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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29마리 놓고 이혼 재산분할, 마지막 한마리는?中판사의 솔로몬 해법 "같이 먹어라"

닭 29마리 놓고 이혼 재산분할, 마지막 한마리는?中판사의 솔로몬 해법 "같이 먹어라"

발행 :

정윤이 K-PRIZM대표·칼럼니스트

사진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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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재산분할, 그런데 대상이 닭이었다 그것도 홀수였다


중국에서 이혼하는 부부가 재산분할을 놓고 법정 다툼을 벌였다. 하지만 쟁점은 집도, 자동차도, 예금도 아닌 바로 닭 29마리였다.


지난 8월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말레이 포스트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의 한 농촌 마을에 사는 투씨와 양씨 부부가 이혼 과정에서 닭을 놓고 치열한 '치킨게임'을 벌여 현지 소셜미디어의 화제로 떠올랐다.


이들 부부는 축산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총 53마리의 조류를 키우다 이혼하게 됐다. 양씨는 평소 농장 일과 함께 가끔 일용직 일도 병행했다. 자가건축한 집 외에는 큰 재산이 없었고, 서로 다른 마을 출신이라 집 소유권 문제는 쉽게 정리됐다.닭 29마리, 거위 22마리, 오리 2마리였다. 거위와 오리는 짝수라 반반 나누기 쉬웠지만, 문제는 홀수인 닭이었다.


투씨는 "내가 직접 키운 닭들이라 애착이 있으니 1마리 더 가져가겠다"고 주장했다. 양씨는 "나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며 맞섰다. 양가 부모에게 조언을 구했지만 해결되지 않았고, 자녀들은 개입을 거부했다.


고민에 빠진 천치안 판사는 기발한 중재안을 제시했다.


"남은 닭 한 마리를 함께 요리해서 드시거나, 한사람이 가져간다면 가져가는 분이 상대방에게 보상하세요."


부부는 결국 첫 번째 방안을 택했다. 닭 한 마리로 '이별 식사'를 함께 한 뒤 이혼을 성사시켰다. 양씨는 식사 후 전기자전거로 투씨를 집까지 태워다 주기까지 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경제적으로는 완전히 독립하되, 친구로서 서로를 도우며 지내기로 합의했다고 전해졌다.


유교 철학이 담긴 '예(禮)'의 판결


천 판사는 이 판결이 단순한 실용적 해결책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함께 닭을 먹는 것은 법적 규정을 준수할 뿐만 아니라 농촌 관습을 존중하는 것"이라며 "이는 이별 상황에서도 존중과 균형을 추구하는 유교의 '예(禮)' 사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판사는 또 "가금류 분할은 사육비용과 성장주기 등을 고려해야 해 단순히 개체 수를 세는 것보다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 "닭이 진짜 피해자"


이 훈훈한(?) 이혼 소식은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


한 네티즌은 "판사가 공정한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진짜 피해자는 닭이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닭곰탕을 나눠 먹다가 화해해서 이혼 안 하기로 했을지도 모르겠다"며 재치 있게 반응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그치지 않는다. 중국의 이혼률이 급증하는 사회적 배경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2023년 중국에서 이혼을 신청한 부부는 360만 쌍으로,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갈등보다는 화합을 추구하는 전통적 지혜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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