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순재를 떠나보내며 후배들이 끝내 눈물을 쏟았다.
28일 방송된 MBC 추모 특집 다큐 '배우 이순재 신세 많이 졌습니다'에는 한국 연기사의 살아 있는 역사였던 고(故) 이순재를 기억하는 후배들의 진심 어린 눈물과 고백이 담겼다.
2025년 5월 25일 병원에 입원 중인 이순재는 기력이 약해진 몸에도 "대선 투표를 나가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에 소속사 대표 이승희는 그의 손을 꼭 잡고 "그런 생각하지 말고 선생님 몸만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 몸 건강해지시면 뭐 하고 싶은 거 없어요?"라고 묻자, 이순재는 망설임 없이 "하고 싶은 건 작품 밖에 없지"라고 답해 평생 연기자의 길을 걸어온 내면을 보여줬다.

이어 방송에서는 영화 '덕구' 촬영 당시 아역을 안은 채 넘어져 다리에 붓기가 생겼음에도 촬영을 멈추지 않고, 시골 모텔에 장기 투숙하며 연기에 몰입했던 이순재의 투혼이 공개됐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그는 "유일하게 내가 사는 생명력이다. 대본을 보면 '뭘 좀 해야겠다'하는 욕심이 남아있다. 그게 생명력이다"라고 말한 장면도 그려졌다.

다큐에는 이순재를 진심으로 존경했던 후배 배우들의 기억도 담겼다.
이서진은 "연기자 이순재 선생님을 안 존경하는 사람이 어딨냐. 생활, 열정, 연기를 존경 안 하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소유진은 "무조건 한 시간 전에 오셔서 공부하고 계신다. 그리고 제일 늦게 가신다"고 증언했다.
정준하는 현장 태도를 떠올리며 "마지막 장면이어도 상관없으니까 순서대로 하길 바라셨다. 본인만 대우받길 원치 않으셨던 분이었다"고 전했다.
후배 정일우는 이순재가 자신이 출연한 연극을 직접 찾아와 "연극해야 된다. 일우 너가 연극을 꾸준히 해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거다"라고 했던 조언을 떠올렸다.
그는 "배우 정일우가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는 모든 초석을 선생님이 갈고 닦아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하다고 말씀만 드렸지 사랑한다고 말씀을 드리지 못했던 것 같다"며 끝내 오열했다.

소속사 대표 이승희 역시 "다음 생에는 더 일찍 뵙고 모시겠다"며 눈물을 삼켰다.
백일섭은 카메라를 향해 "형님 나이에 나도 가야 하잖아요. 난 좀 더 있고 싶은데 모르겠소. 형, 잘 가시오"라고 담담한 표정으로 작별인사를 전했다.
과거 이순재와 작품에서는 물론 예능 '꽃보다 할배'에서 인연을 맺었던 나레이션을 맡은 배우 이서진은 조용히 화면을 바라보며 "선생님, 이번 여행은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읊조렸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