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에서 푸조는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독일계와 미국계가 장악한 수입차 시장에서 프랑스라는 국가적 아이덴티티를 잘 살린 브랜드이기도 하지만 매커니즘 측면에서 푸조는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는 브랜드다. 최근 출시한 푸조 5008 역시 개성과 실리 두가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수입차 업계의 보석과도 같은 모델이다.
국내에서 시판 중인 푸조 5008의 정식 명칭은 푸조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다. 기존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개선형 모델로 변속기에 전기모터를 삽입해 초기 시동성과 기동성을 일임하며 효율을 더 끌어낸 것이 포인트다. 원래 국내 법규상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구동축전지의 공칭전압이 직류 60v를 초과해야 하지만 푸조 5008은 48v로 이른바 '풀 하이브리드'에는 속하지 않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구조적으로도 풀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구동축에 전기모터의 구동력을 직접 물리고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엔진 구동축에 직접 벨트를 전기모터로 돌리는데 반해 푸조 5008은 변속기에 전기모터를 장착했으니 매커니즘 차원에서도 상당한 개성을 가졌다. 그래서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이를 두고 '스마트 하이브리드'라는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마케팅 용어를 차명으로 설정했다.

디자인은 이 차의 최고의 구매 포인트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로부터 올해의 디자인상을 수상한 푸조 3008의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전면부는 그릴과 램프 배치를 무심한 듯 배치했으면서도 디테일은 화려하다. 측면 역시 e세그먼트SUV급 덩치를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타이트하게 전후 오버행을 마무리하며 안정감있는 매무새를 갖췄다. 무엇보다 백미는 인테리어. 플로팅 타입 계기판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더블 콕핏 타입의 시트 배치는 선과 면의 조합을 감각적으로 배치해 프렌치 스타일 세련미를 그대로 드러낸다.
특히 이번 푸조 5008은 3열까지 배치한 전략 차종으로 그 쓰임새가 라인업의 어떤 모델보다 뛰어나다. 눈 여겨 볼 점은 3열과 트렁크 공간의 배치를 매우 섬세하게 구성했다는 점이다. 3열에는 컵 홀더와 발 공간 배치를 인체공학적으로 둔 데다 트렁크 공간은 3열 하단까지 깊게 파서 적재공간을 추가로 마련했다. 이렇게 적재적소에 공간배치를 기발하게 하는 브랜드는 찾아보기 어렵다.

시원한 주행성능도 이 차의 백미다. 우선 푸조는 월드랠리챔피언십에서 잔뼈가 굵은 브랜드다. 더불어 자동차 제작의 역사에서 '경량화' 제조 실력하면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 답게 허투루 무게를 배치한 흔적을 찾기 어렵다. 다시 말해 푸조 5008은 자칫 실망스러울 뻔했을 3기통 1.2L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호쾌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그러면서도 e-DCS6 변속기는 듀얼클러치의 잠재력을 한껏 뽐내며 바퀴에 출력을 빠짐없이 전달한다. 무엇보다 푸조 5008의 백미는 도심에서 느낄 수 있다. 10km/h내외의 저속주행구간과 주차 시에는 대부분 전기모드로 전환해 '짠물' 주행모드에 날개를 단 듯하다.
스티어링 휠의 민감도 역시 탁월했다. 손에 착 감기는 푸조의 스티어링 휠은 이미 시장의 검증을 마친 물건 중의 물건. 돌리는 감각과 차체를 휘두르는 재미는 프랑스식 핸들링의 정점을 느낄 수 있다. WRC에서 다져진 이 차의 핸들링 감각에 누구도 문제를 제기할 만한 사람은 없을 것. 아울러 공간 구성과 감각적 인테리어는 푸조 5008의 주행실력에 화려한 장식을 더한 것처럼 느껴졌다.

푸조 5008은 디자인과 기계적 매커니즘의 탁월함 여기에 실용적인 쓰임새와 효율까지 갖춰 패밀리 SUV로 손색이 없다. 가격마저 7인승 수입 SUV로선 보기드문 4,890만원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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