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여수를 다녀오면서 이제 지방도시의 관광인프라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생각했다.
한번은 돌산대교를 바라보면서 해변을 따라 조성된 해양공원에서부터 낭만포차거리까지 걸어 보고, 또 한번은 해질녘에 여수신항에서부터 여수시내 전경까지 돌아보는 요트투어를, 또 며칠 전에는 여수의 맛집에서 저녁을 즐기고 야간시간에 예울마루와 장도를 천천히 걷는 기회가 있었다.
필자는 2012여수세계엑스포를 여러 번 다녀왔고, 작년에는 어촌뉴딜300사업으로 한 달에 한 번 이상 여수를 다녔기에 여수를 꽤나 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갈 때마다 여수의 새로움이 보였고 여수가 새삼 매력적인 도시라는 것을 느꼈다.
이십여 년 전 동료와 여수대교를 보고 조명이 촌스럽다는 등, 누가 조명계획을 했냐는 등 이야기 했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요즘엔 '아!'하는 감탄이 절로 난다. 물론 어떤 사람에게는 만족스럽진 않은 것이 있고 여전히 개선해야 할 점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좋다. 우리나라의 지방 도시들이 이처럼 관광경쟁력이 높아져서 내가 서울 촌사람이 된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좋다.
야간관광은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은 모두 잘 알고 있다. 필자가 오래전에 도시관광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야간관광 활성화를 주장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각이 야간의 활동을 단지 저녁에 유흥을 즐기는 개념으로 이해를 하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이제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야간관광100선을 발표하여 지역의 침체된 관광산업 회복을 위해 추진하고 있으며, 문화재청에서는 문화재 야행이라 하여 2016년부터 지역에 산재한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특색있는 야간형 프로그램을 발굴하여 운영하고 있다. 2015년부터 운영한 서울시의 '밤도깨비 야시장'은 2018년 서울시 정책브랜드 평가에서 1위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청년 일자리 창출모델 구축 사례로 꼽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박물관, 미술관의 야간개장 등으로 야간관광 명소로 새롭게 떠오른 곳이 대한민국 곳곳에 생겨서 젊은이들은 물론 가족 관광객들에게 인기있는 장소가 되었다.

야간관광은 주간 중심의 경제에서 야간으로 확대하기 때문에 경제활성화와 연관효과를 가져온다. 런던 광역시(그레이터 런던)는 2017년 런던의 야간경제는 영국 전체의 40% 차지하여, 약 263억 파운드(한화 약 39조)의 직접적인 경제효과를 가져왔다고 발표하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일자리의 경우 2009년부터 2017년까지 교육 분야는 거의 증가하지 않았지만, 숙박·음식 서비스, 행정 및 지원 서비스 분야에서 8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모든 분야에서 야간 근로자의 수는 36% 증가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의하면, 2016년 미국 뉴욕의 경우에 야간생활 분야에서 연간 29만 9천 개의 일자리 창출과 131억 달러의 임금이 지불되어 351억 달러 규모의 경제 산출액이 생산됨과 동시에 약 7억 달러의 세수가 증가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야간관광은 야간경제를 통한 각 도시의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의 증가를 가져와 재정수익 증가와 연결되어 경제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게 된다.
우리나라도 좀 더 적극적으로 야간관광을 통한 야간경제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야간관광은 야간시간대에 도시가 활력화되어 유동인구가 증가하여 범죄를 예방함으로써 시민들의 안전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하나의 예로 영국 런던 브릭스톤은 야간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무질서와 범죄 온상이었던 지역이 팝업 레스토랑 및 클럽을 허가해 사람들이 모이게 함으로 시민들의 안전문제를 해결하였다고 한다.
야간시간대의 지하경제 및 불건전 관광 소비를 양성화함으로써 오히려 건전 관광소비로의 전환에 기여하였다. 이러한 야간관광 활성화는 외래관광객의 유치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국내관광 진흥, 국민 여가시간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성의 장성황룡강노란꽃잔치는 2016년 30만 명 방문하던 수준을 야간개장을 통해 근교, 광주 퇴근객을 유입하여 2017년 100만 명 방문을 유도하였다고 한다.
야간관광은 비단 도시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일본 다케오의 작은 온천마을에 밤에 펼쳐지는 램프와 조명의 아트전으로 인하여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미후네야마 라쿠엔은 가을단풍을 비롯하여 벛꽃과 철쪽 등 사시사철의 경치를 즐길 수 있는 정원인데, 야간에는 경관조명과 디지털 아트 등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야간시간대에 구경하려면 다케오에서 숙박하여야 하며, 또 식사도 하기 때문에 기존의 시설과 자원을 야간에도 활성화하여 이용하게 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릴 수 있다.
물론 야간관광 및 야간경제가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질서, 쓰레기 문제, 주류판매 증가, 임대로 상승 등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그러나 다양한 매력자원을 조성하여 국내관광의 GDP 기여를 높이고 외래관광객의 유치를 촉진해야 하는 우리에게 야간관광은 지역관광 활성화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한 조명과 바가지 상행위, 무계획적인 야간관광 운영 등으로 지역관광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역 만의 독특한 야간관광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하여 지역주민과 행정, 전문가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향자 CST 선임연구위원(서울시립대학교 초빙교수)
문화체육 전문 행정사 법인 CST는
문화예술, 콘텐츠, 저작권, 체육, 관광, 종교, 문화재 관련 정부기관, 산하단체의 지원이나 협력이 필요 한 전반 사항에 대해서 문서와 절차 등에 관한 행정관련 기술적인 지원을 포괄적으로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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