기처럼, 몇 천명의 직원이 최선을 다해줬다"라면서 주위에 그 공을 돌렸다.
유동근은 "KBS 대상(연기대상) 최다 영예 수상자로 오늘 새삼스럽게 KBS 감사한 마음이다"라며 "50인에 선정해주셔서, 뜻깊게 생각한다. 제가 존경하는 김동건 서생님, 최불암 선생님, 영예의 수상,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영광을 안았지만, 저는 지금 백수입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내일부터 전화기를 들여다보면서 그래도 KBS가 연락이 오지 않을까. 나름 기대를 해봅니다"라고 덧붙였다.
KBS의 대표 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의 MC 김신영은 "앞으로 KBS를 빛내라는 뜻으로 이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전국노래자랑') 조연입니다. 그 고장, 시청자, 악단, 감독님, 작가님 어우러져 하는 방송이다"라면서 "앞으로 '전국노래자랑' 많이 사랑해주세요. (공영방송) 100주년에는 '전국노래자랑' 왕할머니가 되어서 같이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또한 김신영은 "제가 받은 상은 송해 선생님이, 이 길을 잘 닦아주셔서 같이 하는 거다. 공동 수상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송해 선생님 감사드립니다"라고 고(故) 송해를 향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겨울연가'를 연출, 한류 열풍을 일으켰던 윤석호 PD는 "2002년 '겨울연가'가 2004년 일본에서 방송되어서 한류 시초가 됐다. 기회가 될때마다 감사 인사를 드린다"라면서 "저는 'TV 문학관'을 보다가 PD가 하고 싶었다. 동료들과 뜨겁게 일했던 결과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앞으로 50주년 이후에 KBS가 더욱 더 발전해서 드라마를 비롯해 더 발전되기를 응원하고 희망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KBS는 '국민들이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에는 예능은 '전국노래자랑' '1박2일' '개그콘서트', 드라마는 '태양의 후예' '토지' '태조 왕건', 시사-다큐로는 '인간극장'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1983년) '추적60분' 등이 뽑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경호 기자 s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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