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코리아 '러브 유어 W', 해외팬들 분노 트윗 …"유방암 행사가 아니라 럭셔리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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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리본 하나 없고, 환자 이야기도 전혀 없어…순수한 위선"
15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W코리아의 제20회 '러브 유어 W(Love Your W)' 유방암 인식 개선 캠페인 행사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행사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글로벌 팬들이 일제히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행사 다음 날인 10월 16일, 관련 해시태그가 X(구 트위터) 트렌드에 급상승하며 몇 시간 만에 수만개가 넘는 트윗이 쏟아졌다. 국내의 K팝스타들과 톱연기자들이 총출동한 화려하기 그지없는 행사였지만 해외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한 X 유저는 "유방암 인식 개선 행사라는 걸 전혀 몰랐다. 누가 말해주기 전까지 그냥 패션 이벤트인 줄 알았다. 핑크 리본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다"며 충격을 표했다.
"술 마시고 춤추는 게 암 인식 개선?"
가장 거센 비판을 받은 것은 행사의 전반적인 분위기였다. 셀러브리티들이 화려한 의상을 입고 샴페인을 마시며 춤을 추는 영상이 공개되자, 해외 팬들은 "이게 정말 유방암 인식 개선 행사냐"며 분노했다.
한 유저는 "암 인식 개선 프로그램에서 술을 마신다고? 미쳤나? 환자들을 조롱하러 모인 것처럼 보인다. 춤추고, 파티하고... 대체 뭐하는 거냐!"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다른 팬은 "먹고, 술 마시고, 춤추고 파티하면서 유방암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며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환자들은 그런 것조차 할 수 없는데, 이들은 포즈나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핑크 리본 하나 없고, 환자 언급도 전혀 없어"
더욱 문제가 된 것은 행사 전반에 유방암 인식 개선이라는 본래 목적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 팬은 "핑크 리본 하나 보이지 않고, 주제인 '유방암 인식 개선'에 대한 언급도 없으며, 환자나 생존자에 대한 단 한 마디 언급도 없었다. 화려한 옷을 입은 순수한 쇼를 위한 자선과 위선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유저는 "W코리아가 올린 54개의 영상 중 단 하나만 연설이었다"며 "진지하게 궁금한데, 이 행사에서 실제로 유방암 인식 개선이 이루어졌나? 사람들이 기부를 했나? 전문가들이 초청됐나? 환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20년간 모금액 11억원에 "충격"
W코리아가 이 행사를 통해 20년간 모금한 총액이 11억 원(약 77만 5000달러)에 불과하다는 것에 대한 분노도 쏟아졌다.
한 유저는 "W코리아가 20년 동안 이 행사를 열어서 모금한 총액이 11억 원이라는 걸 알고 충격받았다. 완전히 쓸모없다"며 "매년 초청되는 셀러브리티들은 각각 연간 출연료와 광고 계약으로 10억 원 이상을 버는데, 이렇게 화려한 게스트들이 기부는 너무 적게 한다"고 비판했다.
다른 팬은 "평균적으로 한 사람당 200달러(약 27만 원)도 안 되게 기부한다는 게 정말 충격적이다"라고 반응했다.
박재범의 노래 '몸매'에 대해서도 "유방암 인식 개선 행사에서 한 셀러브리티가 말 그대로 여성의 신체에 대해 노골적인 표현으로 노래했고, 이들은 그저 웃으며 즐기고 있다. 희망이 없을 정도로 멍청하다"고 분노했다.
W코리아는 해당 공연 영상을 공식 계정에 올렸다가 비판이 쏟아지자 삭제했다. 박재범은 이후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정식 유방암 캠페인 이벤트가 끝난 상태였다. 파티와 공연은 바쁜 스케줄을 빼서 좋은 취지와 마음으로 모인 현장에 있는 분들을 위한 걸로 이해해서 평소 공연처럼 했다"고 밝히며 이어 "암 환자분들 중 제 공연을 보시고 불쾌했거나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 건강하시길 바란다."고 고개를 숙였다. 초청가수는 머리숙여 사과했는데 주최측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일부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 그룹에게도 실망감을 표했다. 여성그룹 팬 한 명은 "제발 이런 종류의 행사에는 다시 참석하지 말아 달라. 돕고 싶다면 그냥 기부하라. 당신들도 여성인데, 목숨을 걸고 싸우는 여성들을 위한 행사에서 성차별적인 노래에 맞춰 춤추는 모습을 보니 실망스럽다"고 직접적으로 의견을 전했다.
또 다른 팬은 "유방암 행사가 파티로 변했다. 참석한 배우, 여배우, 아이돌들은 재미있게 놀 게 아니라 인식을 확산시켰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일부 참석자들의 과도한 노출 의상도 논란이 됐다. 이런 의상들은 유방암 인식 개선 행사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고, 배경에 성인 여성 캐릭터 이미지가 등장한 것도 비판받았다.
한 유저는 "부유한 사람들이 유방암 행사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할 방법을 찾아냈다. 정말 화가 난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단지 부자들을 위한 파티였을 뿐"
결국 해외 팬들은 "이건 유방암 인식 개선 행사가 아니라 그냥 부자들을 위한 파티였다."며 "이 행사에 참석한 모든 셀러브리티와 W코리아는 책임을 져야 한다. 이건 유방암 환자들에게 무례할 뿐만 아니라 너무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유저는 "인식 개선 캠페인 참가라고? 환자들은 신약 보험 적용이 안 돼서 집안이 거덜 나고 죽어가는데, '인식 개선 캠페인'에 참가한 셀러브리티들은 알코올 냄새 풍기며 테이블 탐색 중이다. 선의를 도둑맞고 질병을 도둑맞았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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