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고(故) 신해철이 세상을 떠난지 11년 후 그의 자녀들이 '대학가요제' 무대를 꾸몄다.
지난 26일 방송된 MBC '대학가요제'에서는 신해철의 딸 신하연, 아들 신동원이 신해철 밴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를 불렀다. 이 무대는 밴드 루시가 함께했다.

이날 '대학가요제' 중반에는 신해철의 AI 목소리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넥스트유나이티드가 신해철의 생전 목소리를 토대로 AI 기술을 더해 현재의 그가 말하는 것처럼 목소리가 전해진 것.
AI 신해철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청춘의 빛이 켜질 이 무대를 즐기시길 바란다. 진심을 다해 여러분의 울림을 전해달라"라며 '대학가요제'를 응원했다.
이어 신해철의 자녀 신하연, 신동원이 루시와 함께 '그대에게' 무대를 꾸몄다. 신하연은 "저는 이제 미국에서 대학생이 됐고 또 성인이 된 참인데 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선 무대가 '대학가요제'라서 정말 뜻깊고 영광이었다"라고 인사했다.

신동원은 "저는 긴장해서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고 손도 떨리고 다리고 떨렸는데 아버지가 무대를 지켜보고 계셨다면 칭찬도 해주시고 '이건 이렇게 살려야지' 꾸중도 하시지 않았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다음에 정식 참가자로 '대학가요제'에 나올 생각은 없는지 묻자 신하연은 "저는 아마 아빠와 다른 길을 걷게 될 테고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가능성이 크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만약 그렇게 되면 한 번 더 잘 부탁드린다"며 웃었다.
신해철의 팬들에게 해주고픈 말로 신동원은 "벌써 아버지 기일이 열 번이 넘게 지나갔는데 아직까지 기억해 주시고 챙겨주시는 아버지의 팬분들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신하연은 "사실 제 기억 속에 아빠 팬분들은 우는 모습으로 많이 남아있다. 오늘 무대를 웃으면서 즐겨주셨다면 굉장히 기쁠 것 같다, 이제 그런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라며 신해철의 대표곡 중 하나인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를 언급했다.

신해철은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 밴드 무한궤도로 출전해 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그는 솔로 가수, 밴드 넥스트로 활동을 펼치며 '그대에게 '슬픈 표정하지 말아요' '먼훗날 언젠가'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2001년부터 2012년까지는 MBC FM4U '신해철의 고스트스테이션' DJ로 활약하며 '마왕'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신해철은 지난 2014년 10월 27일 서울 송파구의 한 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고인은 사망 전인 2014년 10월 17일 서울 송파구의 한 병원에서 장 협착증 수술을 받고 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던 그는 같은 달 22일 심정지로 쓰러지며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이후 서울아산병원으로 후송돼 장 절제 및 유착박리술을 받았으나 의식불명 상태가 된 그는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유족들은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를 상대로 의료 과실치사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의사는 2018년 5월 1년의 징역형과 의사 면허 취소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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