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후의 명곡' 가수 진성이 광복 80주년 특집에 걸맞은 통한의 노래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이하 '불후')은 '광복 80년, 전설의 노래' 특집으로 꾸며져 배일호, 김용임, 현숙, 김범룡, 진성, 설운도가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이날 먼저 배일호의 이름이 적힌 공이 뽑혔다. '불후' 첫 출연인 그는 현인의 '굳세어라 금순아'를 선곡해 특유의 구수한 창법과 힘 있는 발성을 뽐냈다. 경쾌한 듯 구슬픈 아코디언 반주 위에서 줄타기하던 배일호는 진하게 묻어나는 그 시절의 설움과 희망을 노래했다. 배일호의 여유 넘치는 관록의 무대 장악력이 관객의 가슴을 두드렸다. 무대 말미 손을 들어 올리는 배일호의 모습에 박수가 터져 나왔다.
두 번째 무대는 김용임이 밟았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무대에 오른 김용임은 이인권의 '귀국선'으로 설렘과 그리움을 동시에 표현했다. 담백하면서도 고혹적인 김용임의 음색이 곡과 잘 어우러졌다. 무대 중간 태극기를 든 댄서들이 등장하며 활기찬 분위기가 무대를 채웠다. 강단 있는 김용임의 보컬이 곡과 잘 어우러졌다. 특히, 고향으로 향하는 배 위에서 태극기가 넘실대는 무대 연출이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김용임이 387표로 배일호를 꺾고 1승에 성공했다.

현숙이 세 번째 무대의 주인공이 됐다. 광복 80주년을 '기쁨'이란 키워드로 해석하고 싶다며 이시스터즈의 '울릉도 트위스트'를 선곡했다. 현숙은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인사를 건네며 자리한 명곡판정단과 적극적으로 호흡했다. 댄서들과 무대를 장악한 현숙은 '울렁울렁' 메들리를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현숙의 허스키한 보이스가 개성을 더하며, 광복 80주년 기념 파티가 펼쳐졌다. 김용임이 다시 한번 승리하며 승자석을 지켰다.
네 번째 공에 김범룡의 이름이 호명됐다. 푸른빛 가죽 재킷에 태극기 완장을 찬 김범룡은 통기타를 치며 신형원의 '터'를 불렀다. 서정적인 기타 스트로크와 함께 시작된 무대는 점차 감정선이 고조되며 명곡판정단의 가슴을 두드렸다. 김범룡은 슬픔과 시련 속에도 굳건히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이야기를 호소력 넘치게 담아냈다. 광복 80주년과 어울리는 메시지의 가사로 의미를 더했다. 김범룡은 402표로 김용임에 승리했다.
진성이 다음 바통을 이어받아 깊은 한과 감동이 묻어나는 '한 오백 년'으로 무대를 밟았다. 한복으로 의상을 갈아입은 그는 첫 소절만으로 무대 위 공기를 완전히 바꿨다. 특유의 깊이 있는 음색이 귀에 꽂히며 몰입력을 끌어올렸다. 무대에 등장한 한국 무용수의 몸짓이 진성의 목소리와 어우러져 한의 정서를 뿜어냈다. 깊은 한이 서린 진성의 목소리에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명곡판정단이 포착됐다. 진성이 405표를 획득하며 단 3표 차로 김범룡의 연승을 저지했다.
마지막 무대의 주인공은 설운도였다. 6년 만에 경연자로서 '불후' 무대에 오른 설운도는 트로트가 아닌 밴드 사운드에 맞춰 신중현 And The Men이 부른 '아름다운 강산'을 선곡했다. 밴드 사운드가 가진 생동하는 에너지에 설운도만의 쾌청한 보이스가 어우러져 색다른 매력을 뿜어냈다. 무대 뒤 스크린에는 우리나라 사계절과 풍광이 흐르며 완성도를 더했다. 트로트가 아닌 밴드 보컬로서 설운도의 도전과 실험이 무대 내내 빛났다.
최종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은 진성이었다. 진성이 토해낸 통한의 목소리가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진성은 설운도가 건넨 트로피를 받고 밝은 미소로 최종 우승의 영광을 만끽했다.
이번 '광복 80년, 전설의 노래'는 광복 80년의 역사와 의미를 전설급 아티스트의 무대로 풀어내며 진정한 대서사시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대한민국 역사와 함께 노래해온 6명의 대가들이 여유와 관록으로 똘똘 뭉쳐 광복의 메시지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펼쳐냈다. 무엇보다 설운도가 경연자로 출연해 밴드 음악을 선보인 도전과 실험 정신이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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