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크 셰프'로 서장훈이 모처럼만에 웃었다.
JTBC '이혼숙려캠프',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MBN '고딩엄빠' 등의 예능에서 주로 분노 폭발, 근심으로 일그러진 표정을 보여왔던 서장훈이 드디어 인자하게 웃을 수 있게 됐다. 지난 10월 31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채널A '마스크 셰프'가 B급 감성의 요리 대결 프로그램으로 서장훈과 시청자를 무장해제시켰다.
'마스크 셰프'는 마스크로 정체를 감춘 도전자들이 오직 맛 하나만으로 승부하는 신개념 요리 대결 프로그램. 서장훈이 MC, 강레오, 김도윤, 정지선 셰프가 심사위원으로 나서 마스크를 쓴 정체 모를 요리사들의 요리를 맛보고 매주 1등을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다채로운 마스크를 쓴 이들이 경쟁한다는 점에서 MBC '복면가왕'을 노골적으로 표방해 피식 웃음을 자아낸다. 양식, 중식, 한식에서 네임밸류 높은 심사위원들이 비전문가일 수 있는 도전자의 요리를 맛보고 까다롭게 심사한다는 점에서 긴장감과 약간의 인력 낭비 같은 허술함이 공존한다. 심사방식 역시 의아한 부분이 있는데, 첫 번째 라운드에선 가면 요리사 3명이 대결하다가 두 번째 라운드에선 가면 요리사 중 우승자가 심사위원 중 한 명과 1대 1 요리 대결을 한다. 모든 라운드에서 심사위원이 우승자를 가리는데, 특히 두 번째 대결에서 셰프에 손을 들어주며 '가재는 게 편'인 현상이 일어나는 게 아니냔 공정성의 의심이 들 수가 있다.


특히 참가자의 존재감이 가면을 뚫고 뿜어져 나오는 현상이 웃음 포인트다. 1회 우승자 '전자레인지'는 아직 가면을 벗지 않았음에도 실루엣과 말투, 웃음의 특징에서 코미디언 홍윤화로 일찍이 추정됐다. 반면 가면을 벗지 않은 또 다른 참가자 '조커'는 배우 천정명, 윤시윤, 정해인 등으로 추정되며 좀처럼 파악하기 어렵단 반응을 끌어내기도 했다. 가면으로 인한 추리력 증감 정도가 큰 것이 '마스크 셰프'의 매력이 되고 있다. 정체가 탄로나도, 아니어도 나름의 재미가 더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마스크 셰프'는 약간의 허술함과 빈 곳에 있어 보이는 B급 감성 속에서 '요리'에 대한 장면만큼은 진심이다. 요리 전문 채널 올리브에서 '마스터 셰프 코리아', '한식대첩'을 선보인 하정석 PD가 '마스크 셰프'의 연출을 맡아 재료 소개부터 요리 과정, 맛 표현을 전문적이고 디테일하게 담아낸다. 프로그램의 취지와 본질은 잘 이끌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마스크 셰프'의 독특한 감성에 이질감을 느끼는 시청자도 있는 듯하나, 본질인 요리 과정과 가면 뒤에 숨은 거물의 등장이 화제성과 재미를 잘 끌어갈 수 있는 포맷이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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