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 75년, 한국에는 여전히 일본 기업의 캐쉬카우(Cash cow, 확실한 자금원) 역할을 하는 분야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담배 시장이다. 국내 권련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의 탈을 쓴 JTI코리아는 매년 2,0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
JTI코리아는 세계 3대 담배회사 중 하나인 일본기업 JT(Japan Tabacco)의 자회사다. 그리고 JT는 일본정부의 국영기업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JTI는 일본의 담배회사인 JT가 설립한 글로벌 법인으로 ‘JTI는 ‘JT의 자회사’라고 밝히고 있다. JTI코리아도 ‘최상위 지배자’를 JT로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JTI코리아는 여전히 일본기업이 아니라 글로벌기업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국내에서 JTI코리아는 권련 판매 4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이들의 매출은 매년 2,000억원에 근접해 있다. 2018년 1,87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019년에도 1,869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아베 정권의 경제 도발로 국내에서 불매운동이 한창이었던 시기에도 매출 감소는 미미했으며 올해도 전년도와 비슷한 매출 또는 그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JTI의 주력 상품은 뫼비우스, 세븐스타, 카멜 등이고 여전히 한국 애연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애연가들은 자신들이 피우고 있는 담배가 일본 국영 기업의 배를 불린다는 점은 잘 모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JTI코리아의 마케팅은 그만큼 성공적이었다.
JTI코리아가 국내에 담배를 판매하는 행태에는 특유의 간교함이 보인다. 19세기 영국 동인도 회사의 ‘삼각무역’과 비슷한 구조로 한국에 담배를 판매하고 있다. 영국 동인도 회사는 영국에서 생산한 면직물을 인도에 팔고 인도에서 아편을 구입하여 중국인들에게 아편을 공급했다. 그리고 대금으로 은을 받았다. 중국은 피폐해졌고 부는 영국만 챙겼다. JTI코리아는 2017년 생산 기지를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이전했지만 한국에서 꾸준히 담배를 판매하고 그 이익은 일본기업이 챙기고 있다.
한국에서 담배는 거리낌 없이 팔지만 매출을 일으켜주는 한국을 위한 투자는 사실상 전혀 하지 않는 것이다. 국내 1~4위업체 중 JTI를 뺀 KT&G, 필립모리스, BAT는 한국용 물량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과 확실히 다른 점이다.
업계관계자 A는 “마일드세븐으로 시작된 일본 담배의 뿌리는 뫼비우스와 카멜로 변신한 지금도 싱싱하다고 봐야한다”고 밝혔다. 전매청 시절 ‘솔’로 담배를 시작했다는 60대 애연가 B는 “일본담배가 우리나라에서 위기를 맞이했던 것은 딱 한번, 1990년대 미국과 영국계 담배가 주도했던 ‘담배 독립 운동’때 말고는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일본 담배는 탄탄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일본 담배회사 JT는 보유하고 있던 KT&G의 주식 286만주를 블록으로 단숨에 팔아치웠다. 2700억원 정도를 현금화 했다. 하향세를 타고 있던 KT&G의 주가는 좀 더 가파르게 폭락했다. JT의 진심은 알 수 없다. 당시 한국과 일본이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던 시점, 일본 아베 정권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국영기업 JT는 한국의 자본 시장을 자극한 것은 사실이다. 시기가 참으로 절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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