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조선이 사람 하나 잘못 써서 괴로운 상황이 됐다.
속된 말로 '똥 밟은 격'이다. 자칫 내란 세력과 엮였다는 터무니 없는 의심을 받을 수도 있어서다.
내란 특검은 H조선 임원이었던 A(현재 퇴직)가 12.3 내란의 주요 비선 노상원과 수차례 대포폰으로 통화하고 모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H조선은 지난 2023년 조선업은 물론 해군과도 인연이 없는 육사 출신 중장 A씨를 영입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육군 출신 장성을 부사장으로 모셨다.
당시 업계에서 '묻지 마 캐스팅이냐?' 라고 할 정도로 이상한 일이었다. 해군측도 자존심이 상했다. 전통적으로 조선업은 해군출신을 중시 여겼다.
우리나라 조선업 빅3인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HD현중은 군함 건조사업에 참여한다. 군함 건조 사업은 조 단위의 예산이 들어가는 큰 사업이다. 조선사들은 영업에 도움 되는 해군 출신을 중용 했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A씨가 윤석열 정부의 군부 실세들과 연결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웠다. 실제 A는 김용현 전국방장관은 물론 노상원과도 끈끈하게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는 과거 B육군참모총장의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이때 김용현은 A의 지휘를 받는 비서실 지휘관리 과장이었다. A가 비서실을 떠난 뒤에는 김용현이 후임 비서실장을 차지했다.
이후 B는 육군참모총장 예편 직후 대통령경호실장(현 경호처장)으로 임명됐다. 이때 경호실 군사관리관이 노상원이었다. B를 중심으로 노상원과 김용현, A의 인연이 중첩됐다.
특히 A는 이후 육군교육사령관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때 노상원이 정보학교장으로 있으면서 A를 직속상관으로 모셨다.
업계 관계자 C는 "A는 일 잘하는 사람으로 육군에서 유명했다. 김용현과는 합이 잘 맞았다. 민간에서 2015년 전역한 예비역을 영입한 것은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방위사업청의 방추위(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KDDX사업자 결정을 놓고 수의 계약 분위기가 강했던 것을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 D도 "KDDX 사업을 앞두고 있는 H조선이 A를 모신 것은 당연했다고 본다. 국방부장관은 방추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며 "윤정부 인수위에서 국방부장관은 김용현이 0순위였다. 청와대 용산 이전 문제 때문에 경호실장을 먼저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군관계자 E는 "A가 노상원과 전화 통화를 했다면 의심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김용현과 노상원은 현역시절 A에게 결재를 받았던 사람들이다. A는 현역시절 육군을 대표하는 두뇌였다"고 밝혔다.
한편 특검은 A씨가 대포폰을 사용해 노상원과 계엄 준비시기에 긴밀하게 연락 주고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다만 근거가 통화 기록뿐이라, A씨가 계엄을 방조했다는 구체적 혐의점은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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